비자, 정산 데이터로 온체인 대출 연결…스테이블코인 카드 200억달러 정산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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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결제 데이터로 스테이블코인 카드 온체인 대출 연결
크레딧코업 3조원대 정산 지원…연 200억달러 규모로 15배 증가

비자(Visa)가 자사 결제망 정산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반 대출 인프라와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화요일(현지시각) 발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자산 가치에 고정된 코인) 연동 카드 프로그램과 핀테크 기업이 온체인 대출(블록체인 상에서 이뤄지는 대출)로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액은 연간화 기준 200억달러(약 26조9,000억원, 1달러 1,345원 기준)를 넘어섰고 이는 1년 전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정산 데이터와 블록체인 대출을 잇는 구조
비자는 VisaNet(비자의 글로벌 결제 처리망) 정산 데이터를 블록체인 거래 기록과 함께 활용해 대출기관이 결제 사업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출기관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제 의무 이행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줄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비자의 글로벌 성장 프로덕트(Product)·파트너십 총괄 루베일 버워드커(Rubail Birwadker)는 “신뢰할 수 있는 결제 데이터와 온체인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유동성을 열어줄 수 있다”며 “기업들이 더 투명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하며 현대 상거래 속도에 맞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돈이 움직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결제를 지탱하는 금융 인프라를 다시 설계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는 “전통적인 자금조달 구조는 상당한 규모나 운영 이력, 수작업 심사 과정을 요구해야 신용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신뢰할 수 있는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대출 인프라가 투명성과 효율성을 더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크레딧코업, 3년간 3조원 넘게 정산 지원
비자는 새 모델의 초기 사례로 크레딧코업(Credit Coop)을 제시했다. 크레딧코업은 기업에 신용 한도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프로토콜로, 스마트 계약(사전에 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 실행되는 코드)을 통해 자금 지원, 담보 관리, 상환 절차를 자동화한다. 고객의 승인을 받아 비자 정산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록을 함께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대출은 결제 사업자가 받을 예정인 정산 수취금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상환도 이 유입 자금에서 처리된다. 비자에 따르면 크레딧코업은 2023년 이후 참여 시설 전체에서 누적 25억달러(약 3조3,600억원) 규모의 정산액을 지원했다. 이 기간 대출 실행은 3,000건, 상환은 9,000건 넘게 이뤄졌고 부실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참여 대출기관 명단이나 구체적 금리, 적용 확대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카드 확산과 비자의 투자 확대
비자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 프로그램은 160개를 넘어섰고 결제액은 전년 대비 거의 200% 증가했다. 비자는 지난 7월 회계 3분기 실적발표에서 “블록체인, 지갑,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등 스테이블코인 스택의 모든 계층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은행·핀테크를 겨냥해 발행, 지갑, 이전, 재무관리 기능을 결합한 스테이블코인 플랫폼도 내놓았다.
비자는 스트라이프(Stripe)를 포함해 14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오픈스탠다드(OpenStandard) 컨소시엄에도 합류했다. 이 컨소시엄은 오픈USD(OpenUSD)라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크(Arc), 베이스(Base), 캔턴(Canton), 폴리곤(Polygon), 템포(Tempo) 등 블록체인 5종을 정산 프로그램에 추가해 지원 블록체인을 총 9개로 늘렸고 당시 연간화 기준 70억달러 규모의 정산 처리 속도를 공개했다.
비자 크립토 총괄 카이 셰필드(Cuy Sheffield)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결제망 정산 데이터와 블록체인 대출 인프라를 결합해 핀테크와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 발급사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2025년 제정된 GENIUS법(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 통과 이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과제와 시장 전망
비자는 지난해 10월 스테이블코인 대출이 40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신용시장 일부를 블록체인 위로 옮겨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체 분석 대시보드를 인용해 2020년 이후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이 처리한 스테이블코인 대출 규모가 6,94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데이터를 보면 6월 조정 거래량이 사상 최대인 1조7,900억달러를 기록했고 최근 30일 거래량도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이번 온체인 대출 연계 모델은 참여 대출기관과 구체적 금리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비자는 크레딧코업 외에 어떤 대출기관이 이 구조에 참여할지, 금리 조건이 어떻게 정해질지는 이번 발표에서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