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타자페이 5,380억원에 인수…국경간 결제망 확보에도 주가 2%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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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 타자페이를 4억 달러(약 5,380억 원)에 인수…USDC 아태 확장
연 250억 달러 처리하는 싱가포르 결제사, 인수는 2027년 마무리 예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싱가포르의 국경간 결제 기업 타자페이(Tazapay)를 인수하기로 했다. 서클은 9월 8일(현지시각) 타자페이를 전액 주식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인수가는 4억 달러(약 5,380억 원, 1달러 1,345원 기준)이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에 따르면 거래는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클은 타자페이의 은행망과 현지 결제 인프라를 통해 자사 스테이블코인 USDC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수 배경과 거래 조건
타자페이는 금융기관과 결제서비스제공업체를 상대로 하는 B2B 국경간 결제 기술 기업이다. 연간 처리하는 결제액이 250억 달러를 넘고, 이 가운데 약 60%가 스테이블코인 거래다. 타자페이는 지난해 8월 연간 처리액이 100억 달러를 넘는다고 밝혔는데, 1년여 만에 처리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클은 이번 인수 대금을 클래스A 보통주로 지급한다. 타자페이의 부채와 거래비용, 현금 규모에 따라 최종 금액이 조정될 수 있다고 서클은 SEC 신고서에서 밝혔다. 거래는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승인을 포함한 통상적인 종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서클은 이미 타자페이와 인연이 있다. 지난해 타자페이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타자페이는 2025년부터 서클페이먼츠네트워크(Circle Payments Network)의 디자인 파트너로도 활동해왔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타자페이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펀딩 라운드에서 5,790만 달러(약 779억 원, 1달러 1,345원 기준)를 조달했다.

아시아·신흥국 결제망을 통째로 확보한다
타자페이는 싱가포르, 인도, 홍콩, 미국에서 자금이동업(money transmitter)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60개 이상의 은행·핀테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현지 지급(페이아웃) 레일은 100개 이상 시장을 커버한다. 서클은 이 네트워크가 아시아태평양과 신흥시장에서 USDC 표시 거래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본다.
제러미 알레어(Jeremy Allaire) 서클 공동창업자·최고경영자·회장은 “스테이블코인 정산은 세계 경제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USDC와 타자페이의 세계적 은행 관계, 현지 페이아웃 레일, 기관 고객 기반을 결합하면 전 세계 USDC 채택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판 간치(Irfan Ganchi) 서클 결제 부문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서클이 전 세계에서 결제를 즉시·24시간 체제로 시작하고 종료하는 역량을 키우는 의미 있는 걸음”이라며 “USDC를 국경간 상거래의 기본 결제 레일로 만들기 위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라훌 싱갈(Rahul Shinghal) 타자페이 공동창업자·최고경영자는 “속도가 느린 은행 레일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타자페이를 만들었다”며 “서클은 USDC 달러 인프라와 규제 지위를 갖춰 우리가 혼자 갈 수 없는 곳까지 함께 갈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은행권까지 번진다
이번 인수는 전통 은행권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드는 흐름 속에 나왔다. 지난주 북미·유럽·동아시아·중동·아프리카의 21개 금융기관이 새 회사를 세워 2027년 초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PNC파이낸셜서비스(PNC Financial Services), 웰스파고(Wells Fargo), 방코산탄데르(Banco Santander), MUFG은행(MUFG Bank) 등이 참여했다.
6월에는 오픈스탠다드(Open Standard)가 내놓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pen USD) 발행 계획에 은행·핀테크·결제사·암호화폐 기업 140개 이상이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비자(Visa)도 같은 날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을 위한 온체인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현재 비자 네트워크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이 160개 이상 운영되고 있으며, 크립토 리서치 회사 아르테미스(Artemis)에 따르면 관련 카드 거래의 연환산 규모는 1월 기준 180억 달러로, 2023년 10억 달러를 조금 넘던 수준에서 크게 늘었다.
시장 조사업체 핌니츠(PYMNTS)의 리서치에 따르면 국경간 B2B 이전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통 국경간 송금이 며칠씩 걸리고 수수료 부담이 큰 것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몇 초 안에 훨씬 낮은 비용으로 정산된다는 점,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시장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구매력을 지키는 실질적 헤지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이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였나
투자은행 키뱅크(KeyBanc)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인수가 서클의 국경간 결제 인프라와 USDC 유통망을 확장하고 매출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타자페이는 USDC와 서클페이먼츠네트워크를 현지 통화·시장에 대규모로 연결하는 라스트마일 인프라를 더해준다”며 활용 분야로 글로벌 계정, 페이아웃, 램프, 리워드, P2P를 꼽았고 여행·온라인게임·이커머스·핀테크·SaaS 플랫폼 등 업종을 언급했다.
반면 서클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주식(CRCL)은 발표 당일 프리마켓 거래에서 2% 이상 하락했다고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 데이터를 인용해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거래 종료까지는 싱가포르 통화청 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서클은 타자페이 고객들이 서비스, API, 가격, 지원 정책에서 별다른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