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60억 달러 데카트AI 인수 결렬…실사 마친 뒤 경영진이 내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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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이 이스라엘 AI 인프라 스타트업 데카트AI에 대한 약 8조 원대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수 주간 실사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인수는 최종 무산됐고, 두 회사

앤트로픽(Anthropic)이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인프라 스타트업 데카트AI(Decart AI)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블룸버그가 9월 8일(현지시각)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두 회사는 수 주간 실사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거래 규모는 약 60억 달러(약 8조 700억 원, 1달러 1,345원 기준)로 알려졌으며 성사됐다면 앤트로픽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가 될 뻔했다. 두 회사 모두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완전 인수 대신 투자나 고객 관계 같은 다른 협력 방식을 모색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실사 마치고 결렬…협상은 8월부터 진행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소 8월부터 데카트AI 인수를 조용히 검토해 왔다. 회사 재무와 기술을 살피는 정식 실사 절차를 거친 뒤 앤트로픽 경영진은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계자들은 이 결정이 실사를 마친 뒤에야 나왔다는 점에서 즉흥적 판단이 아니라 신중히 검토된 결과라고 전했다.
거래가 왜 무산됐는지는 양사 모두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인수는 접었지만 두 회사가 완전히 관계를 끝낸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앤트로픽의 투자나 데카트AI의 고객사 전환 같은 대안이 여전히 테이블에 있다고 전했다.

데카트AI는 어떤 회사…칩 효율화 기술이 핵심
데카트AI는 2023년 캘리포니아에서 딘 레이터스도르프(Dean Leitersdorf)·오리안 레이터스도르프(Orian Leitersdorf) 형제와 모셰 샬레브(Moshe Shalev)가 공동 창업했다. 세 사람 모두 이스라엘 방위군(IDF) 정보부대 출신이다. 회사는 설립 3년여 만에 누적 약 4억 5,000만 달러(약 6,053억 원)를 투자받았다.
가장 최근 조달은 올해 5월 성사된 3억 달러(약 4,035억 원) 규모 라운드로, 당시 기업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3,800억 원)로 평가됐다. 이 라운드는 래디컬 벤처스(Radical Ventures)와 공동창업자 조던 제이컵스(Jordan Jacobs)가 주도했고 엔비디아(Nvidia)·어도비 벤처스(Adobe Ventures)·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벤치마크(Benchmark)·지브 벤처스(Zeev Ventures)·알레프(Aleph) 등이 참여했다.
데카트AI는 AI 모델 학습·추론 비용을 줄이는 칩 효율화 소프트웨어와 자체 모델을 함께 개발한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편집하는 모델 루시(Lucy)와 로봇·자율주행 시스템 학습·테스트용 시뮬레이션 환경을 만드는 이른바 ‘월드 모델’ 오아시스(Oasis)가 대표 제품이다.
앤트로픽이 눈독 들인 이유…폭증하는 컴퓨팅 수요
앤트로픽이 데카트AI에 관심을 보인 배경에는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가 있다. 데카트AI의 소프트웨어는 여러 종류의 칩에서 AI 모델이 더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 학습·운영 비용을 낮춰준다. 실리콘리퍼블릭(Silicon Republic)에 따르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앤트로픽이 최근 11개월간 약 5,170억 달러(약 695조 원, 1달러 1,345원 기준) 규모의 컴퓨팅 용량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약 14.8기가와트(GW) 규모에 해당한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반도체 공급 부족을 피하기 위해 자체 칩을 설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칩 효율화 기술을 직접 확보하면 외부 벤더나 라이선스 계약에 의존하지 않고 클로드(Claude) 서비스 확장에 따른 인프라 비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이 대규모로 적용되면 운영비를 직접 낮출 수 있어, 인수가는 60억 달러까지 올라갔다.
같은 시기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와의 갈등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미 연방 판사는 국방부가 앤트로픽 제품에 내린 ‘공급망 위험’ 지정을 막아섰다. 이는 앤트로픽이 AI 모델의 안전장치를 낮추라는 정부 요구를 거부한 뒤 지난 3월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따른 결정이다.
IPO 앞두고 신중 모드…데카트AI는 독자 노선
인수 무산은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앤트로픽은 2026년 10월 중순 이르면 IPO 마케팅을 시작해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상장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상장에서 최대 750억 달러(약 101조 원) 이상을 조달해 기업가치 2조 달러(약 2,690조 원)를 인정받는 역대 최대 규모 데뷔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인수 대신 자체 컴퓨팅 인프라 확장과 신제품 개발에 자원을 쏟고 있다. 데카트AI 입장에서는 세계적 AI 기업으로부터 60억 달러 인수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술력과 엔비디아 투자를 다시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 다만 인수가 좌절된 만큼 독자 성장이나 다른 파트너십, 다른 인수자와의 협상 등 자체 노선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