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찍어오라고 했다”…이 대통령, 프랑스서 ‘한국 톱 여배우’와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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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상산업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참석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현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과 만났다. 이 대통령은 한국 영화산업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 자리한 양극화를 우려하며 독립·저예산 영화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지한 정책 대화가 끝난 뒤에는 예상치 못한 장면도 나왔다. 이 대통령이 “아내가 찍어오라고 했다”며 배우 전도연과 직접 휴대전화 셀카를 촬영한 것이다.
전도연과 셀카…“아내가 찍어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니스 인근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참석을 계기로 한국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넥스트 씬, K콘텐츠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영화 ‘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과 ‘도라’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 김도연을 비롯해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를 총괄하는 김민영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친 뒤 전도연과 나란히 서서 휴대전화를 들었다. 그는 “아내가 찍어오라고 했다”고 말하며 웃는 얼굴로 전도연과 셀카를 촬영했다. 설경구와도 기념사진을 남겼다.

전도연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이 대통령 곁에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이 대통령 역시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촬영에 응했다. 한국 대통령과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프랑스 현지에서 함께한 셀카 장면에 관심이 쏠렸다.
“겉은 화려하지만 이면은 썩어가는 모양새”
화기애애한 기념 촬영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의 분위기는 진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영화산업이 이룬 성과를 평가하면서도 그 이면에 자리한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이 대통령은 “100년도 안 되는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도 눈에 띌 만큼 영화계가 성장했다”며 “문화예술의 근본이자 뿌리인 자유로운 정치 환경과 민주주의가 이렇게 발전한 나라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대한민국 영화산업에 대해 약간의 걱정이 있다”며 “과실은 아주 크게 잘 열린 것 같은데, 문제는 밑에 있는 작은 나무나 풀들이 다 죽고 큰 고목만 몇 개 남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고목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작은 나무들이 끊임없이 자라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대작과 유명 창작자를 중심으로 산업이 유지되는 동안 신진 영화인과 작은 작품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무와 생태계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더욱 직접적인 표현도 내놨다. 그는 “사다리가 끊겼다”며 “돈이 되는 대작들의 제작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맡기고,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영화들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메워줘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겉은 화려하지만 이면은 썩어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을 향해서도 “우리 감독님 같은 분들이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후배들도 기회를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직 주목받지 못한 창작자에게도 작품을 만들고 성장할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창동 “국내서 투자 못 받아”…이 대통령 “바로 검토”

영화계 인사들은 현장에서 체감한 위기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창동 감독은 “구조적인 위기가 시작됐다. 제가 만든 영화만 해도 국내에서는 투자받지 못했다”며 영화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프랑스와 영화산업에 있어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위상을 가졌지만, 그 건강함에 있어서는 프랑스에 못 미친다”고 진단했다. 영화에 투자하는 개인과 민간 자본에 세제 혜택을 확대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감독의 발언을 메모하며 듣던 이 대통령은 “돌아가서 바로 정책 검토를 시작해보라고 하겠다”며 “결과는 나중에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간담회 이후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함께 뤼미에르 서밋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영화·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참석자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참석자들이 협력해 다양성의 가치를 꽃피우고 미래를 밝히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이어진 인연

이 대통령과 이창동 감독의 인연은 이번 프랑스 현지 간담회 전부터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밀밸리영화제 ‘어터상’을 받게 된 이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 감독의 제49회 밀밸리영화제 어터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저 역시 ‘박하사탕’을 보며 이 감독의 작품 세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을 언급하며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감독님의 깊은 시선은 많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오랜 시간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결실이 이번 어터상으로 이어져 더욱 반갑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사실도 거론하며 좋은 소식을 기원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과 미옥 부부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상우 부부를 만나 서로 다른 삶과 감춰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설경구와 전도연이 호석·미옥 부부를, 조여정과 조인성이 예지·상우 부부를 연기했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 감독은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사랑’은 영화에 대한 우리의 고민, 우리가 사는 이 세상, 근본적으로 변화해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닝’ 이후 8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의 삶 자체가 급격하게 변화해가는 것을 느꼈다”며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극장에 오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고 인간관계 자체가 본질적으로 변화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는가를 본질적으로 고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