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기하고 중국 귀화했는데… ‘노골드 참패’에 또 벼랑 끝 몰린 린샤오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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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드 참패’ 중국 쇼트트랙의 파격 승부수… 우다징 앞 놓인 ‘린샤오쥔 딜레마’
쇼트트랙 남자 500m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중국 빙상의 전설적인 스타 우다징이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전격 선임됐다. 그 화려한 등장과 함께 신임 감독이 맞닥뜨린 첫 번째 대형 과제는 지도 체계 확립이나 전술 수립이 아닌 바로 '귀화 에이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의 거취 및 은퇴 여부를 둘러싼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 매체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린샤오쥔의 대표팀 내 입지와 향후 행보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선 린샤오쥔과 이제 막 사령탑에 오른 우다징 감독의 관계 및 궁합에 전 세계 빙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번 수술받은 린샤오쥔, 남길 것인가 은퇴시킬 것인가"… 현지 매체 조명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는 최근 "우다징 감독의 첫 난관: 9번 수술받은 린샤오쥔을 은퇴시킬 것인가, 계속 남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장문의 분석글이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매체 분석에 따르면 중국 쇼트트랙은 최근 치러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건지지 못하는 '노골드' 참패의 수모를 겪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중국 빙상계가 깊은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전면적인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대수술의 중심에서 베테랑 귀화 선수인 린샤오쥔의 거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신임 우다징 감독이 풀어야 할 최우선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앞서 중국 국가체육총국 동계스포츠관리센터는 지난달 12일(한국시간)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우다징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는 현지 스포츠계에서도 매우 파격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다징이 불과 올해 초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초보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총사령탑을 맡긴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 대표팀 수준의 명가를 지도할 수 있는 베테랑 감독들이 즐비하고 인접한 한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도 유능한 지도자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뜻밖의 결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체육 당국이 우다징을 선택한 배경에는 그의 두터운 상징성과 올림픽 무대에서의 독보적인 업적이 자리 잡고 있다. 우다징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등 쇼트트랙 최단거리인 500m 종목에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혼성 계주 2000m 금메달을 이끌며 올림픽 3회 연속 입상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중국 쇼트트랙의 대표적 '레전드'다.
중국 당국은 은퇴 후 불과 7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그를 대표팀 사령탑으로 즉시 발탁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으며 우다징 감독에게는 향후 4년간 중국 쇼트트랙을 다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중차대한 임무가 부여됐다.
1996년생 베테랑 린샤오쥔의 재도전 의지와 현실적 장벽
새롭게 사령탑에 앉은 우다징 감독의 나이는 1994년생이다. 그가 지도해야 할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린샤오쥔은 1996년생으로 둘의 나이 차이는 불과 두 살에 지나지 않는다. 현역 시절 같은 무대에서 경쟁했던 동료이자 라이벌이 이제는 감독과 선수라는 새로운 관계 형성 앞에 서게 됐다.

문제는 린샤오쥔의 선수 생명 연장 의지와 그를 둘러싼 냉정한 현실 간의 격차다. 린샤오쥔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경기 직후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까지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공공연히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빙상계와 현지 언론의 시선은 그리 좋지 않다. 린샤오쥔이 2030 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그의 나이는 만 34세가 된다. 찰나의 순간에 폭발적인 순발력과 체력을 요하는 쇼트트랙 종목 특성상 30대 중반의 나이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수차례의 수술대를 오르내린 화려한 부상 이력과 전성기 기량에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우다징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대표팀 내 린샤오쥔의 포지션과 역할 비중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를 두고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지 매체 역시 린샤오쥔의 연령적 한계와 누적된 부상 및 수술 경력 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해 언급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던 우다징의 사령탑 첫 과제가 훈련 커리큘럼 구성이나 전술 체계 개편이 아닌, 다름 아닌 린샤오쥔의 거취 문제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매체는 "린샤오쥔의 2026 올림픽 성적표는 과거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금메달을 따내고, 이후 중국으로 귀화하며 빙상계에 안겼던 커다란 기대감에 비추어 볼 때 너무나도 가혹한 결과"라고 냉정하게 짚었다.
반복된 부상과 잔혹한 일정… 근본적 귀화 정책 실패 비판도
린샤오쥔의 기량 저하 및 부상 잔혹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도 재조명됐다. 매체는 "린샤오쥔은 2024년 11월 어깨 탈구 부상으로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였으나 지난해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수술 일정을 미루는 투혼을 발휘했다"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으나, 당시 중국 대표팀 코칭스태프조차 '반복되는 어깨 수술과 재활 여파로 인해 린샤오쥔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매체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개인의 부상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중국 체육계 전반에 걸친 단기 성과주의적 귀화 정책의 허점으로 확대해 비판했다.
매체는 "최초 린샤오쥔을 귀화시켰을 당시 중국 빙상계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뛰어난 스케이팅 기술, 단체전 등에서 '혼자서 팀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독보적인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를 데려온 이후 기량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전성기가 지나고 부상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 플랜과 시스템적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