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공룡 골격화석, 천연기념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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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초 조각류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학술·보존 가치 인정

한반도에서 처음 확인된 조각류 공룡 골격화석이자, 발굴 장소와 조사 과정이 명확하게 기록된 국내 유일의 공룡 골격 표본이라는 점에서 국가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보성군은 지난 4일 ‘보성 조각류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골격화석’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보성은 기존의 보성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와 함께 공룡 화석 연구와 보존 분야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됐다.
조각류는 ‘새와 유사한 발을 가진 공룡’이라는 뜻의 초식공룡 분류군이다. 대표적으로 오리주둥이공룡 등이 포함되며, 주로 식물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는 후기 백악기 당시 한반도에 서식했던 공룡으로, 국내 공룡의 생태와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 조사에서 발굴
해당 골격화석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천연기념물 ‘보성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 학술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비봉리는 공룡알 화석이 다수 발견된 지역으로, 오랜 기간 국내 고생물학계의 주요 조사 대상지로 활용돼 왔다.
특히 2003년 조사 과정에서 공룡의 왼쪽 어깨뼈와 등뼈, 갈비뼈 등 여러 골격이 발견됐다. 화석은 단편적인 흔적이 아니라 공룡의 신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골격 자료라는 점에서 조사 당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공룡의 뼈 화석은 발견 위치와 주변 지층, 함께 출토된 화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정확한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발굴 당시의 상황과 조사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점은 해당 화석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재 화석 표본은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에서 보관·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골격의 형태와 지질학적 환경,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과의 비교 등을 통해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생김새와 생활 방식, 당시 생태환경을 분석해 왔다.
보성군은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에 따라 화석 표본에 대한 보존·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와 교육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 후기 백악기 공룡 연구의 핵심 자료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는 후기 백악기 한반도에 살았던 초식공룡이다. 후기 백악기는 공룡이 지구 곳곳에서 번성했던 시기로, 당시 한반도에도 다양한 공룡이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확인되는 공룡 화석은 발자국이나 알 화석에 비해 온전한 골격 자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각류 공룡의 골격이 확인된 것은 한반도 공룡 연구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골격화석은 공룡의 체형과 움직임, 먹이활동, 성장 과정 등을 추정하는 데 활용된다. 뼈의 형태와 크기를 분석하면 해당 공룡이 두 발로 이동했는지, 네 발을 함께 사용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먹이를 섭취했는지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또 골격이 발견된 지층과 주변 암석을 조사하면 공룡이 살았던 당시의 기후와 식생, 물과 가까운 환경이었는지 여부 등 고환경에 대한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화석은 특정 공룡 한 종의 자료를 넘어 백악기 한반도의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 아시아 희귀 오로드로메우스아과 공룡
이번 표본은 아시아에서 매우 드물게 확인되는 백악기 후기 오로드로메우스아과에 속하는 초식공룡으로 알려졌다. 오로드로메우스아과는 조각류에 포함되는 분류군으로, 비교적 작은 몸집과 빠른 움직임을 지닌 초식공룡으로 연구되고 있다.
해당 분류군의 화석은 주로 북아메리카 등지에서 발견돼 왔으며, 아시아에서 확인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보성에서 발견된 골격화석은 오로드로메우스아과 공룡이 백악기 후기에 아시아 지역에도 분포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당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에서 공룡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대륙별 환경 변화에 따라 공룡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살피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공룡의 이동과 진화는 단순히 화석의 발견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화석의 연대와 형태, 지층의 특성,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유사 종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보성 표본은 이런 국제적인 비교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국내외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은 앞으로 관련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보성군과 연구기관은 표본의 안정적인 보존을 기반으로 학술조사와 분석을 이어가고, 연구 성과를 학생과 일반 시민에게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방침이다.
◆ 화석 보존 넘어 교육·관광 자원화
보성군은 이번 국가유산 지정을 지역의 교육·관광 자원으로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비봉공룡공원 등 기존 공룡 관련 시설과 화석산지를 연계해 방문객들이 보성의 지질·고생물 자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공룡 화석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학과 지질학을 흥미롭게 소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교육 소재다. 실제 화석이 발견된 지역을 활용하면 교과서 속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발굴과 보존 과정까지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보성군은 화석의 학술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시와 해설,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전문기관과 협력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화석산지 주변의 자연환경과 지역 관광자원을 함께 연계해 체류형 관광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군 관계자는 “보성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에 이어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골격화석까지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으면서 보성군이 세계적인 백악기 고생물 연구의 중심지라는 점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화석 보존과 관리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고, 비봉공룡공원 등 관련 시설과 연계한 교육·관광 자원화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지역의 국가유산이 학술 연구뿐 아니라 군민과 방문객에게 새로운 배움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성군은 여수시, 화순군, 해남군, 전라남도와 함께 전남 일대 공룡 화석산지의 세계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5일에는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업무협약식’을 열고, 전남 지역 공룡 화석산지의 보존과 연구, 국제적 홍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차원에서 학술성과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공룡 화석이 추가되면서 전남 남해안 일대 화석산지의 연속성과 대표성을 설명하는 데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성군은 앞으로도 공룡 화석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을 이어가는 한편, 지역의 고생물 자원을 국내외에 알리는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반도 최초 조각류 공룡 골격화석의 천연기념물 지정이 보성의 지질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과학 교육과 지역관광을 함께 활성화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