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론 램, 3300억원 비트코인 훔친 혐의로 유죄 인정…리코법 최초 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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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론 램, 비트코인 4100개 턴 사건 유죄 인정 임박
구글·제미나이 사칭 사기 조직, 리코법 첫 적용 대상으로

싱가포르 국적의 22세 말론 램(Malone Lam)이 2026년 9월 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유죄 인정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그는 2024년 8월 워싱턴 소재 투자자로부터 비트코인 4,100개 이상을 훔친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 사기 조직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피해 규모는 매체별로 2억3000만~2억4500만 달러(약 3,100억~3,300억원, 1달러 1,347원 기준)로 다소 엇갈리게 보도됐다. 이 청문회에서 유죄를 인정하면 램은 함께 기소된 18명 중 11번째로 죄를 인정하는 피고인이 된다.
구글과 제미나이 직원 사칭한 정교한 사기극
검찰에 따르면 램과 공범들은 법원 문서에서 “피해자 7”로만 표기된 워싱턴 거주 투자자에게 접근했다. 한 명은 구글 직원을 자처하며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경고했고, 다른 한 명은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나이(Gemini) 직원을 사칭해 지갑에 악성코드가 감지됐다고 속였다. 피해자는 결국 구글 드라이브 접근 권한과 보안 코드를 넘겼고, 조직은 그의 비트코인 4,100개 이상을 통제권 밖으로 빼돌렸다.
이 공격은 2024년 8월 18일(현지시각)에 벌어졌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com)에 따르면 조직의 활동 자체는 2023년 10월 무렵부터 시작됐고, 2025년 3월까지 이어진 여러 건을 합치면 피해 규모가 2억6300만 달러(약 3,543억원)를 넘는다.
검찰은 이 사건에 조직범죄 처벌에 주로 쓰이는 리코(RICO, 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s Act)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크립토브리핑은 이를 “비트코인 관련 사건에 리코법이 적용된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 기소장은 조직을 “소셜 엔지니어링 엔터프라이즈”로 규정했으며 데이터베이스 해커, 전화 사기범, 자금 세탁책까지 역할을 나눠 18명을 함께 기소했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사이였다.

나이트클럽에 하룻밤 7억원, 슈퍼카 30여 대
디크립트(decrypt.co)에 따르면 훔친 비트코인은 신원 확인 없이 거래되는 플랫폼을 거쳐 모네로(Monero)로 바뀌었고, 이후 여러 단계로 잘게 나누는 이른바 “필 체인(peel chain)” 방식으로 세탁됐다. 현금 일부는 봉제 인형 속에 숨겨 미국 전역으로 배송되기도 했다.
램은 2024년 9월 마이애미의 한 대저택에서 FBI에 체포됐다. 크립토뉴스(crypto.news)에 따르면 그는 한 달 만에 로스앤젤레스 나이트클럽에서 400만 달러(약 54억원)를 썼고, 하룻밤에만 56만9000달러(약 7억6,600만원)를 쓴 적도 있다. 훔친 자산으로 200만 달러(약 27억원)짜리 시계와 커스텀 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를 포함해 차량 30여 대를 사들였다. 디크립트(decrypt.co)에 따르면 이 차량들은 “크립토 어드미니스트레이션(Crypto Administration LLC)”이라는 유령회사 명의로 등록됐다.
공범 비어 체탈(Veer Chetal)은 부모에게 람보르기니를 사줬고 현금 50만 달러(약 6억7,000만원)를 세탁기 속 더플백에 숨겨뒀다. 뉴저지 자택에서는 FBI가 압수수색을 벌여 3,700만 달러(약 498억원)어치 가상자산을 찾아냈다. 또 다른 공범 진디엘 세라노(Jeandiel Serrano)는 캘리포니아 엔시노에서 월세 4만7,500달러(약 6,400만원)짜리 집을 빌려 지냈는데, 훔친 자산 약 3,000만 달러(약 404억원)를 보관한 거래소 계정을 만들면서 자신의 IP 주소를 숨기지 못해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훔친 돈 노리고 벌어진 흉기 강도극
돈을 번 사실이 알려지자 조직원들은 오히려 다른 범죄자들의 표적이 됐다. 도난 사건 일주일 뒤 체탈의 부모는 코네티컷주 댄버리에서 람보르기니를 몰던 중 괴한들의 차량에 부딪혔다. 밴을 타고 나타난 남성들은 야구방망이로 아버지를 폭행하고 부부를 밴에 태워 손을 묶었다. 검찰은 이들이 체탈에게서 몫을 뜯어내려 부모를 인질로 삼으려 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마침 비번이던 FBI 요원이 현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몸값 요구가 실행되기 전에 납치범들이 붙잡히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18명 중 10명 유죄 인정…남은 재판 절차
현재까지 기소된 18명 중 10명이 이미 유죄를 인정했고 3명은 선고까지 마쳤다. 콜린 콜라-코텔리(Colleen Kollar-Kotelly) 판사는 한 변호인이 이들을 “장난기 많은 어린 아이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그는 “어리다는 이유가 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일부 조직원은 램이 마이애미 구치소에 있는 동안 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기로 얻은 돈으로 변호비를 댔다. 이들 중 일부는 2025년 초에도 두바이에서 “토너먼트를 한다”는 은어를 쓰며 새로운 사회공학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램의 첫 법정 출석 당시 유죄가 확정되면 연방 양형 기준상 최소 14년형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별개로 올해 1월에는 하드웨어 지갑을 노린 또 다른 사회공학 사기로 비트코인·라이트코인 2억8200만 달러(약 3,799억원) 상당이 도난당한 사례도 있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물리적 위협을 동반한 가상자산 강탈 사건이 46건 발생했고 이 중 12건에서 실제 금전 지급이 이뤄졌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