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가상자산 과세 기여율 12.31%로 세계 1위, 재정적자 38%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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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가상자산 과세 잠재력 12.31%로 세계 1위, 44억 달러 규모
체이널리시스 보고서, 재정적자 38% 해당액이 P2P·탈중앙 거래 등 사각지대에 남아

나이지리아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나이지리아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가 가상자산 과세를 통한 재정 기여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로 꼽혔다. 체이널리시스의 ‘크립토 택스 리포트 2026(Crypto Tax Report 2026)’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과세 대상 가상자산 활동이 국가 재정에서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이 12.31%로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는 2025년 한 해 동안 약 44억 달러(약 5조 9,000억원, 1달러 1,347원 기준) 규모의 과세 대상 가상자산 거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1위 12.31%, 재정적자의 38% 맞먹는 규모

나이지리아의 44억 달러 규모 가상자산 거래는 2025년 추정 재정적자 113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의 38%를 웃도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나이지리아를 재정적자 축소에 가상자산이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 상위 15개국 중 12위로 분류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나이지리아의 높은 순위가 가상자산 채택 규모뿐 아니라 국제 세무 정보 교환 체계로 포착하기 어려운 거래 통로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4,570억 달러, 지역별 편차 뚜렷 / AI 생성 이미지
글로벌 시장 4,570억 달러, 지역별 편차 뚜렷 / AI 생성 이미지

글로벌 시장 4,570억 달러, 지역별 편차 뚜렷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전 세계 온체인 과세 대상 가상자산 활동 규모를 4,570억 달러(약 615조 6,000억원)로 집계했다. 이 중 중앙화·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한 실현 거래이익이 1,271억 달러, 채굴·스테이킹·대출·도박 등에서 발생한 소득이 817억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2,487억 달러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1,346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유럽연합이 1,251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와 중동을 합친 지역 전체 규모는 292억 달러에 그쳤다. 케냐는 순위 13위, 가상자산의 잠재 재정 기여율 5.62%로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지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케냐는 국제 신고 체계와 좀 더 밀접하게 맞물리는 방향으로 규제를 설계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기존 소득세·자본이득세 체계 안에 가상자산을 편입시켰다.

OECD 카프(CARF)는 14%만 포착…나머지 86%가 사각지대

과세 당국의 최대 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자산 보고체계 카프(CARF)의 한계다. 카프는 2027년부터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 정보의 자동 교환을 촉진할 예정이지만, 체이널리시스는 카프가 4,570억 달러 중 실질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규모는 약 1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카프가 주로 중앙화 거래소와 브로커 등 신고 의무가 있는 플랫폼을 통한 거래만 다루기 때문이다.

나머지 86%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 자기보관(셀프커스터디) 지갑 간 이동, 현지 개인 간(P2P) 거래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나이지리아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체이널리시스는 앞서 2023년 나이지리아를 P2P 거래소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로 평가한 바 있다. 오랫동안 개인 간 거래 중심으로 성장해온 나이지리아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상 국제 신고 체계만으로는 실제 거래 규모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나이지리아의 대응: 1.5% 인지세와 10% 원천징수

나이지리아 정부는 카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체 세제를 정비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세청(Nigeria Revenue Service)의 가상자산 과세 행정 지침에 따르면 토큰을 법정화폐로 바꾸거나 법정화폐를 토큰으로 바꾸는 거래에는 1.5%의 인지세가 부과된다. 스테이킹 보상, 채굴, 디파이(DeFi) 수익, 에어드롭 등에서 발생한 소득이 현지 인가 플랫폼을 통해 지급되거나 처리될 경우에는 10%의 원천징수세가 적용된다.

개인 간 거래는 방식에 따라 규제가 달라진다. 플랫폼을 매개로 한 거래나 에스크로 방식 거래는 원천징수 의무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지갑 간 직접 거래는 대부분 연간 자기신고에 의존한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러한 나이지리아식 접근이 국내에서 운영되는 가상자산 플랫폼을 직접적인 규제·과세 감독 아래 두는 방식으로 카프가 남긴 공백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완전히 오프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당국이 자동으로 감시하기 어려운 만큼 가시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규제와 시장 이탈 사이 균형이 과제

보고서는 카프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국제 정보 교환만으로는 각국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를 완전히 들여다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세수 확보와 규제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가상자산 기업과 이용자들이 활동을 해외나 비공식 채널로 옮기지 않고 제도권 금융 안에 머물도록 유인하는 균형점을 찾는 일이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이런 고민은 나이지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국세청이 2027년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앞두고 지갑 간 자금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분석 소프트웨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250만원을 공제한 뒤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자기보관 지갑을 통한 거래까지 세원으로 포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나이지리아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