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주심 생리 발언 논란에 지소연이 직접 입을 열었다... 모욕당하고도 품격 지킨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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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삼킨 지소연이 한국 축구계에 던진 묵직한 일침

수원FC위민 지소연 / 공동취재단, 뉴스1
수원FC위민 지소연 / 공동취재단, 뉴스1

소속팀 경기 도중 여성 주심으로부터 여성의 생리 현상을 비하하는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한 여자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지소연이 해당 논란과 관련해 축구계의 제도적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지소연은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대행과 사건의 당사자인 주심이 소속 구단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이는 사과라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해명에 불과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아울러 선수와 심판 간의 상호 존중 문화가 그라운드 내에 정착되기를 희망하며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종목 훈련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역시 심판위원회의 현실 인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체육계 인권 의식 부재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지소연은 7일 충청남도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진행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대표팀 소집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간의 논란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이 일이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한 사람의 잘못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번 일이 심판과 선수 사이에 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며 징계와 처벌보다는 축구계 전반의 문화적 인식 개선을 요구했다.

또한 "저와 같은 일이 다른 선수들한테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그러기 위해 교육이나 소통 방식 시스템이 개선됐으면 정말 좋겠다"라고 제도적인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해외 구단과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해 온 35세의 지소연에게도 경기장 내에서 벌어진 심판의 언행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소연은 "어린 선수가 경기장 안에서 그 얘기를 들었다면 아마 아무 말도 못 했을 것"이라며 후배 선수들이 겪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당시의 감정에 대해 "많은 나라와 리그에서 뛰어온 저도 그런 발언을 들은 것은 처음이라 매우 당황스러웠다"라고 회고했다.

다만 해당 심판을 향한 비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라며 "그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팀 훈련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팀의 베테랑으로서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으려고 한다"라며 "이제는 AG만 바라보고 나아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축구계 안팎으로 확산하자 지난 1일 최수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대행과 사건의 당사자인 배선영 주심은 사태 수습을 위해 지소연의 소속팀인 수원FC 구단을 방문했다.

하지만 사과의 방식과 내용은 오히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대처를 비판했다.

선수협회는 "이 자리에서는 심판의 발언이 지소연 선수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당시 그라운드에 있던 선수 전체를 향한 것이었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방문 당시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이러한 설명이 사태를 수습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심판위원회의 인식에 대한 또 다른 우려를 낳았다"라고 비판했다.

지소연 역시 대한축구협회 측의 방문에 대해 씁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당시 면담 상황에 대해 "사과하러 왔다고 해 만났다"라며 "사실 사과는 했으나 사과를 받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라고 밝혔다.

지소연은 "사과라기보다는 해명한다는 느낌을 받아 마음이 좀 더 무거웠다"라고 토로하며 심판위원회의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성희롱성 발언 논란은 지난 8월 28일 열린 2026 WK리그 22라운드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맞대결 과정에서 촉발됐다.

지소연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경기를 관장하던 배선영 주심은 무전 교신을 통해 "얘가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논란이 일자 배 주심 측은 "우리끼리 한 말이었다"라는 취지로 해명하며 발언이 외부로 공개될 의도가 없었음을 핑계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 역시 사건 초기 "교신에서 생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고 지소연을 특정한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사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추가적인 확인 결과 배 주심은 해당 단어 대신 여성의 생리 현상을 우회적으로 지칭하는 은어인 '걸스 데이(girl's day)'라는 표현을 심판진 간의 교신 중에 직접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