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절벽 위 54m 불상부터 ‘호랑이 둥지’까지…부탄 영혼의 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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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m 거대 좌불상·탁상사원 찾아 부탄 불교 문화 체험
산속 원주민 몬파족 부부 만나 메밀국수 한 그릇까지

54m 높이의 거대한 불상 앞에 서고, 가파른 산길을 두 시간 올라 절벽에 매달린 듯 자리한 사원으로 향한다. 깊은 산속에서는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원주민으로 불리는 몬파족 부부를 만나 그들의 삶과 가족 이야기를 듣는다.

9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3부 ‘영혼의 뿌리를 찾아서’에서는 탐험가 남영호가 수도 팀푸에서 시작해 겔레푸, 파로, 푸나카, 트롱사까지 이동한다. 불교와 무속 신앙, 왕실의 역사, 깊은 산속 원주민의 삶을 따라가며 부탄 사람들의 정신적 뿌리를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3부 ‘영혼의 뿌리를 찾아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3부 ‘영혼의 뿌리를 찾아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높이 약 54m…팀푸 내려다보는 거대한 불상

여정은 부탄 수도 팀푸에서 시작된다. 남영호가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부탄을 대표하는 불교 랜드마크인 붓다 도르덴마다.

높이가 약 54m에 달하는 거대한 좌불상으로, 산 위에서 팀푸 일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압도적인 규모가 드러나고 불상 앞에서는 기도를 올리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남영호는 모든 중생을 위해 기도한다는 한 불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일상과 종교가 밀접하게 연결된 부탄에서 불교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어본다.

국민 행복 담은 미래 도시…하루 만에 108개 불탑 세운다

이어 부탄 남부 겔레푸로 향한다. 이곳에는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라는 대규모 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남영호는 도시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전 국회의장 다쇼 타시 도르지를 만난다. 국민의 행복이라는 부탄의 국가 철학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담겠다는 것이 이 도시가 내세우는 방향이다.

특히 하루 만에 108개의 불탑을 세우는 대형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종교적 상징을 현대적인 도시 계획 안에 함께 담으려는 시도다. 남영호는 미래 도시를 통해 부탄이 전통과 발전 사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산길 두 시간 올라야 만난다…절벽 위 ‘호랑이 둥지’

부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인 탁상사원으로도 향한다. ‘호랑이 둥지’라는 뜻으로도 잘 알려진 탁상사원은 가파른 절벽 중턱에 자리한다. 사원에 닿기 위해서는 산길을 약 두 시간 올라야 한다. 높은 절벽에 건물이 붙어 있는 듯한 독특한 모습 때문에 부탄을 상징하는 장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는 불교의 고승 파드마삼바바가 호랑이를 타고 날아와 수행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험한 길을 지나 사원에 도착한 남영호가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제작진의 촬영은 허용되지 않는다. 내부 촬영이 철저히 금지돼 여전히 베일에 싸인 공간이다.

왕비 4명이 한 마을에서…탈로 마을의 특별한 사연

푸나카 지역의 탈로 마을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을을 걷던 남영호는 한 초등학생을 만나 함께 길을 걷는다. 아이의 노래와 웃음소리를 따라 집에 도착한 뒤에는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을의 특별한 역사를 듣는다.

이 마을에서는 부탄 왕실과 관련한 독특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부탄 제4대 국왕과 결혼한 네 명의 자매가 모두 이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다. 한 마을에서 네 명의 왕비가 나온 셈이다.

마을을 걷다 만난 할머니를 따라 사원에도 들어간다. 이곳에서 사원은 단순히 종교 의식을 위한 장소만은 아니다. 주민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마을회관 같은 역할도 한다.

남영호 역시 주민들과 함께 앉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마을 구성원이 된 듯한 시간을 보낸다.

북소리 따라 들어간 산속 신당…불교와 무속이 만나다

다음 목적지는 험준한 산악도시 트롱사다. 남영호는 민가를 만나기 위해 산길을 걷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북소리를 따라간다. 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무속인이 의식을 진행하고 있는 신당이 자리하고 있다.

불교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한 부탄이지만 지역에 따라 오래된 토착 신앙과 무속 문화도 함께 이어져 왔다. 불교와 무속이 결합된 현장을 직접 보며 부탄의 종교 문화가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다.

남영호는 무속인을 만나 의식에 담긴 의미와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수도의 거대한 불상에서 시작된 여정이 깊은 산속 신당으로 이어지며 부탄 신앙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2시간 반 헤맨 끝에 만난 부탄 원주민

산속에서 민가를 찾는 여정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무려 2시간 반을 걷고 헤맨 끝에 마침내 외딴집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에는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원주민으로 소개되는 몬파족 부부가 살고 있다. 주변에 다른 집도 거의 없는 깊은 산속에서 두 사람은 대나무를 엮으며 살아간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반긴 부부는 직접 만든 메밀국수 ‘푸타’를 내놓는다. 낯선 산길 끝에서 만난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이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부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주변에 이웃은 없지만 서로가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다는 두 사람. 거창한 것이 없어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만으로 충분하다는 삶의 태도가 긴 여정의 마지막을 채운다.

거대한 불상과 절벽 사원에서 시작해 미래 도시와 왕실의 역사, 무속 신앙과 깊은 산속 원주민의 삶까지 이어지는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3부 ‘영혼의 뿌리를 찾아서’는 9월 9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