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신호등 없는 수도부터 145m 양궁까지…부탄에서 찾은 행복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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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 국제공항 거쳐 수도 팀푸로…부탄 가정식·전통 가옥 체험
145m 양궁 경기부터 하 계곡 13살 소녀와 보내는 하루까지

세계에서 손꼽히는 험준한 공항을 지나 신호등 하나 없는 수도에 도착한다. 145m 거리에서 화살을 날리는 양궁장을 찾고, 산골 마을에서는 13살 소녀의 일일 아빠가 된다. 국민의 행복을 국가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워 온 부탄에서 그들이 말하는 행복의 의미를 찾아간다.

7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1부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에서는 탐험가 남영호가 부탄의 파로와 팀푸, 하 계곡 등을 여행한다. 세계테마기행이 8년 만에 다시 찾은 부탄에서 도시와 산골 마을을 오가며 현지인들의 일상을 가까이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1부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1부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산맥 사이로 아슬아슬하게…부탄 여행의 첫 관문

여정은 파로 국제공항에서 시작된다. 부탄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 국제공항은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싸인 지형 탓에 이착륙이 까다로운 공항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는 높은 산과 계곡 사이를 지나 활주로로 접근한다.

남영호 역시 산맥 사이를 가르며 내려가는 비행을 거쳐 처음으로 부탄 땅을 밟는다. 수많은 오지와 사막을 누벼온 탐험가에게도 부탄은 처음이다.

부탄은 외국인의 여행 방식에도 독특한 특징이 있다. 여행객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자유여행과 달리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여행하는 방식이 기본이다. 공항에서부터 낯선 여행 방식과 풍경을 경험하며 본격적인 부탄 탐험이 시작된다.

신호등이 하나도 없다…수도 팀푸의 교차로

파로를 벗어나 부탄의 수도 팀푸로 향한다. 팀푸 중심가에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그런데 복잡한 교차로 어디에서도 익숙한 신호등을 찾아볼 수 없다.

차량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은 교통경찰이다. 도로 한가운데 선 경찰이 손과 몸짓으로 방향을 알려주면 차량들이 그 신호에 맞춰 움직인다.

현대적인 도시 풍경 속에 수신호 교통 체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다.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지만 오랫동안 이어온 방식을 무조건 버리지 않는 부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채소와 건조육 가득…부탄 가정식 한 상

시장과 거리를 둘러본 뒤에는 부탄의 음식을 맛본다. 현지 전통 식당에 들어서자 식탁 위에 여러 가지 반찬이 한꺼번에 차려진다. 채소와 건조육을 활용한 음식이 중심을 이룬 부탄식 가정식이다.

불교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부탄에서는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꺼리는 문화가 남아 있다. 방송에서는 인도 등을 통해 들어온 건조육을 음식에 활용하는 현지 식문화도 소개한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하나씩 경험한 남영호는 현지 표현으로 ‘맛있다’는 뜻의 “짐메!”를 외친다.

음식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부탄 사람들의 종교와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집집마다 걸린 국왕 사진…부탄 사람들이 왕을 사랑하는 이유

이어 부탄의 전통 가옥을 방문한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외관과 달리 정갈하게 정돈된 내부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벽에 걸린 국왕 부부의 사진이다.

사진 속 인물은 부탄 제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과 왕비다.

부탄에서는 국왕과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 중 만난 가정집에서도 국왕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남영호는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국왕을 바라보는 부탄 사람들의 생각과 왕실이 이들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과녁까지 무려 145m…부탄 사람들이 양궁을 즐기는 법

부탄의 국민 스포츠인 양궁도 빼놓을 수 없다. 양궁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은 과녁까지의 거리다. 무려 145m에 달한다. 올림픽 양궁 경기 거리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멀리서 쏜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고, 화살이 명중하는 순간 경기장 분위기가 단숨에 달아오른다.

그러나 부탄 양궁의 진짜 재미는 점수에만 있지 않다. 누군가 과녁을 맞히면 선수와 주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을 춘다. 상대 팀이 과녁을 맞힌 순간에도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승패보다 함께 어울리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에서 부탄의 독특한 스포츠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늦게 열린 계곡…하 마을로

도시를 떠난 여정은 하 계곡으로 향한다. 하 계곡은 부탄에서도 비교적 늦게 외국인에게 개방된 지역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을 따라 작은 마을과 전통 가옥이 이어진다.

남영호는 이곳에서 자매가 운영하는 민박집에 머문다. 도착하자 주인은 환영의 의미로 하얀 천인 ‘카다’를 목에 걸어준다. 손님에게 존중과 축복의 의미를 전하는 부탄의 전통적인 환대 방식이다.

집에서는 자매가 함께 어린 딸을 키우고 있다. 남성 가족이 함께 살지 않는 이들의 가족 형태를 통해 부탄 산골 마을의 생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아빠는 부탄에서도 아빠”…13살 소녀와 보낸 하루

민박집에서 만난 13살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부탄어에서도 아빠를 ‘아빠(Apa)’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익숙한 발음 하나가 낯선 나라에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남영호는 하루 동안 소녀의 일일 아빠가 돼 마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에는 신선한 우유를 얻기 위해 축사로 향한다. 남영호가 직접 소젖 짜기에 도전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손길에 소가 어떻게 반응할지 긴장되는 순간도 잠시, 자연과 동물 속에서 자란 소녀는 능숙하게 소를 대한다.

남영호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부탄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경험한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부탄은 오랫동안 국민의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삶의 만족과 행복을 국가적 가치로 강조해 온 나라다.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 만나는 행복은 거창한 구호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과녁을 맞힌 사람과 함께 춤추고, 손님에게 흰 천을 걸어주며 반기고, 가족과 동물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는 소박한 일상이 이어진다.

현대적인 수도와 오래된 산골 마을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남영호는 부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며 이들이 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마지막 은둔의 왕국, 부탄’ 1부 ‘행복의 비밀을 찾아서’는 9월 7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