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관련 의혹 폭로한 공익신고자 등판... 더 놀라운 폭로 내놨다

작성일

“대상포진 치료제가 코로나 치료제로 용도 둔갑”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공익신고자가 제넨셀 설립자 강모 씨와 브로커 양모 씨 사이에 오간 6억 원이 청탁 대가라고 주장했다. 제넨셀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애초 대상포진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정치권을 통한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화일보는 7일 공익신고자 조모 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조 씨는 양 씨가 운영한 회사에서 경영과 회계 전반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조 씨는 제넨셀 설립자 강 씨가 양 씨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급한 6억 원이 ‘청탁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 씨의 회사는) 대출도 안 되고, 자본 잠식도 돼 있고 외부에서는 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며 6억 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승인 청탁 대가였다고 주장했다.

조 씨가 문제를 제기한 시점은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이다. 그는 “사람한테 쓰는 약을 저렇게 청탁으로 통과시킬까 했는데, 실제로 진행이 됐다”며 “식약처에도 전화해서 (임상시험을) 취소해 달라고 행정심판도 걸고, 국민권익위원회에도 행정심판하는 곳이 있어 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후 양 씨와 관련된 녹취 자료 등을 검찰에 제공했고 수사가 진행됐다.

논란이 된 신약의 개발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문화일보가 확인한 강 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제넨셀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6년 설립됐다. 강 씨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대상포진 치료제 ES16001을 상용화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 이후 해당 물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대상이 바뀌었다.

조 씨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치료제가 대상포진 치료제였는데 그게 둔갑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이 대학병원급 모집공고 단계까지 진행된 과정에 김 후보자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이 조 씨 주장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조 씨는 “양 씨가 ‘나는 세상 사는 데 필요한 모든 사람이 주변에 있다’고 얘기했다”며 “양 씨는 남성들을 잘 로비했다. 정권이 바뀌면 바뀐 쪽에 선을 대려고도 했다”고 말했다.

양 씨와 강 씨의 인연은 대학교수와 특허를 매개로 시작됐다는 게 조 씨의 설명이다. 양 씨가 운영하던 회사가 한 대학교수의 여성용품 관련 특허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해당 교수와 가까워졌고, 이후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교수였던 강 씨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양 씨는 과거 유흥주점 운영 이력이 있었지만 2010년대 중후반 여성용품 관련 회사를 설립하면서 기업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변호사였던 김 후보자는 양 씨의 유흥주점 임금체불 사건을 변호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이날 서울서부지법과 서울고법에 ‘세종메디칼·제넨셀 피해주주 엄벌 탄원서’를 제출한다. 서울서부지법에서는 강 씨와 양 씨가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서울고법에서는 강 씨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주주연대는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정치권과 식약처로 이어진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 씨와 양 씨 사이의 자금관계와 임상시험 승인 논의, 양 씨와 김 후보자 측의 관계, 식약처 연락 과정 등을 관련 증거와 기록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제넨셀에 대한 투자는 세종메디칼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다. 세종메디칼은 2021년 10월 19일 제넨셀에 약 113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좌초됐고 세종메디칼 주가는 급락했다. 세종메디칼은 2024년 3월 29일 412원을 기록한 뒤 거래가 정지됐으며 이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결정까지 받았다.

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제넨셀 관련 사건으로 투자자와 세종메디칼이 피해를 봤으며 투자자들이 주가조작 사기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실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 양 씨의 요청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자신의 행위가 부정한 청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정당한 민원 전달이었을 뿐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에서는 김 후보자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과 투자금 유치의 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에 300억 원의 투자 유치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식약처 관련 도움을 요청했고, 김 후보자는 신약 승인이 이뤄질 경우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판단에서는 제넨셀 측이 임상시험 승인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사실이 일부 인정됐다. 제넨셀 설립자 강 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24년 1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법원은 양 씨가 식약처의 승인 절차를 생략하거나 제넨셀을 다른 기업보다 우선적으로 심사해 달라는 취지의 불법 청탁을 했다고 곧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현재 제기된 의혹 전체가 사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제넨셀 측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투자 유치 과정에서의 문제는 법원 판단을 받은 부분이 있지만, 김 후보자가 실제로 불법적인 대가성 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경찰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해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에 관할을 정해서 사건 배당하면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 본다”며 “오늘쯤 (배당)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과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으로부터 직권남용과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고 청장은 재수사가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검토하고 있다”며 사건이 일선 경찰서에 배당된 뒤 언론에 나온 의혹에 대해서도 서울경찰청 차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의혹을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나경원·박수영·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넨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와 제넨셀을 둘러싼 의혹이 정치권과 식약처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 등은 제넨셀에 투자한 KH필룩스의 모기업 KH그룹과 배상윤 회장 등을 거론하면서 대장동과 불법 대북송금 의혹까지 연결했다. 또 김 후보자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수원 수성고 동문이라는 점을 함께 제시하며 관련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세종메디칼의 투자와 이후 주가 하락, 상장폐지 등을 언급하면서 주가조작 여부에 대한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