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만에 재범' 김근식 내년 출소… '제시카법' 논의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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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만에 재범했던 김근식 내년 출소… 불안에 떠는 지역사회
미성년자 대상 연쇄 성범죄와 수감 중 교도소 내 폭행 사건 등으로 복역 중인 김근식의 출소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그에 따른 재범 방지 대책 마련과 지역 사회의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7일 방송된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소아성애장애 진단을 받은 김근식의 과거 범죄 행적과 출소 후 재범 방지 대책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연쇄 성범죄와 잔혹한 수법… 수감 중에도 끊이지 않은 폭력성
김근식은 2000년 아동 강간치상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06년 5월 8일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후 불과 16일 만에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해 5~9월 수도권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대상으로 연쇄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과정에서 김근식은 자신을 교사라고 속이거나 "교회에 가는 길인데 길을 안내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등 아이들이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을 연출해 차량에 태우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의 범행은 갈수록 폭력성을 띠었으며 일부 피해자는 중상해를 입기도 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김근식은 동생의 여권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피했다가 국내로 재입국한 뒤에도 범행을 이어갔다. 이후 경찰이 그의 실명과 얼굴 사진을 공개하며 공개 수배에 나서자 도주가 어려워진 상황에서야 비로소 자수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미성숙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고 판단하며 김근식에 대해 교화 가능성이 거의 없고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자수해 범행을 자백했다는 점이 참작돼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원래대로라면 2022년 10월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출소 직전 2006년 9월에 저지른 또 다른 아동 강제추행 범행이 추가로 밝혀졌다. 여기에 수감 생활 중 발생한 동료 재소자 및 교도관 폭행, 공무집행방해 사건 등이 합쳐지면서 징역 5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김근식은 수감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전치 5주의 안와골절을 입히는 등 거친 폭력성을 지속해서 드러냈으며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 않은 교도소 내 징벌 처분만 해도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청구 기각
김근식은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 결과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시)와 폭력적 성향, 소아성애장애(성도착증) 진단을 받았다. 이에 검찰은 2022년 추가 범행 재판 당시 재범을 막기 위해 성충동 약물치료(이른바 화학적 거세)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소아성애증을 갖고 있으며 재범 위험성이 높아 약물치료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감정 결과는 인정하면서도 15년이라는 장기간의 수형 생활을 보낸 점을 들었다. 형을 마친 후에도 신체에 영구적 변화를 초래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할 만큼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2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왔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엄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약물치료 명령은 단순한 재범 가능성이 아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에서도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출소 앞두고 불안감에 휩싸인 지역사회… '한국형 제시카법' 재조명
김근식의 내년 만기 출소가 다가오면서 그가 거주하게 될 지역 사회의 우려와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과거 2022년 출소 논란 당시에도 경기 의정부 거주 가능성이 알려지며 한차례 거센 반발이 일어난 바 있다. 최근에는 출소 후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출소자 갱생 시설에 입소할 수 있다는 루머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해당 시설은 2022년부터 운영된 곳으로 장기 수형자의 사회 적응과 재활을 돕는 보호 시설이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파주시는 즉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고위험 성범죄자의 출소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면서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에 관한 논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제시카법'은 미국에서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가석방된 성범죄자에게 다시 범행을 당해 목숨을 잃은 아동 '제시카 런스포드'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중대 성범죄자가 출소할 경우 국가가 거주지를 직접 지정하거나 별도의 지정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중대 성범죄자를 국가가 관리·지정하는 시설에 거주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 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미 형기를 마친 이들에게 추가적인 제약을 가하는 이중 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적·인권적 논란도 병존한다. 아울러 수용 시설을 어느 지역에 설치할 것인가를 두고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