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어기 풀리자마자 서해안 폭발… 낚시객들 새벽부터 줄 서게 만든 '가을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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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 해제, 서해안 낚시객 몰려 주꾸미 시즌 개시
주꾸미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서해안 곳곳에 낚시객들이 몰리고 있다. 여름 내내 손을 놓고 기다리던 낚시인들이 가을 주꾸미를 잡기 위해 서해 항구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다.

주꾸미는 매년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포획과 채취가 전국 공통으로 금지된다. 해양수산부는 산란 직전의 어미 주꾸미와 충분히 자라지 않은 어린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이 기간을 금어기로 정했다. 주꾸미는 수심 50m 이내의 얕은 연안에 서식하며 4~6월에 산란하고 7~10월에 성장하는 특성을 가진다. 산란 직전의 알밴 주꾸미와 부화한 어린 주꾸미를 잡는 어업이 성행하면서 1990년대와 비교해 어획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이에 따라 금어기가 도입됐다. 금어기를 어기고 주꾸미를 잡으면 어업인은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 낚시객 등 비어업인은 8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올해도 금어기는 8월 31일까지였고 9월 1일 0시부터 전국 공통으로 해제됐다. 반대로 말하면 주꾸미를 낚시로 즐길 수 있는 기간은 9월 초부터 초겨울 무렵까지로 한정돼 있는 셈이다.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짧은 기간 안에 손맛을 보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제 첫 주말부터 충남 보령 무창포항과 대천항, 서산 삼길포항, 태안 남당항, 원산도 선촌항 등 서해안 주요 항구에는 낚시객이 몰렸다. 배를 타지 않아도 방파제와 선착장에서 에기를 던져 바닥을 끌어오는 워킹 방식으로 손맛을 볼 수 있어 초보자들의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선상낚시는 2026년 9월 기준 안면도 일부 선박이 1인 10만원, 인천권 일부 선박이 11만원 선에서 요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말 예약은 시즌 초반부터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배를 타고 나가려는 낚시객이라면 서두르지 않으면 원하는 날짜에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시즌 초반에는 크기가 작은 개체가 많이 섞이는 경향이 있어, 낚시 업계에서는 너무 작은 주꾸미는 방류하고 가을이 깊어질수록 씨알이 굵어지는 시기를 노리라고 권한다. 예약 전에는 풍랑이나 강풍, 안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출항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취소·환불 규정과 구명조끼 제공 여부, 신분증 지참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꾸미는 손맛 못지않게 영양가로도 주목받는 식재료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수산물성분표에 따르면 주꾸미는 100g당 칼로리가 47~52kcal로 낮고 수분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꼽힌다. 특히 타우린 함량이 100g당 1300mg 안팎으로, 낙지(573mg)의 2배가 넘고 문어와 오징어보다도 훨씬 많아 해산물 연체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타우린은 간에서 담즙산 생성을 도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돕는 성분으로, 피로 회복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꾸미 특유의 검은 먹물에도 일렉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지방 함량이 낮은 것도 주꾸미가 건강식으로 꼽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주꾸미는 계절에 따라 맛과 상태가 크게 달라지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봄철인 2~4월에는 암컷 몸통에 알이 가득 찬 '알배기 주꾸미'가 인기를 끌며 시장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 이 시기가 지나면 산란을 앞두고 금어기에 들어가고, 여름 동안 성장한 주꾸미가 가을에 다시 시장과 낚시터에 모습을 드러내는 구조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을 만큼 봄에는 알배기 주꾸미가, 가을에는 씨알이 굵어진 낙지가 제철로 꼽히지만, 짧은 금어기 해제 기간에 맞춰 가을 주꾸미를 찾는 낚시객과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주꾸미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다. 채소와 함께 육수에 넣고 살짝만 익혀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고추장 양념에 볶아 채소와 함께 먹는 주꾸미볶음도 대중적인 조리법으로, 매콤한 양념이 밴 살과 함께 밥이나 볶음밥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통째로 삶아낸 뒤 얇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숙회는 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야채와 함께 매콤새콤하게 무친 주꾸미무침,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긴 주꾸미튀김, 간장이나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주꾸미구이 등도 즐겨 찾는 조리법이다. 낚시로 직접 잡은 주꾸미는 씻어서 곧바로 데쳐 먹거나 손질 후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조리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