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육아수당, 출산을 넘어 '정착 정책'으로
작성일
월 60만 원 지원에서 돌봄·교육까지…강진군, 국가 아동지원 확대에 맞춘 후속 정책 구상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이 실제 출산 결정으로 이어지려면 일회성 지원을 넘어 가정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강진군은 이 같은 현실에 주목해 2022년 10월 ‘강진군 육아수당’을 도입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을 개별 가정에만 맡기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자는 취지였다. 현재 강진군은 일정한 거주 요건을 충족한 가정에 아동 1명당 매월 60만 원을 7년간 지급하고 있다. 한 가정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액은 5,040만 원이다.
육아수당 시행 이후 강진군의 출생 관련 지표는 눈에 띄게 변화했다. 합계출산율은 2022년 0.89명에서 2023년 1.47명으로 크게 상승했고, 2024년에는 1.61명, 2025년에는 1.65명을 기록했다. 전국 순위에서도 2023년과 2024년에는 2위, 2025년에는 3위를 차지하며 3년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물론 출산율 변화가 육아수당만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거와 일자리,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돌봄 환경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수급가정의 경험과 출생지표의 흐름을 종합하면, 육아수당을 비롯한 강진군의 적극적인 양육지원 정책이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출산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제공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 “둘째와 셋째를 결정하는 데 힘이 됐다”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는 지원을 받은 부모들의 목소리다.
강진읍에 거주하는 김기남 씨 가정은 6살 첫째 아이를 키우던 중 2025년 둘째를 출산했다. 오는 12월에는 셋째 아이의 출산도 앞두고 있다. 김 씨는 둘째 출산을 고민할 당시 육아수당이 있다는 사실이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김 씨는 “둘째를 낳을지 고민할 때 육아수당이 있다는 점이 출산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막상 둘째를 키워보니 매달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육아수당 덕분에 경제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의 효과를 직접 경험하면서 셋째도 충분히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셋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육아수당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수급가정에서 육아수당은 출산 전에는 추가 출산을 고민하는 가정의 결정에 영향을 주고, 출산 후에는 매달 반복되는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정에서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지원금이 가계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진군에 따르면 육아수당 시행 이후 2026년 8월 말까지 지급 대상 아동 가운데 첫째는 307명으로 52%, 둘째 이상은 280명으로 48%를 차지했다. 전체 대상 아동에서 둘째 이상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보인 점은 다자녀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 합계출산율 3년 연속 전국 최상위권
강진군의 출산 관련 성과는 합계출산율에서도 확인된다. 강진군 합계출산율은 2022년 0.89명에 머물렀지만 2023년 1.47명으로 상승했다. 이후 2024년 1.61명, 2025년 1.65명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순위 역시 2023년과 2024년 2위, 2025년 3위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강진군이 최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지역의 출산·양육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다만 군은 출산율 상승을 육아수당 하나의 결과로만 해석하지 않고 있다. 출산은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 지속 가능한 일자리, 의료 접근성, 보육시설, 교육환경, 가족과 지역사회의 돌봄 여건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육아수당은 출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경제적 부담을 직접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매월 일정 금액을 장기간 지원하는 방식은 출산 직후뿐 아니라 영유아기와 아동기까지 이어지는 양육 과정에서 가정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다.
◆ 국가 아동지원 확대에 맞춰 정책 재정비
강진군은 2022년 육아수당 도입을 계기로 시작한 저출생 대응 정책을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정부가 2027년부터 아동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국가 지원과 군 자체 사업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아이가 실제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돌봄, 놀이, 교육, 문화 분야까지 정책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출산 직후의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겪는 돌봄 공백과 교육 부담까지 함께 줄여야 지속 가능한 정주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진군은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기존 육아수당의 운영 성과, 지역의 양육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변화된 국가 지원체계에 맞는 육아수당 운영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가 지원과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중복되거나 단절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가정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 ‘아이 낳기 좋은 곳’에서 ‘함께 살아가기 좋은 곳’으로
강진원 강진군수는 육아수당의 출발점이 아이를 키우는 책임을 개별 가정에만 지우지 않겠다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군수는 “육아수당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을 한 가정에만 맡기지 말자는 것이었다”며 “부모님들이 육아수당이 아이를 더 낳기로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고, 실제 양육 과정에서도 큰 힘이 됐다고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며 정책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대한 지원을 크게 확대하는 만큼 강진군도 변화된 여건에 맞춰 육아수당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찾겠다”며 “돌봄과 놀이, 교육·문화 등 부모와 아이들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아이 낳기 좋은 강진을 넘어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 좋은 강진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강진군은 앞으로 출산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때까지 부모와 자녀가 정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촘촘하게 다듬을 방침이다. 경제적 지원을 기반으로 돌봄과 교육, 생활환경을 아우르는 강진형 육아정책을 구축해 저출생 대응과 인구 유입, 지역 정착을 함께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