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AI 에이전트 결제 1억7600만 건인데 거래액은 7300만 달러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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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AI 에이전트 결제 플랫폼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 출시
에이전트 결제 1억7600만 건…이더리움·솔라나 반사이익 분석

코인베이스(Coinbase)가 크립토(가상자산) 업계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AI 에이전트(인공지능 자율 소프트웨어) 간 거래를 지목했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7월 말(현지시각) 이런 에이전트들이 결국 모든 인간을 합친 거래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 블록체인에서는 2026년 1분기까지 누적 1억 건 넘는 에이전트 결제가 발생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챗GPT·클로드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크립토 계정에 직접 연동하는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Coinbase for Agents)” 플랫폼을 새로 내놓으며 이 흐름에 베팅하고 있다. 스톡트윗스(stocktwits.com)에 따르면 플랫폼 출시 소식이 전해진 목요일 코인베이스 주가는 3% 넘게 올랐다.
결제 1억7600만 건… 숫자로 본 에이전트 경제
시장조성업체 키록(Keyrock)이 5월(현지시각)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는 2026년 4월까지 최근 12개월간 온체인 결제를 1억7600만 건 처리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com)에 따르면 이 결제들의 총 금액은 7300만 달러에 그쳤다. 코인베이스·버추얼스(Virtuals)와 함께 키록이 공동 작성한 이 보고서는 에이전트 결제의 중간값이 0.01~0.10달러 수준이며, 전체 거래의 76%가 카드망 최소 수수료 기준인 0.30달러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카드사 수수료가 결제 금액의 300배에 달하는 구조에서는 초저가 결제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스테이블코인이다. 저비용 레이어1·레이어2 네트워크로 전송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몇 초 만에, 센트 단위 이하 수수료로, 24시간 정산이 가능하다. 실제 가동 중인 에이전트도 늘고 있다.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자연어 지시로 거래를 대신 실행하는 뱅커(Bankr)는 이달 로빈후드 지갑 연동을 추가했다. 베이스 체인 기반 에이전트 클랭커(Clanker)는 명령만으로 새 토큰을 배포해 이미 수천 건의 발행을 처리했다. 뱅커와 클랭커를 조합한 에이전트 클로드봇(Clawdbot)은 1월 하룻밤 만에 약 10만 달러의 거래 수수료를 벌어들인 뒤 스스로 베스팅(잠금) 계약을 배포해 자금을 묶어뒀다. 버추얼스 생태계의 시장분석 에이전트 AIXBT는 크립토 업계에서 가장 많이 팔로우되는 계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로빈(Robin) 프로젝트에서는 한 에이전트가 다른 에이전트를 고용해 x402로 대가를 지불한 사례도 나왔다. 사람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

챗GPT·클로드가 지갑을 쥔다…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
코인베이스가 새로 내놓은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는 AI 봇이 직접 크립토 자산을 사고팔고 결제까지 처리하도록 만든 독립형 플랫폼이다.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같은 대형언어모델을 전용 크립토 계정에 연동해, 단순 분석 도구였던 AI를 실제 자금을 움직이는 금융 주체로 바꿔놓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사용자는 “과거 가격 흐름을 분석해 투자전략을 짜고 정해진 기간 동안 반복 매매를 실행하라”는 식으로 자연어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위험 관리를 위해 코인베이스는 이 플랫폼을 일종의 “기프트카드” 방식으로 설계했다. 봇에게 주요 계좌 전체 접근권을 주는 대신 별도로 분리된 샌드박스 포트폴리오만 내주고, 거래 규모·자산 종류·지출 한도를 세밀하게 제한할 수 있게 했다. 회사는 앞으로 개별 거래 한도와 자산 제한 기능을 더 세분화해 추가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개발자와 숙련 사용자를 대상으로 터미널 인터페이스와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향후 크립토 현물·파생상품을 넘어 전통 주식과 예측시장까지 봇 접근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제품 발표문에서 “사람들은 앱이 아니라 에이전트를 통해 점점 더 많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비인간(봇) 인터넷 트래픽이 인간 트래픽을 넘어섰고, 업계 전망으로는 2030년까지 자동화된 에이전트가 전 세계 전자상거래의 약 20%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스톡트윗스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주가는 연초 대비 32% 낮은 수준이며, 종목 관련 소셜 심리는 여전히 ‘약세’로 나타났다.
x402·ERC-8004… 에이전트 결제 표준을 둘러싼 경쟁
코인베이스가 주도해 만든 x402 표준은 30년간 거의 쓰이지 않던 HTTP 상태 코드 402(결제 필요)를 활용한다. 어떤 웹사이트든 이 표준을 적용하면 콘텐츠·데이터 접근에 스테이블코인 소액 결제를 요구하는 기계 판독형 결제 장벽을 세울 수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 프로토콜 출시 첫해 거래액이 1억 달러를 넘었고, 온체인 에이전트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의 90%가 베이스 레이어2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체이널리시스와 독립 분석가들은 x402 거래 건수의 절반가량이 실제 상거래가 아니라 게임화된 밈코인 발행 스킴 핑(Ping, PING)에서 나왔다고 추정한다.
코인베이스는 2026년 4월(현지시각) x402 표준을 리눅스재단(Linux Foundation)에 넘겼고, 비자·스트라이프·구글·마이크로소프트·클라우드플레어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7월(현지시각) 웹사이트가 x402로 페이지·데이터 이용료를 에이전트에 부과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를 내놓았고, 자동화 툴 업체 아피파이(Apify)는 자사 자동화 도구 2만 개를 x402 유료장벽 뒤에 배치했다. 코인베이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에이전트가 사용한 만큼 컴퓨팅 비용을 결제하도록 하는 파트너십도 맺었다.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이더리움재단(Ethereum Foundation)과 코인베이스 등이 공동 작성한 초안 표준 ERC-8004도 나왔다. 등록된 모든 에이전트에게 신원 토큰과 공개 평판 기록을 부여하는 신원 계층 표준으로, 다른 체인들도 이미 채택하고 있다. BNB체인(BNB Chain)은 7월 8일(현지시각) AI 에이전트와 고빈도 거래를 겨냥한 새 레이어1 블록체인 구상을 공개했다. 구글의 AP2 프로토콜, 스트라이프·오픈AI의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 비자의 인텔리전트 커머스(Intelligent Commerce)도 2025년 초 이후 잇따라 에이전트 결제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이더리움·솔라나가 웃는 이유
투자매체 풀닷컴(fool.com)은 지금 단계에서 에이전트 경제 성장에 노출되려면 개별 에이전트 토큰보다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 자체를 사는 편이 낫다고 짚었다. 대부분의 에이전트 결제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되고 어느 한 네트워크도 표준을 독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 네트워크는 자기 위로 라우팅되는 결제의 거래 수수료를 통해 가치를 확보한다는 논리다. 풀닷컴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탈중앙화금융(DeFi) 자산 규모는 490억 달러(약 66조1,500억원, 1달러 1,350원 기준), 솔라나는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날 이더리움은 2,480.12달러(0.88% 상승), 솔라나는 105.90달러(2.99% 상승)에 거래됐다고 풀닷컴은 전했다. 두 체인 모두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생태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코인마켓캡은 2024~2025년 붐 당시 쏟아진 에이전트 토큰 대부분이 소셜미디어 게시물 수준의 성과에 그쳤고, 지금도 대부분이 2025년 1월 고점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코인마켓캡은 이런 하락이 에이전트 섹터만의 문제라기보다 크립토 시장 전반의 하락과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x402 거래 건수의 절반가량은 상거래가 아닌 밈코인 발행 스킴에서 나왔고, 실제 서비스에 대한 일일 지출 규모는 아직 완만한 수준이라고 코인마켓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