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가 15개월 전 투자한 칠레 오리온엑스, 700만달러 커스터디 공백에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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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오리온엑스, 커스터디 자산 700만달러 증발로 결국 문 닫는다
테더 투자 15개월 만에 폐업…공동창업자 2명은 형사고소당해

오리온엑스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리온엑스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더(Tether)가 투자한 칠레 암호화폐 거래소 오리온엑스(Orionx)가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포렌식 감사에서 700만 달러(약 94억 원, 1달러 1,349원 기준) 이상의 고객 자산이 회사가 관리하지 않는 지갑으로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오리온엑스는 9월 3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폐업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인출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는 “지금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고객 자산을 최대한 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더가 2025년 6월 오리온엑스의 시리즈A 투자를 단독으로 주도한 지 1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배경: 테더가 점찍은 라틴아메리카 교두보

오리온엑스는 2017년 칠레에서 설립돼 소매 암호화폐 거래소로 출발했다. 이후 칠레, 페루, 콜롬비아, 멕시코 등지에서 암호화폐 결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등록 이용자는 10만 명을 넘는다.

테더는 2025년 6월 오리온엑스의 시리즈A 펀딩라운드를 단독으로 주도하며 투자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디지털자산 채택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테더 홈페이지에는 당시 투자 발표문이 게재됐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핵심: 700만 달러 커스터디 공백, 2018~2021년 자산 유출 정황 / AI 생성 이미지
핵심: 700만 달러 커스터디 공백, 2018~2021년 자산 유출 정황 / AI 생성 이미지

핵심: 700만 달러 커스터디 공백, 2018~2021년 자산 유출 정황

오리온엑스는 칠레 핀테크법 준수를 위해 2025년 운영 전반을 점검하며 금융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토마스 맥밀런이 8월 27일(현지시각) 회사 시스템에 기록된 잔액과 실제 커스터디에 보관된 자산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를 포착했다.

내부 검토에 이어 외부 포렌식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팀은 회사 기록과 온체인에서 확인 가능한 데이터를 대조했고,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리플(XRP)·폴리곤(POL)에서 시스템 기록상 잔액이 실제 커스터디 주소 보유 자산을 초과하는 것을 확인했다. 격차는 700만 달러를 넘었다.

칠레 유력 일간지 라 테르세라(La Tercera)가 확보한 형사고소장에 따르면, 자산은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오리온엑스 커스터디 밖으로 이전됐다. 일부는 다른 암호화폐 플랫폼 계정으로 흘러갔다. 비트코인닷컴은 감사 보고서를 인용해, 유출된 자금이 “시장 거래에 집중적으로 사용돼 실현손익을 발생시켰고, 펀딩비와 거래 수수료 등에도 쓰였다”고 전했다.

공동창업자 형사고소…당사자들은 “고객 이익 해친 적 없다”

오리온엑스는 폐업 발표 전날인 9월 2일(현지시각) 전직 임원이자 공동창업자인 로베르토 시베르트와 호아킨 디아즈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회사의 암호화폐 커스터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인물로 지목됐다.

라 테르세라 보도에 따르면 고소장은 디아즈와 연관된 한 계정이 14차례에 걸쳐 15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지갑은 오리온엑스로부터 이더리움 187개, 410만 USDT, USDC 20만 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닷컴은 오리온엑스가 감사 결과를 근거로 “공동창업자 두 명과 전직 직원 일부가 자산·부채 불일치를 야기한 거래 하나 이상을 인지하고 있었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시베르트와 디아즈는 의혹을 부인했다. 두 사람은 고객 이익에 반해 행동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오리온엑스의 자산 부족 원인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규제 공백과 남은 이용자들

칠레 금융시장위원회(CMF)는 오리온엑스가 가상자산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로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오리온엑스의 인가 신청은 앞서 반려됐는데, 반려 시점을 크립토브리핑은 2026년 6월로, 비트코인닷컴은 7월로 각각 보도해 시점이 엇갈린다. CMF는 오리온엑스가 핀테크법 규정 밖에서 영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MF는 이번 폐업·환불 절차를 직접 감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용자들에게 계정 명세서, 거래 기록, 회사와의 소통 내용 등 증빙 자료를 보관하고, 필요하면 법원을 통해 자산 반환을 청구하라고 안내했다. 오리온엑스는 단계적 자산 반환 계획을 발표했지만, 모든 이용자가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하지 않았다.

등록 이용자 10만 명 이상이 이번 폐업의 영향권에 놓였다. 비트코인닷컴은 칠레가 2025년부터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나라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칠레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짚었다. 테더와 오리온엑스 양측은 관련 질의에 아직 답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