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끼우동부터 납작만두까지… 미식가들이 매달 대구로 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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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이어진 대구식 생고기, 뭉티기의 정체
86곳 음식점에서 즐기는 대구 10미의 숨은 역사

대구시가 '대구 10미(味) 데이'를 지정해 지역 고유 음식을 알린다.

대구의 10가지 대표음식인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동인동찜갈비.  / 대구시
대구의 10가지 대표음식인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동인동찜갈비. / 대구시

대구시는 오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달 10일과 20일, 30일을 '대구 10미 데이'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대구 10미는 대구시를 대표하는 10가지 음식으로, 뭉티기(생고기)와 동인동찜갈비, 막창구이, 복어불고기, 논메기매운탕, 누른국수, 따로국밥, 야끼우동, 납작만두, 무침회로 구성돼 있다.

이번 행사에는 대구시 9개 구·군에서 10미를 판매하는 음식점 86곳이 참가한다. 11월까지 매달 10일과 20일, 30일에 해당 음식점에서 10미 메뉴를 주문하면 음식값의 5% 할인이나 테이블당 음료 제공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참여 음식점을 방문한 고객이 매장 내 QR코드를 통해 식사 후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360명에게 카페와 아이스크림 가게, 편의점 등에서 쓸 수 있는 1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된다. 참여 음식점 목록은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구 푸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향토성·역사성 따져 선정한 '대구만의 맛'

대구 10미는 2006년 대구시가 지역의 향토성과 역사성, 상품성 등을 기준으로 음식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선정한 음식들이다. 각 음식에는 저마다 대구라는 도시의 역사가 담겨 있다. 대표 격인 뭉티기는 1950년대 후반 처지개살(사태살의 일종으로 소 뒷다리 안쪽 허벅지살)을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 참기름과 마늘, 굵게 빻은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에 찍어 먹는 조리법으로 시작됐다. 육회가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지금도 이런 방식의 생고기 안주는 대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회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육회 자료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동인동찜갈비는 1960년대 대구 동인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시작됐다. 갈비를 유난히 좋아하던 어느 부부가 무더운 여름 복날이면 정육점에서 갈비를 사다 가마솥에 푹 익혀 소금에 찍어 먹던 것이 그 시초다. 이후 매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넣은 양념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매콤한 찜갈비로 발전했다.

납작만두는 1960년대 초 밀가루는 비교적 흔해졌지만 만두소로 쓸 재료는 부족했던 시절, 당면과 부추, 당근, 양배추 등 식물성 재료 위주로 소를 채워 만든 것이 시초다. 얇은 만두피에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은 뒤 한 번 삶고 구워 간장을 뿌려 먹는 이 만두는 대구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막창구이는 1970년대 초부터 대구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소주 안주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콤한 야끼우동부터 담백한 논메기매운탕까지

나머지 대구 10미도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대구식 육개장으로 불리는 따로국밥은 소고기와 대파, 무, 토란대만으로 국물을 내 텁텁함 없이 개운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고추기름을 살짝 더해 매콤한 인상을 주는 것이 대구식이다. 복어불고기는 도톰하게 썬 복어와 콩나물, 당면을 철판에 볶아 먹는 음식으로, 복어의 부드러운 식감과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진다. 논메기매운탕은 민물메기를 활용한 얼큰한 탕 요리이고, 무침회는 홍어나 가오리 등을 매콤하게 무쳐낸 대구식 회무침을 가리킨다. 누른국수는 콩가루를 섞은 반죽으로 뽑은 면을 멸치육수에 말아 먹는 여름철 별미이며, 야끼우동은 일본식 볶음우동을 대구식으로 변형해 매콤한 양념과 해물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노권율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대구 10미의 매력을 직접 즐기며 대구의 맛과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보다 참여 매장 두 배 가까이 늘어

대구시가 10미 데이 형태의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비슷한 취지의 행사가 열렸는데, 당시 참여 음식점은 46곳으로 이번(86곳)의 절반 수준이었다. 할인율도 5~10%로 다소 유동적이었고, 대구의 대표 먹거리를 경쾌한 멜로디로 소개하는 홍보송 '대구의 맛'을 참여 음식점에서 틀어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1년여 만에 참여 매장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향토 음식을 활용한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가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시는 대구 10미 외에도 매년 여름 두류공원 일대에서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열어 치킨과 맥주를 매개로 한 축제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 먹거리를 관광 콘텐츠와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