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인데 도축 물량 13.7% 뚝… 20% 폭등한 '명절 대표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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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농가 감소로 한우 가격 20% 폭등, 언제까지 오를까?
공급 부족에 고급육 선호까지…추석 한우값 역대급 강세
추석을 앞두고 축산물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우는 공급 부족에 추석 수요까지 겹치면서 소비자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안팎 올랐다. 전체 축산물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흐름과는 별개로, 유독 한우만 유별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우 등심 22.6%↑…사육농가 1년 새 3700호 감소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기간별 가격을 보면, 지난 4일 기준 한우 안심 가격은 100g당 1만 5308원으로 1년 전보다 19.9% 올랐다. 등심은 22.6%, 양지도 17.7% 각각 뛰었다. 사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사육 마릿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명절 수요까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가격 상승의 뿌리에는 한우 산업 자체의 구조적 위축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6월 1일 기준 한우 사육 농장은 7만 2389호로 1년 전보다 3689호(4.8%) 줄었다. 사육 두수 역시 315만 4000두로 전년보다 17만 4000두(5.2%) 감소했다. 한·육우 전체 사육두수도 328만 9000두로 지난해보다 4.9%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앞으로의 생산 기반을 좌우할 가임암소도 2024년 6월 164만 3000두에서 올해 6월 154만 3000두로 2년 사이 10만두나 줄었다.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어미 소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감소세가 단기간에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한우 농가의 79.7%가 사료비와 유류비 등 생산비 상승을 가장 큰 경영난으로 꼽았을 만큼, 농가들이 사육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읽힌다. 실제로 지난해 한우 번식우는 두당 86만 1000원, 비육우는 두당 99만 9000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적자 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생산비조차 온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농가 고령화와 후계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장기적인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석 성수기 도축 마릿수 13.7%↓…등급까지 고급화
당장 추석 성수기 공급은 더 빠듯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추석 전 4주간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3일까지 한우 도축 마릿수는 약 9만 6000마리로 지난해(11만 2000마리)보다 13.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평년 물량(10만 7000마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하 가능한 개체 자체가 줄어든 만큼, 명절을 앞두고 물량을 억지로 늘릴 수도 없는 구조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고급육을 찾는 경향까지 겹쳤다. 1+ 등급 이상 비중이 60%대까지 늘어나면서, 같은 물량이라도 평균 판매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명절 선물이나 차례상용으로 저렴한 등급보다 고급육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이, 결과적으로 체감 가격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셈이다.
이런 사정은 도매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달 한우 거세우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2만 4246원으로 전년보다 18.4% 상승했다. 지난 3일 기준 한우 경락가격은 kg당 2만 4607원으로 전주 같은 요일보다 5.2%, 전주 일평균보다 5.9% 올랐다. 평년 같은 기간 일평균과 비교하면 26.5% 비싼 수준이다. 농경연은 올해 한우 도매가격이 kg당 2만 2500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14.5%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추석 성수기에는 kg당 2만 4000~2만 5000원까지 오르며 전년 대비 14.3~19.0%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격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 3일 기준 한우 등심(1등급) 소비자가격은 100g당 1만 1017원으로 전주 일평균보다 4.1% 올랐고, 평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9% 높았다.
수입 소고기도 20%↑…쇠고기 수입량 자체는 되레 늘어
한우값이 오르자 수입산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 소고기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 가격은 100g당 4019원으로 1년 전보다 20.1% 상승했다.

다만 수입량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쇠고기 수입량은 24만 843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호주산이 12만 9758t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이 10만 4486t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한우 공급이 달리는 사이, 수입 소고기가 그 공백을 메우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다만 수입 소고기 역시 국제 곡물가와 환율, 해외 현지 사육 여건에 따라 가격이 함께 오르내리는 만큼, 한우 대체재로서 마냥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돼지고기는 안정세, 육계는 상승…계란은 오히려 하락
다른 축산물은 엇갈린 흐름을 보인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이 100g당 2862원으로 1년 전보다 1.6% 올라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 폭을 나타냈다. 정부는 하반기 돼지 출하 물량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석 이후 수요가 줄면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한우 도축 물량이 사육 마릿수 감소 영향으로 평년보다 약 5.9% 줄어들 것으로 보면서도, 돼지고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축산물이라도 한우와 돼지고기의 수급 여건이 이렇게 엇갈리는 것은, 사육 주기와 번식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육계는 9월 도계 마릿수가 6157만~6294만 마리로 지난해보다 8.8%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가격 오름세가 예고됐다. 명절 연휴로 작업일수 자체가 줄어드는 영향이 크다. 계란은 정반대다. 생산량이 늘면서 전월보다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축산물 안에서도 품목별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정부, 한우 최대 50%·한돈 20% 할인…소고기 2만 2000t 공급
정부는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축산물 공급 확대에 나섰다. 소고기는 2만 2000t, 돼지고기는 역대 최대 규모인 6만 7000t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할인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 할인 지원과 생산자단체 자조금 등을 활용해 한우는 최대 50%, 한돈은 20% 안팎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현장을 찾아 한우와 돼지고기 수급 여건을 점검하며,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할인 행사를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명절 대목을 맞아 작업량이 늘어나는 현장 종사자들의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 나왔다.
다만 한우 사육 마릿수가 내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실제 도축 물량 회복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해 2027년과 2028년에도 도축 마릿수가 각각 82만 8000마리, 82만 7000마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우 가격 강세는 이번 추석 이후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아지가 태어나 출하 가능한 크기로 자라기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 한우 사육 특성상, 지금 당장 번식을 늘리더라도 실제 시장 공급이 넉넉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축산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