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 지지고 물고문까지한 10대 2명…결국 집행유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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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죄질 불량하나 반성…교화 가능성”
검찰·피고인, 항소 포기
또래 여학생들을 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촬영해 유포한 10대 여학생 2명에 대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 김국식)는 공동상해와 특수협박, 강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19)양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공동상해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B(16)양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 2명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도 명령했다.
A양과 B양은 지난 2024년 9월 18일 남양주시 C양의 집에서 C양 때문에 지인이 다른 사람에게 맞았다며 욕조에 집어넣은 뒤 물을 계속 붓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져 2도 화상을 입히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집 안으로 들어간 A양은 흉기로 위협해 C양을 욕조에 들어가게 한 뒤 물고문하고, B양은 밖으로 나오려는 C양을 페트병과 나무 주걱 등으로 마구 때렸다. 이들은 C양을 이삿짐 상자에 들어가게 한 뒤 발로 걷어차고, 담뱃불로 상처를 입히거나 치약을 삼키게 하기도 했다.
C양은 이 같은 폭행으로 척추 부위 염좌와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성범죄 혐의도 함께 드러났다. A양은 같은 달 23일 서울의 한 원룸에서 또래들과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던 중, 벌칙을 이유로 D양에게 옷을 모두 벗게 하고 성적 행위를 강요한 뒤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B양은 이 영상을 넘겨받아 같은 달 말 피해자의 남동생 등 여러 명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이 영상을 넘겨받은 뒤 같은 달 말 피해자의 남동생 등 여러 명이 참여한 소셜미디어(SNS) 단체 대화방에 유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 경위, 내용, 수법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이어서 향후 성행 개선과 교화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 소년보호처분이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A·B양 모두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판결이 확정되면서 최근 급증하는 10대 청소년 범죄의 잔혹성과 사법부의 양형 기준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다시금 점화되고 있다. 특히 소년법의 취지인 '교화와 선도'가 실제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가 겪는 평생의 트라우마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가 단순한 신체적 폭력을 넘어 흉기 협박, 가혹행위, 디지털 성범죄 등 성인 범죄를 방불케 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지인이 다른 사람에게 맞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물고문을 가하고, 신체를 담뱃불로 지지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음에도 피고인들이 소년이고 초범이라는 점, 그리고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사유가 감형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성 착취물이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유포되어 피해자의 남동생 등 지인들에게까지 노출된 점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겪는 2차 피해의 고통이 극심함을 보여준다. 영상이 일단 유포되면 완전한 삭제가 어려워 피해자는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힘든 만성적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소년법 적용 연령을 낮추거나 흉악 범죄에 대해서는 성인과 동일한 수준의 엄정한 형사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의 교화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모방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기는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