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크로반’ 멀어졌는데…7일 오전까지 안심 못 하는 ‘이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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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멀어져도 제주 비상, 시속 90㎞ 강풍과 5m 파도 경보
크로반 간접 영향, 강풍·너울·파고로 7일 오전까지 긴장 필요
제24호 태풍 ‘크로반(KROVANH)’이 한반도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7일 오전까지 긴장을 늦추기 어렵겠다. 산지와 중산간을 중심으로 최대 40㎜의 비가 더 내리고, 제주 남쪽 먼바다에서는 최고 5m에 이르는 거센 파도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태풍의 중심이 제주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날씨가 평온해지는 것은 아니다. 크로반을 둘러싼 강한 기압 차와 넓은 강풍 반경의 영향이 남아 있어 비보다 바람과 높은 물결이 더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제주 산지 최대 40㎜…비는 7일 오전까지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중산간과 산지, 한라산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가끔 비가 내리겠다.
비는 7일 오전까지 이어지지만 종일 계속 내리기보다 중간중간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7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 중산간·산지 10~40㎜, 해안지역 5~10㎜다.
제주와 서귀포, 성산 등 동쪽과 남쪽 지역에는 6일 가끔 비가 내리겠다. 산천단과 한남, 성판악 등 중산간과 산지에서는 7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강수량만 보면 큰비 수준은 아니지만 산지와 중산간에서는 짧은 시간에도 날씨가 급변할 수 있다. 비가 내리는 구간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워질 가능성이 있어 한라산 인근 도로와 굽은 길을 지나는 운전자는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7일 오후부터 육상 날씨는 차츰 회복될 전망이다. 오전까지 흐리고 비가 내리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지겠고, 8일부터는 대체로 맑거나 구름 많은 날씨가 예상된다. 다만 비가 그친 뒤에도 강풍의 영향은 더 이어질 수 있어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간접 영향...강풍이 위험한 이유
이번 제주 날씨에서 더 주의해야 할 변수는 비보다 바람이다. 제주 주요 지역에는 6일 북동풍과 동풍이 매우 강하게 불고, 7일 오전에도 북풍과 북동풍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제주에서 순간풍속이 시속 70㎞, 산지에서는 시속 90㎞를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풍은 바람의 속도가 조금만 빨라져도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 급격히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순간적으로 몰아치는 돌풍은 간판과 공사장 가설물, 현수막 등을 떨어뜨릴 수 있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가로수를 쓰러뜨릴 수도 있다.

높이가 높은 차량과 이륜차는 옆바람을 받을 때 중심을 잃기 쉽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제주공항이나 항만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출발 전 운항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제주에서는 지난 4일부터 강풍이 이어지면서 가로수와 신호등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항에서는 크레인 전도 사고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풍이 며칠째 계속된 만큼 이미 바람의 영향을 받은 간판과 외벽, 공사장 가설물, 나무 등이 추가로 파손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크로반의 간접 영향으로 여수와 완도 등 전남 일부 지역에도 강풍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간판과 비닐하우스 등 실외 시설물을 점검하고, 현수막과 나뭇가지 같은 낙하물로 인한 보행자·교통사고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 먼바다 최고 5m…너울은 해안까지 덮친다
바다는 육상보다 기상 회복이 더 늦을 전망이다. 6일 제주도 앞바다의 파고는 1.5~4.5m로 예상됐다. 북부와 서부 앞바다에서는 최고 3.5m, 남부와 동부 앞바다에서는 최고 4.5m까지 물결이 높게 일겠다.
제주 남동쪽 안쪽 먼바다와 남쪽 바깥 먼바다의 상황은 더 거칠다. 6일부터 7일 오전까지 파고가 2~5m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해당 해역에서는 초속 10~18m의 강한 북동풍과 동풍도 예상된다.
높은 파도와 함께 강한 너울이 해안으로 밀려올 가능성도 있다. 너울은 먼바다에서 만들어진 파도가 해안까지 전달되는 현상이다. 해안 날씨가 비교적 잔잔해 보여도 갑자기 큰 물결이 밀려들 수 있고, 백사장을 빠르게 덮거나 갯바위와 방파제를 넘어설 수 있어 위험하다.
파도를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방파제와 갯바위에 접근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낚시와 해안 산책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해안도로를 지날 때는 파도가 도로까지 넘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제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기상청도 제주 해안의 강한 너울을 경고하며 낚시 등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했다.
강풍 피해 줄이려면 이렇게 대비해야

강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에는 베란다와 옥상, 마당에 놓인 화분이나 빨래 건조대처럼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을 실내로 옮겨야 한다. 간판과 지붕, 비닐하우스, 축사 등 실외 시설물은 단단히 고정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면 밖으로 나가 시설물을 직접 손보려 해서는 안 된다. 창문과 출입문을 닫고 가능하면 유리창에서 떨어진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 외출 중이라면 공사장과 낡은 건물, 가로수, 전신주, 간판 아래를 피하고 가까운 건물 안으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운전할 때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간격을 넉넉히 확보해야 한다. 교량이나 해안도로처럼 옆바람을 강하게 받는 구간에서는 핸들이 갑자기 흔들릴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륜차와 자전거 운행, 야외 작업은 가급적 중단하는 것이 좋다.
농가에서는 비닐하우스와 방풍망, 농업시설을 미리 고정하고 배수로가 막히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다만 강풍이 시작된 뒤에는 시설물보다 사람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도 강풍이 불 때 야외활동과 공사장 작업, 크레인 운행 등을 중단하고 실내로 이동할 것을 권고한다. 차량을 운전할 때는 감속하고 주변 차량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한편 크로반은 6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140㎞ 해상에서 시속 10㎞로 동진했다. 중심기압은 992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21m이며 강풍반경은 250㎞다.
태풍은 7일 오키나와 동쪽 해상으로 이동한 뒤 북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8일 오전 3시께 일본 가고시마 남남동쪽 약 39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태풍의 중심은 멀어지지만 제주와 남해상의 강풍·풍랑·너울 위험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 만큼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