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2-K~8학년 생성형 AI 1년 전면금지…학부모·교사노조 “구멍 많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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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공립학교, 2-K~8학년 생성형 AI 1년 금지
고교는 5만명 시범 참여·주 45분 제한, 학부모·교사노조 반응 엇갈려

뉴욕시 공립학교가 새 학기부터 유치원 전 단계인 2-K부터 8학년까지 생성형 AI 사용을 1년간 전면 금지한다. 미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군인 뉴욕시교육청이 내놓은 조치로, 관계자들은 “전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금지”라고 소개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카마르 새뮤얼스 교육감은 수요일(현지시각) 브루클린 스팀센터에서 정책을 발표했다. 새 학년 첫날은 9월 10일이다. 발표 직후 학부모단체와 교사노조는 “방향은 맞지만 구멍이 많다”는 반응을 냈다.
2-K부터 8학년까지 금지, 고교는 주 45분 감독 학습만
정책의 뼈대는 학년별로 다르다. 2-K(유치원 준비반)부터 8학년까지는 생성형 AI를 전혀 쓸 수 없다. AI 동반 챗봇(companion chatbot)은 전 학년에서 예외 없이 금지된다. 기존에 학교가 승인해 쓰던 프로그램 중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38개는 AI 기능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비활성화하기로 했다.
화면 사용 시간에도 제한이 붙는다. 2-K부터 2학년까지는 크롬북 같은 개인 기기를 교실에서 쓸 수 없다. 중학년에는 하루 30분에서 45분 사이의 화면 사용 권고 시간이 새로 생긴다. 휴대전화는 이미 지난 학년도부터 주법에 따라 금지된 상태다.
고등학교는 결이 다르다. 최대 5만 명의 고교생이 5개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학교당 시범 학급은 최대 5개로 제한된다. 시범 프로그램에서는 읽기 지원 도구 퀼(Quill), 수학 코칭 도구 에디아(Edia), 교사용 활동 설계 도구 브리스크 티칭(Brisk Teaching)과 플레이랩(Playlab), 학기 단위 프로젝트용 인텔 AI-레디 스쿨스(Intel AI-Ready Schools) 등 이미 검증된 5종의 도구만 쓸 수 있다. 사용 시간은 교사의 직접 감독 아래 주 최대 45분으로 못박았다. 고교생은 AI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AI 관련 편향과 위험, 진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루는 45분짜리 AI 리터러시 교육을 연 2회 받는다.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12~15시간짜리 별도 과정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교사는 성적 채점·행동 감시엔 AI 금지, 행정업무는 허용
교사에게도 새 가이드라인이 붙는다. 성적을 채점하거나 학생 행동을 감시하거나 특수교육 계획을 작성하는 데는 AI를 쓸 수 없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업무나 수업 준비에는 AI 활용이 허용된다.
새뮤얼스 교육감은 “일부는 우리가 충분히 멀리 가지 않았다고, 혹은 AI 도입을 더 빠르게 추진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반대로 교실에 AI가 설 자리가 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두 본능 모두 이해하지만, 어느 쪽도 학생들에게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맘다니 시장은 “기술 업계는 AI 기반 조기 교육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우리가 믿길 원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책에 앞서 2년간의 모라토리엄을 요구해온 학부모 중심 연합체 AI모라토리엄연합(AIM Coalition)은 “진전이지만 구멍이 많다”는 입장을 냈다. 유치원 준비반 자녀를 둔 학부모이자 이 연합 소속인 리앗 올레닉은 “솔직히 말하면 답이 안 나온 질문이 많고 예외도 너무 많다”면서도 “하지만 유치원생들이 이번 가을에 AI 챗봇과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교사노조인 통합교사연맹(UFT)의 마이클 멀그루 위원장은 화면 사용 시간 정책에는 “말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질문이 답을 얻지 못한 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구매하는 프로그램이 새 기준을 지키는지 어떻게 확인할지 설명이 없다는 이유였다. 멀그루 위원장은 “진지하게 하려면 개별 학교 공동체나 교사 각자가 나중에 자기 학교가 쓰는 프로그램이 새 정책에 맞는지 알아내게 하기보다, 공급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 옹호단체 페어플레이(Fairplay)의 조시 골린 대표는 “안전을 확인하기엔 1년의 평가 기간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교생·전문가들의 상반된 시선
고등학생 당사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뉴욕시민자유연합(NYCLU) 틴 액티비스트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브루클린 어반 어셈블리 과학수학여고 재학생 옐라니 조셉은 저학년 AI 금지가 고등학교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짚었다. 조셉은 “중학교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고등학생들은 이런 실험의 대상으로만 취급받기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편 시각도 있다. 빈곤 퇴치 단체 로빈후드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뷰리 주니어는 고용주들이 점점 더 AI 역량을 요구하고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고교에서 제한적으로라도 기술을 쓸 수 있게 한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저학년 대상 모라토리엄에는 “옳은 결정이 아니다”라며 다음 학년도를 넘겨서까지 연장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뷰리는 “학생을 보호하려는 이해할 만한 노력 속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활용까지 우리가 걷어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모든 학생에게 학교에서 AI를 적절히 쓰는 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오히려 학생들이 집에서 AI를 부적절하게 쓸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학부모들 사이의 여론도 갈린다. 찬성 쪽은 어린 시절 AI에 일찍 노출되면 학업 태만과 부정행위,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 수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대 쪽은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들이 사립학교 학생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금지보다는 책임 있는 사용법을 가르치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시행 방식은 아직 안갯속
맘다니 시장은 정책이 다음 학년도 이후 연장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집행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교사와 교장, 지역 교육장(district superintendent)을 “신뢰한다”는 언급이 전부였다. 시 교육 담당자들은 정책이 학생들에게 처벌 목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학교가 구매하는 소프트웨어가 새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 38개 프로그램의 구체적 목록 공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새 학기는 9월 10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