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1300달러 돌파…월러 금리동결 시사에 ETF 7.3억달러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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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1000달러대 회복, ETF에 7억3000만달러 유입…1월來 최대
월러 연준 이사 금리동결 시사에 숏스퀴즈서 실매수세로 전환 중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급등하며 8만1000달러대를 회복했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크립토 시장 전체가 반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하루 만에 7억3000만달러(약 9,906억원, 1달러 1,357원 기준)가 몰려 올해 1월 이후 최대 유입을 기록했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초반 반등은 공매도 강제 청산에 따른 숏스퀴즈 위주였지만 점차 실제 매수세가 유입되는 쪽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다만 옵션시장은 여전히 뚜렷한 돌파를 점치지 않는 분위기다.
월러의 “금리 동결 지지” 발언이 쏘아올린 랠리
디크립트(Decrypt)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9월 3일(현지시각) 로이터넥스트 뉴스메이커(Reuters NEXT Newsmaker) 인터뷰 준비 발언에서 8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개선된다면 현재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쪽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하나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 기준 9월 15~16일(현지시각)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63.2%에서 50.4%로 낮아졌다.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도 전날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가 발언 이후 4.73%대로 내려갔다.
디크립트는 일주일 전 상황과 뚜렷이 대비된다고 짚었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의 매파적 잭슨홀 연설 이후 비트코인은 7만6877달러까지 밀렸고 금리 인상 확률은 56%까지 올랐던 참이었다. 만약 이번에 실제로 금리가 인상된다면 2023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디크립트는 전했다. 같은 날 뉴욕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453포인트(0.9%) 올랐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가까이 상승했다. 엔비디아(Nvidia)가 AI 모델 허브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130억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로 인수한다고 확인하며 기술주 강세를 더했다.
급등의 여파로 24시간 동안 11만9000명 넘는 트레이더가 강제 청산됐고 전체 청산 규모는 5억달러를 넘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집계 기준 이 중 숏 포지션 청산이 4억1500만달러 안팎으로, 롱 포지션 청산 920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디크립트는 직전 한 시간 동안만 3억2900만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이 중 비트코인 관련 청산만 8600만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숏스퀴즈 넘어 “진짜 매수세”로 전환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8만1000달러대로 올라선 초반 과정은 크립토퀀트(CryptoQuant) 분석상 공매도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거나 정리되면서 만들어진 흐름이었고, 신규 롱 포지션을 여는 트레이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등의 첫 단계가 공매도 청산에 따른 강제 매수에 의존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하루 만에 7억3090만달러가 순유입되며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블랙록(BlackRock)의 IBIT가 약 4억5400만달러를 끌어모았고 피델리티(Fidelity),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등의 상품에도 자금이 몰렸다. 이번 유입은 8월 한 달간 미국 비트코인 펀드에 약 35억달러가 들어와 2025년 9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현물 거래소 거래량도 8월 초 저점 대비 3~4배가량 뛰었다고 크립토퀀트는 분석했다. 바이낸스(Binance)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코인베이스(Coinbase)와 멕스씨(MEXC)에서도 거래가 강해졌다. 대형 보유자의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시간당 비트코인 고래 유입량이 반복적으로 2000BTC를 넘어섰고, 바이낸스의 평균 입금 규모는 종전 20~30BTC 수준에서 50BTC 이상으로, 많을 때는 75BTC 근처까지 커졌다. 알트코인 예치 거래도 7일 누적 기준 1만5000~2만 건 수준에서 약 4만5000건으로 늘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런 지표들이 초기 숏 커버링 국면보다 더 넓은 참여자층에서 나온 활동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코인베이스 등 업계 확장, 스트래티지도 매수 재개
디크립트 모닝 미뉴트(Decrypt Morning Minute)에 따르면 랠리와 함께 크립토 업계 전반의 사업 확장 소식도 잇따랐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개별 종목 무기한 선물을 미국 트레이더에게 제공하기 위한 통지 등록 신청서 2건을 제출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두바이 지점을 통해 기관 대상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거래를 시작했다. 소파이(SoFi)는 크라켄(Kraken)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와 제휴해 소파이USD를 크라켄에 상장하고 소파이의 크립토 거래를 크라켄 프라임 경로로 처리하기로 했다. 비트겟(Bitget) 최고경영자 그레이시 첸(Gracy Chen)은 블랙록 등 월가 기관들과 토큰화 ETF의 아시아 유통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확장 흐름은 비트코인 최대 보유 상장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두 달간의 매수 공백을 깨고 다시 비트코인 매입을 재개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최고경영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매수 재개를 예고한 뒤, 회사는 최근 대규모 트레저리 조치를 공식화한 바 있다.
옵션시장은 여전히 신중…8만2300달러가 다음 관문
현물 수요가 강해지는 것과 달리 파생상품 시장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9월 5일(현지시각) 2만9600계약, 23억9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이 만기를 맞았다. 풋콜 비율은 0.65, 맥스 페인(옵션 매도자에게 최대 손실을 주는 가격) 수준은 7만3000달러였다. 이번 만기 물량은 미결제 옵션 전체의 약 7%에 불과해 대부분의 포지션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릭스라이브(Greeks.live)는 콜 옵션의 감마 노출이 여러 행사가에 분산돼 있던 것에서 8만달러 위쪽으로 점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풋 옵션의 감마 노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8월 28일(현지시각) 8만1400달러까지 올랐다가 7만6000~8만1000달러대 범위로 밀렸던 전례가 있다. 크립토퀀트가 강한 장기 상승장 국면을 구분하는 데 쓰는 365일 이동평균선은 현재 8만2300달러 근처에 놓여 있어, 비트코인이 다음으로 넘어야 할 관문으로 지목된다.
크립토퀀트의 불 스코어(Bull Score)는 70으로, 8월 랠리 당시 한때 80까지 올라 2025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간 실현변동성은 이번 주 약 40%로 올랐지만 임플라이드 변동성(옵션시장이 반영하는 기대 변동성)은 오히려 약 36%로 낮아졌다. 15일 변동성 리스크 프리미엄은 목요일 한때 마이너스 16%까지 떨어졌다가 마이너스 6% 선으로 회복했는데, 이는 지난달 최고치였던 약 1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결제약정(오픈 인터레스트)은 달러 기준으로 약 480억달러에 근접했지만, 알프랙탈(Alphractal)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단위로 환산하면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가격 상승이 달러 기준 미결제약정을 부풀렸을 뿐, 실제 노출이 비례해서 커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음 변수는 곧 도착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9월 4일(현지시각) 아침 8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9월 15~16일(현지시각) FOMC 회의를 앞둔 마지막 주요 경제지표였다. 월러 이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7월까지 월평균 신규 고용은 6만 명, 실업률은 4.1%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7월 고용 지표 부진이 그 자체로 금리 인상 확률을 끌어내린 전례가 있어, 이번 지표 하나가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