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레노가 한국 감독이냐면…” 현영민 위원장이 직접 밝힌 감독 선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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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이해도와 준비 속도로 선택된 모레노 감독
공개채용으로 신뢰 회복, 데이터 기반 전문가팀 꾸려
대한축구협회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공석이 된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을 선택한 배경이 공개됐다.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공개채용에 22명이 지원한 가운데 최종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경력이나 이름값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지, 짧은 준비 기간에도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증한 결과였다.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4일 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 'KFA TV'를 통해 모레노 감독의 선임 과정과 평가 기준을 직접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1일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6명의 선임안을 승인했다. 이번 공개채용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맞춰 진행됐으며, 서류 접수와 정량 평가, 비대면 면접, 스페인 현지 대면 면접 및 계약 조건 조율 등의 과정을 거쳤다.
현 위원장이 공개채용을 택한 배경에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 있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절차적 정당성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공채 방식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 판단했다"라며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전술적 지향점, 위기관리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코치진의 협업 체계도 심도 있게 검증했다"고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평가 과정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준비 수준을 보여줬다. 현 위원장은 "짧은 준비 시간이 주어졌지만 바로 팀을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도 주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K리그 선수들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군 팀인 김천 상무의 특수성까지 파악하고 있었던 점이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분석하고 있었으며,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연락처를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도 보였다.
대면 면접 과정에서는 모레노 사단의 준비 속도도 눈에 띄었다. 스페인 현지에서 면접 일정이 확정되자 각지에 흩어져 있던 코칭스태프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한자리에 모였다. 계약이 최종 체결되기 전부터 대표팀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열의를 보여준 셈이다. 현 위원장은 이 같은 모습과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종합해 선임 적합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모레노 감독의 지도 경력도 평가에 중요한 요소였다. 그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FC바르셀로나 수석코치를 맡았으며 2019년에는 스페인 대표팀을 잠시 지휘했다.
이후 AS모나코, 그라나다, PFC소치 등에서 감독 경력을 쌓았다. 특히 분석관 출신으로서 데이터에 기반한 전력 분석 능력을 갖췄고, 개성이 강한 정상급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과 여러 전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현 위원장은 "개성 있는 톱 클래스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과 데이터 기반의 전력 분석, 다양한 전술 전개 능력이 모레노 감독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모레노 사단 6명 전원이 유럽축구연맹(UEFA) 프로(Pro) 라이선스에 준하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역할이 전문적으로 분업화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과 함께하는 코칭스태프도 전문성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수석코치는 PFC소치에서 모레노 감독과 함께했던 에두아르도 도캄포가 맡는다.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는 분석과 훈련 방법론을 담당하며, 빅토르 브라보 데소토 코치는 스페인 하부리그 지도 경험을 갖췄다. 피지컬 코치는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동한 하비에르 초카이며, 골키퍼 코치는 라리가에서 10년간 경험을 쌓은 니코 보쉬다. 모레노 감독까지 포함해 6명 모두 스페인 출신으로 구성됐다.
현 위원장은 모레노 사단에 대해 "공개 채용을 통해 한국 축구가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의 적임자이자 가장 완벽하게 분업화된 사단"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 대표팀을 운영해야 하는 임시 감독 체제인 만큼 감독 개인뿐 아니라 각 분야의 역할을 명확하게 나눈 코칭스태프 구성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됐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10월 4경기와 11월 2경기 등 총 6차례 A매치를 지휘하며 이 기간의 성과를 평가 받는다.
평가 결과에 따라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와 제도 개선 논의, 아시안컵 엔트리 제출 시점 등이 맞물린 만큼 우선 6경기를 통해 대표팀 운영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6경기를 잘 치르고 아시안컵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그려지길 기대한다"며 모레노 사단에 대한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모레노 감독은 약 2주 뒤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며 14일 취임 기자회견과 9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대표팀 업무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