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추석 끝나고 볼까”... 김승원-유흥주점 여사장 통화 녹취 공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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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점 사장 브로커 “도와줘, 오빠 선거에도 좋고”
김승원 “그럼 추석 끝나고 바로 볼까? 날짜 보낼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 청탁 의혹'과 관련해 사건 브로커로 알려진 양모씨와의 과거 녹취록을 4일 페이스북에 추가로 공개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를 겨냥해 "이게 공익 민원 해결인가"라고 몰아세웠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흥주점 여자 사장이었던 양씨는 2021년 10월 7일 김 후보자와의 통화에서 "오빠, 전에 말씀드린 교수님 건이다. 지금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해서 (심사 신청이) 들어가 있다"면서 "이번에 담당자 변경도 있고 해서 원래 12일인가 8일인가 결과치가 나오기로 했는데 이게 늦춰지나 보다"고 말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오빠'는 양씨가 김 후보자를 부르는 호칭이다. '교수님'은 의약품 제조업체 제넨셀 오너 강모씨를 가리킨다.

양씨는 이어 "제가 봤을 때 이거는 다 만들어진 틀이다. 그래서 이걸 오빠가 도와주고 그러면 정말 좋을 텐데"라며 "왜냐면 여기 이미 300억원 투자 유치도 돼 있다. 10월 15일에 돈도 들어오기로 돼 있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안은 오빠가 이번 주나 다음 주나 시간이 되면 뵀으면 좋겠고, 2안은 식약처(를 통해) 이거 제넨셀 (심사 진행 상황을) 파악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완전히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답했다. 그는 "그래서 치열한 로비가 있는데, 설명을 들어봐야 하니까 시간을 절약하려면 메일로 자료를 좀 보내줄 수 있니. 그다음에 한번 보자. 국정감사 중이라 좀 바쁘긴 한데 서울에서 보면 되잖아"라고 말했다.

한 의원이 전날 공개한 2021년 9월 14일자 녹취록에서 양씨는 "오빠, 강 교수님이 지금 비공식으로 코로나 3상에 들어가 있다. 교수님 말씀은 너무 데이터가 잘 나왔고 프로토콜만 문제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씨는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은, 오빠네 선거가 있지 않나. 우리 교수님이 제넨셀 최대주주다. 이제 그 회사가 코로나 (신약)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이거 자금화(가 되면),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하고"라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그럼 추석 끝나고 바로 볼까? 날짜 보낼게"라고 답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양씨는 한 컨설턴트와의 통화에서 "(내가) 승원 오빠에게 얘기해서 식약처장과 직접 소통하게 했고, 두 사람이 문자를 주고받은 걸 자신에게 캡쳐해 보내줬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이후 임상시험 승인이 떨어졌다며 승인이 나지 않았다면 강씨가 수십억원을 물어내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의혹의 쟁점은 김 후보자의 신약 관련 로비가 과연 '선출직 공직자의 공익적 고충 민원 전달'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청탁금지법은 이 경우를 부정청탁의 예외로 두고 있다. 다만 국민권익위원회는 특정 개인이나 법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전달 행위는 공익성에 따른 면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석해 왔다.

한 의원은 이날 검찰의 '구형 계획 보고서'도 공개했다. 이 문서는 서울서부지검이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 혐의로 소환조사한 뒤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검찰이 당초 김 후보자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할 예정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구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피의자(김 후보자)의 알선, 뇌물약속 등을 기화로 강모씨가 110억 원 상당, 양모씨가 6억원 상당의 거액의 불법적 이익을 얻었고, 거짓 자료를 근거로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이 이뤄져 국민 건강에 위험이 발생하는 등 잘못이 중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8월 구형"을 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문서에는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하여 알선뇌물약속죄를 범해 형의 집행유예·실형 선고 받는 경우 피선거권 상실로 국회법상 당연 퇴직 사유 해당"한다는 대목과 "수수 액수가 크지 않은 알선뇌물 사건에서 대체로 집행유예 선고"가 이뤄진다는 대목도 담겼다.

한 의원은 "서부지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혐의로 소환조사했다. 그 후 서부지검은 김 후보자를 기소하기로 하고, 대검찰청, 법무부에 김승원 후보자를 기소하겠다고 기소 계획을 문서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대신해서 묻습니다. 누가, 왜 김승원 기소와 징역형 구형을 막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의혹은 김 후보자와 양씨, 영장 담당 판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더 커졌다. 김 후보자는 사건에 연루된 양씨, 영장 담당 정모 판사와 함께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사건 관련으로 연락하거나 부탁한 적 없다"고 이날 해명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설명자료에서 "2022년 2월경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모 판사와 양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 이후 이들과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씨는 2021년 10월 김 후보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인물이다. 이 양씨와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정 판사가 2022년 2월경 한 식당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 판사는 김 후보자와 서울법대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에 1년 차이로 합격한 뒤 2002년 전주지법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판사는 해당 만남이 이뤄진 지 약 1년 10개월 뒤인 2023년 12월 제넨셀 대표 강씨의 사기미수 등 혐의 관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씨는 정치권 인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이 빨리 승인되도록 도와달라고 양씨에게 부탁한 인물이다.

브로커 양씨는 2000년대부터 김 후보자와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2013년 당시 양씨가 운영하던 유흥주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양씨는 김 후보자를 '오빠', '엉(형)아'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양씨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 후보자, 정 판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야근 중에 김 후보자의 연락을 받고 자리에 참석했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한 의원은 2023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을 찾아 정 판사를 강씨 사건 영장 심사에서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의원은 "배제 요청 이유가 정 판사가 김 후보자, 양씨와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공정한 영장 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느냐"며 "그럼에도 정 판사는 그 사건 영장 심사를 맡았고, 제넨셀 오너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와 양씨, 정 판사가 함께 찍은 사진과 김 후보자가 양씨와 함께 있다며 정 판사를 술자리로 불러내는 문자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재차 영장을 청구했다. 강씨는 2024년 1월 다른 영장전담판사가 영장을 발부하면서 결국 구속됐다.

김 후보자 측은 과거 사진과 영장 심사는 무관하다며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준비단은 "정 판사는 해당 사건의 영장 심사에 관여하지 않았다. 양씨에 대한 두 차례의 구속영장 청구는 정 판사와 무관한 서로 다른 영장전담판사들이 심사해 기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씨가 아닌 강씨의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준비단은 "해당 모임은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보다 약 2년 전의 일"이라며 "후보자는 당시 수사나 영장 청구를 예상할 수 없었고, 2023년 12월 구속영장 청구·기각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양씨의 청탁에 따라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통화 정황을 둘러싼 의혹은 이후 주가 흐름과도 맞물린다. 김 후보자는 통화 닷새 뒤인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립 처장은 "실무진에 전달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넨셀 대표 강씨는 일주일 뒤 자신의 주식을 상장사인 세종메디칼에 약 62억원에 팔았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이 발표된 27일 세종메디칼 주가는 15%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동물 임상 결과를 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넨셀의 시험 계획은 2023년 5월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