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이 대통령 지지율까지 끌어내리는 '용혜인'... 골치 아픈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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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철회 가능성 공공연하게 언급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사 논란 등과 맞물려 취임 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지명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8·30 개각을 단행하며 기본소득당 소속인 용 후보자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명 브리핑에서 용 후보자를 두고 "사회적 약자 편에서 현장감 있는 시각과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청년 재선 의원"이라고 소개했다. 강 비서실장은 "세대와 성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를 위한 성평등으로 나아갈 최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명 직후부터 각종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가능하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고 후순위 승계자에게 의석을 넘기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 유일한 현역 의원이다. 자신이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점을 들어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비례대표를 두 번 하는 것은 관례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장관직과 의원직을 모두 유지하겠다는 것을 두고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광재 의원도 MBC 인터뷰에서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다음 비례대표 순번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이 일제히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세 정당은 지난 2일 공동성명에서 용 후보자가 2020년과 2024년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점을 문제 삼으며 이번 지명을 "편법 위성정당 정치를 공고히 하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각 정당은 따로 성명도 발표했다. 노동당은 용 후보자 개인보다 위성정당을 허용한 선거제도 자체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맡으려는 데 대해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성명에서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박 부총장이 당직자로서 급여를 받아온 가운데 용 후보자가 의원 재직 당시 정치자금 상당액을 특별당비 형태로 당에 납부한 뒤 당에서 배우자에게 급여가 지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용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워크 예스 머니', '천룡혜인', '가족소득당' 등 용 후보자를 겨냥한 표현을 거론하며 "용 후보자 손절은 지능순"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비례 재선을 하고 장관까지 겸하겠다는 것은 특권을 당연한 듯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 대통령이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방침을 알고도 지명한 것인지 밝히라고 압박했다.
신동욱최고위원은 용 후보자의 과거 노동당 언더조직 활동 의혹을 거론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 조직은 조직원들에게 혼전순결과 낙태·이혼 금지, 동성애자 배제 등을 교육하면서 밖으로는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언더조직의 숙주정당으로 돼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용 후보자를 둘러싼 과거 정치 활동과 부동산 거래, 김포공항 귀빈실 이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이 정치권 쟁점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그동안 말을 아끼던 민주당도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 생방송에 출연해 "여러 말씀을 듣고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많은 우려와 비판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안이 통상적인 인사청문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봤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숨겨져 있던 비리들이 나타나 문제가 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이미 드러나 있던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의 경우와 다른 것 같다"며 "그에 대한 국민의 여러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하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용 후보자와 거리를 두는 것은 소속 정당이 다른 점도 있지만 그만큼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2030 지지율이 폭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용 후보자를 선택한 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이 간단하지 않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용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의 '현역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 낙마 2호'가 될 가능성도 공공연하게 거론된다.
앞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각종 논란 끝에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여성가족부 후신이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갤럽이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0%로 집계됐다. 취임 후 최저치다. 전주(42%)보다 2%포인트 내렸다. 부정 평가는 1%포인트 오른 51%로, 두 주 연속 절반을 넘겼다.
연령별로는 18~29세 긍정 평가가 25%로 전주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30대 긍정 평가도 31%로 지난주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청년층 지지율 하락 상황이 심상찮은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32%)에서 전주 대비 9%포인트 내렸다. 광주·전라(67%)에서도 같은 기간 8%포인트 하락했다. 서울(38%)과 인천·경기(38%), 대전·세종·충청(35%)에서도 30%대를 보였다. 반면 대구·경북(34%)에서는 지난주보다 8%포인트 올랐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7.4%,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