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싸다…'여의도 불꽃축제 명당' 선점한 돗자리, 가격이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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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축제 명당자리, 돈으로 사고팔 수 있다?
공공장소 자리 거래 막을 법이 없다는 현실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의 이른바 '명당자리'를 돈을 받고 대신 확보해 주겠다는 거래가 다시 등장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의 자리까지 개인 간 거래 대상이 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여러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오는 5~6일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겨냥한 각종 거래 게시물이 올라왔다. 불꽃축제 명당 위치에 맞는 한강공원 자리를 미리 맡아주겠다는 글부터 호텔 숙박권과 유료 관람권, 주차권을 웃돈을 붙여 판매한다는 게시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명당자리 가격은 대체로 10만~30만원대에 형성됐으며 인원에 따라 40만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판매자는 거래 제한을 피하기 위해 '명당자리 판매' 대신 돗자리 판매나 대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거래 내용은 무료 공간의 자리를 미리 차지한 뒤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도 자리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한강공원의 대표적인 관람 명소로 꼽히는 원효대교 아래 계단형 공간에는 행사 전부터 돗자리가 줄지어 깔렸다. 사람이 없는 돗자리 일부에는 미래한강본부가 부착한 '자리선점 금지'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이에 미래한강본부는 사람이 없는 채로 방치된 돗자리에 대해 수거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날부터 본부에 의해 수거된 물품은 여의도안내센터에 보관될 예정이다.
더불어 서울시는 축제를 앞두고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공공장소의 무분별한 자리 선점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호텔 숙박권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여의도 불꽃을 감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서울 용산구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슈페리어 더블 객실 패키지가 110만원에 올라왔다. 한강공원 인근의 '불꽃뷰' 호텔 숙박권은 하루 32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유료 관람권 역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구역에 따라 11만~22만원 수준인 입장권이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30만원대에 판매되는 사례가 나왔다. 한강 전망을 갖춘 일부 카페와 식당도 축제 기간 특별 운영에 들어갔다.
마포역 인근의 한 한강 전망 카페는 행사 당일 오후 4시까지만 정상 영업한 뒤 손님을 모두 퇴장시키고 오후 5시부터 다시 선착순 입장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한 한강 인근 레스토랑은 불꽃이 잘 보이는 VIP 좌석 2석을 600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주차 공간을 둘러싼 거래와 경쟁도 치열하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행사장과 가까운 빌딩의 하루 주차권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으며 가격은 대체로 2만~3만원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꽃축제 주차 사전 예약 서비스에서는 여의도 인근 주차장 상당수가 일찌감치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과 다소 떨어진 노량진역과 용산역, 공덕역 주변 주차장도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부 차량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일부 여의도 인근 아파트 단지는 행사 기간 방문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고 입주민들에게 지인 차량 등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대로 막지 못하는 이유
문제는 명당자리 거래를 직접적으로 막을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른바 암표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공연법이 시행됐지만 서울세계불꽃축제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 공연법에서 규정하는 공연은 음악과 무용, 연극, 뮤지컬 등 사람이 실연하는 관람물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강공원 내 자리 선점과 거래 역시 일반적인 입장권 암표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서 개인이 먼저 확보한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를 적발하고 제재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에서 누군가 밤새 앉아 있다고 규제할 수 없는 것처럼 설치물도 아닌 돗자리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제재할 수도 없다"며 "티켓은 암표 거래를 포착할 수 있지만 자리 선점으로 상행위하는 현장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적 영업 공간인 호텔이나 카페와 달리 한강공원은 공공재라 문제가 되지만, 강제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도덕성에 호소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당근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협조를 요청해 자리와 공간을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행위를 거래 금지 품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관련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삭제를 요청하는 방식도 병행 중이다. 축제 주최 측인 한화 역시 중고거래 사이트를 자체적으로 살피며 문제 게시물을 플랫폼 측에 신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