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사가…한국, 독일·일본 한꺼번에 제치고 ‘이 부문’ 세계 2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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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경상수지 420억 달러 돌파, 동월 기준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420억8천만달러, 원화로 약 57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기록한 역대 최대 흑자 497억3천만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월간 기준 역대 두번째 규모다. 7월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같은 달인 7월 흑자 119억5천만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폭이 3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해외로 수출되는 삼전닉스 반도체. / 뉴스1
해외로 수출되는 삼전닉스 반도체. / 뉴스1

39개월 연속 흑자, 2000년대 들어 두번째로 긴 기록

한국의 경상수지는 2023년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39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2000년대 이후로 좁혀 보면 2019년 3월부터 시작해 8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사례에 이어 두번째로 긴 흑자 행진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천330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598억2천만달러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흑자였던 1천230억5천만달러와 비교해도 이미 두배 가까이 웃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천500억달러에서 4천500억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반도체가 이끈 수출 65% 급증

7월 상품수지 흑자는 404억3천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지난 6월의 478억9천만달러다. 수출액은 1천4억5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65.3% 급증했다. 정보기술(IT) 품목과 비IT 품목이 모두 늘어난 결과다. 상품 수출이 1천억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6월 1천123억7천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다. 품목별 통관 기준 증가율을 보면 컴퓨터 주변기기 SSD가 344.5% 급증했고 반도체는 176.3%, 석유제품 35.7%, 화공품 19.1% 순으로 늘었다. 수입은 600억2천만달러로 21.7% 증가했는데 수출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 60.1%, 반도체 56.7%, 수송장비 50.5% 증가에 힘입어 전체 36.7% 늘었고 원자재 수입은 원유 54.2%, 비철금속 47.1%, 가스 46.8%, 광물 39.5% 증가를 중심으로 29.1% 늘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3.0% 줄어 15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승용차 수입이 25.4% 줄었고 내구소비재도 6.6% 감소했다.

항공기에 탑재된 삼전닉스 반도체. / 뉴스1
항공기에 탑재된 삼전닉스 반도체. / 뉴스1

중동 수출 반등, 지역별 편차 뚜렷

지역별 수출 증가율은 중국 96.2%, 동남아 74.7%, 미국 69.1%, 유로지역 55.6%, 중남미 25.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 수출은 6월 마이너스 8.9%에서 7월 24.7%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계절적 하방 요인으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4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7월은 전월 대비 수출과 상품수지가 줄어드는 경우가 잦은데 이는 수출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 관리를 위해 6월에 수출을 집중하는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최근 상품 수출을 반도체 등이 주도하고 있고 인공지능 투자에 따른 기조적 수요 영향이 커서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전망치 4천500억달러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어느 정도는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여행수지 3개월 만에 적자 전환

서비스수지는 19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동월 19억3천만달러 적자, 전월 12억9천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는 6월 4억4천만달러 흑자에서 7월 3억4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3개월 만의 적자 전환이다. 같은 기간 출국자 수는 200만5천명에서 241만9천명으로, 입국자 수는 199만3천명에서 209만3천명으로 늘었는데 출국자 증가 속도가 입국자보다 훨씬 가팔랐다. 해외여행 성수기에 제헌절 공휴일 지정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본원소득수지는 6월 32억7천만달러에서 7월 43억5천만달러로 흑자가 확대됐다. 국내 반도체 회사의 해외 현지법인 영업이익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5억6천만달러에서 38억3천만달러로 커진 영향이다.

한국은행 자료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한국은행 자료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외국인, 국내 주식 6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

금융계정에서 순자산은 403억2천만달러 늘어 6월 467억1천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직접투자를 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33억6천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8천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와 외국인 국내투자 모두 주식을 중심으로 각각 135억7천만달러, 81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59억8천만달러 늘었는데 6월 316억1천만달러가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직후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국내 발행 주식 매도세가 완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6개월 만이다. 외국인의 부채성 증권 투자는 21억9천만달러 늘었는데 차익거래 유인이 줄면서 6월 52억9천만달러보다 증가 폭이 작아졌다.

독일·일본·대만 제친 배경

한은에 따르면 작년에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이 한국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컸는데 올해는 상반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독일, 일본, 대만을 추월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상반기 내내 이어지면서 세계 주요 수출국 중에서도 흑자 규모 상위권으로 올라선 셈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흑자 규모가 연간 전망치인 4천500억달러에 얼마나 근접할지는 반도체 경기 흐름과 인공지능 관련 투자 수요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 뉴스1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