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과는 차원이 다른 폭발력... '김승원 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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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기극에 김승원이 핵심 역할” 주장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을 두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공개 질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보낸 문자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부터 김 후보자가 브로커와 주고받은 통화·메시지, 수사 과정의 영장전담 판사 배제 요청 의혹, 김 후보자의 정당 자금 의혹까지 사안을 넓혀 가며 압박하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여러 의혹보다 폭발력이 큰 까닭에 여권은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용혜인(왼쪽)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용혜인(왼쪽)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21년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냈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 분장이 돼 있답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 국부 유출도 걱정돼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보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이 청탁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느냐"고 김 당시 식약처장에게 물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이 문자를 보내기 전 브로커 양모 씨로부터 먼저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에서 12일에는 승인을 못 해 줄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에 "오케"라고 답한 것으로 한 의원은 전했다. 한 의원은 양씨가 이 과정에서 "곧 큰 투자가 들어온다"는 취지로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언급했다고도 했다. 그는 "승인이 늦어질 것 같으니 김 후보자의 로비를 동원한 것이 분명하지 않으냐"고 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요청이 실제 승인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의 청탁 이후 김 식약처장이 로비받은 대로 식약처 직원들을 재촉해 곧바로 제넨셀 임상시험을 승인해 줬다"며 "대단히 성공한 로비"라고 했다.

한 의원은 당시 식약처장이 실무진에게 신속 처리를 지시하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당초 식약처가 신청이 부실하니 보충하라고 요구했는데 보충 요청 기간이 돌아오기도 전에 위험한 신약을 승인해 줬다"고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당시 식약처장은 김 후보자에게 "의원님, 염려해 주신 제넨셀 건은 현재 회사와 자료 보완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한 의원은 전했다. 한 의원은 "이 말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임상 승인이 큰돈과 직결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와 양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며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통화에서 "식약처 승인이 되는 순간 완전히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의 요청이 공익 민원이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한 로비였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이런 게 공익 민원 해결이냐"고 물었다.

한 의원은 로비의 목적이 임상 2상 승인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제넨셀은 임상 2상 승인을 조건으로 수십억 원을 투자받기로 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자 덕분에 제넨셀이 수십억 원을 벌었고, 그 이상으로 투자 피해자와 주가 등락에 따른 피해자가 속출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이 사기극에 김 후보자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규정했다. 김 후보자의 임상시험 민원이 ‘코스닥 머니게임’의 재료로 쓰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검찰청과 대법원엔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친전을 들고 직접 찾아가,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씨, 제넨셀 설립자 강모 씨가 연루된 사건의 영장전담 판사를 심사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 의원은 배제 요청의 이유로 정모 판사가 김 후보자·양씨와 사진을 함께 찍고 술자리에 동석하는 등 특별한 관계여서 공정한 영장 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꼽혔는지도 따졌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정 판사에게 '양씨와 함께 있다'며 술자리로 불러내는 문자메시지가 나왔는지도 질의했다. 한 의원은 "그럼에도 정 판사가 사건 영장 심사를 맡아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실이 있느냐"고 했다. 한 의원은 이후 다른 판사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부정 청탁한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때문에 주가 등락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 김 후보자가 그 피해자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이냐"라면서 "누가 얼마나 부당 이익을 챙겼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신약 로비와 별개로 김 후보자의 정당 자금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당직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실제 급여 외에 월 200만 원씩을 더 얹어 준 뒤 그 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정치자금 지출 계좌가 아닌 특정 당직자 명의 통장으로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쓴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김 후보자의 신약 로비 의혹을 뇌물죄로 규정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와 일부 범여권 정당에서도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후보자 측은 로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준비단은 제넨셀이 김 후보자의 연락 이전인 2021년 6월부터 식약처 사전 상담 절차를 밟아 왔다고 설명했다. 제넨셀은 9월 23일 정식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9월 30일 식약처의 보완 요청과 10월 18일 보완 자료 접수를 거쳐 10월 26일 승인이 났다고 준비단은 밝혔다. 준비단은 "당시 코로나 치료제는 신속 심사 프로그램에 따라 보완 자료 접수 후 15일 이내 처리 기준이 적용됐다"며 "수개월간 진행된 공식 절차에 따라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