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AI, 수개월 만에 몸값 200억→500억 달러 뛰며 홍콩증시 IPO 신청서 냈다
작성일
문샷AI, 홍콩 IPO 비공개 신청…몸값 68조원 인정받아 3조원 조달 추진
키미 개발사, 즈푸AI·미니맥스 이어 홍콩증시 노크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가 홍콩증권거래소에 비공개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로이터는 3일(현지시각) 소식통들을 인용해 문샷AI가 최대 30억 달러(약 4조 1,220억원, 1달러 1,374원 기준) 조달을 목표로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테크노드(TechNode)는 문샷AI가 이번 주 홍콩거래소에 비공개 A1 신청서를 냈다고 별도로 전했다. 중국 매체 레이트포스트(LatePost)는 지난 2일(현지시각) 문샷AI의 비공개 IPO 신청 소식을 처음 보도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문샷AI는 2023년 연구자 양즈린(Yang Zhilin)이 설립했으며, 챗봇 키미(Kimi)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문샷AI는 진행 중인 펀딩 라운드에서 이미 500억 달러(약 68조 7,000억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몸값은 왜 이렇게 빨리 뛰었나
문샷AI의 상장 추진은 민간 시장 밸류에이션이 가파르게 오른 뒤 나왔다. 지난 5월 회사는 미투안(Meituan) 산하 벤처투자사 롱지인베스트먼트(Long-Z Investments)가 주도한 라운드에서 약 20억 달러(약 2조 7,480억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약 200억 달러(약 27조 4,800억원)를 인정받았다. 당시 문샷AI의 연간반복매출(ARR)은 4월 기준 2억 달러(약 2,748억원)를 넘어섰고, 유료 구독과 API 수요가 이를 뒷받침했다.
7월 후속 투자에서는 기업가치가 약 300억 달러(약 41조 2,200억원)로 뛰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이어진 투자 논의가 최대 500억 달러(약 68조 7,000억원)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 20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가 수개월 만에 500억 달러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2.5배가량 상승한 수치다. 투자자들은 매출이 이 같은 밸류에이션을 지지할 만큼 계속 확대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키미 K3, 中 AI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다
문샷AI의 상장 추진에 힘을 실은 건 최신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형) 모델 키미 K3(Kimi K3)다. 키미 K3는 여러 벤치마크에서 미국의 선도 시스템들과 맞먹는 성능을 보여줬다. 미국 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소속 라이언 페다시우크(Ryan Fedasiuk)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AI 기술 격차가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상업적 함의도 못지않게 크다. 삭소마켓츠(Saxo Markets) 최고투자전략책임자 차루 차나나(Charu Chanana)는 블룸버그에 성능 좋고 비용이 낮은 오픈 모델이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을 낮추고, 코딩·고객서비스·산업 워크플로 등 분야에서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거래소, 중국 AI 상장의 거점으로
문샷AI가 상장을 추진하는 시장은 이미 AI 기업 상장 수요가 확인된 곳이다. 즈푸AI(Zhipu AI)와 미니맥스(MiniMax)는 올해 초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홍콩거래소(HKEX)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AI 관련 기업들이 조달한 금액은 49억 달러(약 6조 7,326억원)에 달했다. 이 중 즈푸AI가 5억 5,800만 달러(약 7,667억원), 미니맥스가 7억 1,100만 달러(약 9,769억원)를 각각 조달했다. 거래소는 지난 2월 AI 밸류체인 전반의 약 20개 기업이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문샷AI의 상장이 성사되면 최근 몇 년간 홍콩 최대 IPO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데이터업체 LSEG 집계를 인용한 WSJ 보도에 따르면 홍콩 IPO 조달액은 8월 중순까지 412억 달러(약 56조 6,00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중국 기술 기업들의 상장이 이런 증가세를 이끌었다.
컴퓨팅 부담과 미중 갈등이라는 변수
IPO 신청에 앞서 문샷AI는 회사 구조를 손질했다. 두 소식통에 따르면 문샷AI는 기존의 해외 레드칩(역외 지주사를 통한 상장 구조) 방식을 풀고 중국 본토 법인으로 소재지를 옮겼다. 이는 이번 홍콩 상장 신청의 전제 조건이었다.
문샷AI는 키미 최신 모델 수요가 몰리며 컴퓨팅 용량이 빠듯해진 상황도 안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과 키미를 이들 클라우드에서 호스팅하는 수익 분배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런 초국경 협력 구조는 정책 리스크도 동반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문샷AI는 규제 대상인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다는 의혹과 앤트로픽(Anthropic) 모델을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다른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유사 성능을 재현하는 기법)”했다는 의혹으로 미국 고위 관료들의 감시를 받고 있다. 문샷AI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문샷AI를 무역 제재 명단에 올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샷AI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와 함께 이번 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장 일정은 규제 당국 승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구체적인 조달 조건도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