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7년 스마트폰 배터리 교체 의무화…드라이버 하나로 갈아 끼운다
작성일
EU, 2027년부터 스마트폰 배터리 교체 의무화 추진
이너프폰은 3500~4000mAh 교체형 배터리 탑재해 킥스타터 도전

유럽연합(EU)이 2027년 초부터 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사용자가 직접 갈아 끼울 수 있는 배터리를 의무화하는 소비자 보호 규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유럽집행위원회가 2026년 7월 내놓은 규제 업데이트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기기 수명을 늘리려는 취지다. 그동안 제조사들이 접착제로 밀봉한 초박형 유리 스마트폰을 고수하면서, 배터리가 닳으면 소비자가 값비싼 새 기기를 사야 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같은 시기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는 제품을 표방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이너프폰(Enough Phone)’도 구체적인 디자인과 사양을 새로 공개했다. 규제와 신생 프로젝트가 겹치면서 스마트폰 업계의 접착식 밀봉 설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EU, 2027년부터 “교체형 배터리” 의무화
유럽집행위원회의 2026년 7월 규제 업데이트는 2027년 초부터 EU 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쉽게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갖추도록 법적으로 요구한다. 지난 10년가량 주요 제조사들은 전용 도구가 있어야 열 수 있는 초박형 유리 디자인을 고수해왔고,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소비자는 대개 수백~수천 달러짜리 새 기기를 구매해야 했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소비자는 표준 드라이버 하나로 낡은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게 된다. EU만을 위해 별도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이 지역 법이 결국 전 세계 스마트폰 설계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조사들은 이미 방수 성능이나 프리미엄한 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분리형 후면 커버를 적용할 차기 플래그십 재설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방수 기술 난제와 “1000회 충전” 예외 조항
분리형 후면 커버는 접착제에 의존해온 엔지니어들에게 상당한 기술적 난제를 던진다. 애초에 제조사들이 완전 밀봉 설계로 돌아선 이유 자체가 방수·방진 성능을 손쉽게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열고 닫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완전한 방수를 구현하려면 정교한 고무 개스킷과 잠금장치가 필요하다.
규정은 예외 조항도 두고 있다. 접착식 배터리가 오랫동안 높은 용량을 유지할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면 교체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그 기준이 1000회의 고용량 충전 사이클로, 현재 시중 대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로는 충족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제조사들은 나사 브래킷과 보호용 배터리 케이스를 넣기 위해 차세대 스마트폰을 더 두껍고 무겁게 만드는 쪽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리 독점 구조 흔드는 “5년 부품 의무”
이번 규제는 대형 제조사들이 장악해온 고수익 수리 생태계에도 직접 타격을 준다. 주요 제조사들은 공식 배터리 교체에 높은 비용을 매기고, 서드파티 업체의 정품 부품 접근을 엄격히 제한해왔다. 규정은 교체용 배터리를 최소 5년간 합리적인 가격에 누구나 구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요구해, 이런 독점 구조를 무너뜨리려 한다.
독립 수리점들은 배터리 교체가 다시 안전하고 빠르고 저렴해질 것에 대비해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며칠씩 기다리는 대신 표준화된 배터리 팩을 사서 직접 끼우면 된다. 이런 변화로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등장한 교체형 배터리 폰, ‘이너프폰’
규제 흐름과 별개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이너프폰’은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뜯어 교체할 수 있는 콤팩트 스마트폰을 이미 구체화했다. IT매체 익스빗닷컴(IXBT.com)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지난 6월 처음 공개된 뒤 최근 디자인과 주요 사양을 새로 발표했다. 몸체 크기는 132.8×63.8×12mm로, 높이와 너비는 애플 아이폰13 미니와 거의 동일하지만 두께는 다소 더 두껍다.
후면 나사 4개를 풀면 배터리 칸에 직접 접근할 수 있으며, 3500~4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수납하도록 설계됐다. 화면은 해상도 1520×720의 5.3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프로세서는 미디어텍 디멘시티7500(Dimensity 7500)이며, 램 8GB에 저장공간 128GB를 갖췄다. 5G와 NFC, eSIM을 지원하고, 지문 인식 센서는 전원 버튼에 통합됐다. 물리 SIM 슬롯 2개 중 하나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으로도 쓸 수 있다.
카메라는 후면에 돌출되지 않는 5000만 화소 소니 IMX766(1/1.56인치) 단일 센서를 얹었고, 전면 카메라는 3200만 화소다.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17 기반의 자체 운영체제 오디세이OS(OdysseyOS)로 구동된다. 이너프폰은 킥스타터를 통한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며, 가격과 정확한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측은 생산에 착수하려면 최소 2만 명의 구매·후원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