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거리 냄새 주범인데… 식탁에서는 고소한 별미라는 '이것'

작성일

은행, 손질법부터 하루 섭취량까지 알아두세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을이면 길을 걷다가 갑자기 코를 찌르는 냄새에 발밑부터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한 번 밟으면 신발 밑창에 냄새가 오래 남아 일부러 피해 걷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 냄새의 주인공은 껍질을 벗겨 익히는 순간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쫀득한 식감에 고소하고 은은한 쌉싸름함까지 더해지는 가을 별미, 바로 ‘은행’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은행 손질, 과육 벗기고 속껍질까지 제거

흔히 은행 열매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먹는 부분은 은행나무의 씨앗이다. 은행나무는 겉씨식물로, 노랗고 말랑한 바깥 부분 안쪽에 단단한 씨앗이 자리한다.

길에서 직접 주운 은행이라면 가장 먼저 냄새가 나는 바깥 부분을 제거한다. 이 부분은 맨손으로 오래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장갑을 끼고 작업한 뒤 과육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육을 없애면 단단하고 흰 겉껍질이 나온다. 겉껍질을 깨뜨려 알맹이를 꺼낸 뒤 표면을 감싼 얇은 속껍질까지 벗긴다. 이미 과육이나 겉껍질을 제거해 판매하는 은행을 구입하면 손질 과정이 짧아진다.

겉껍질을 깰 때는 알맹이가 으깨지지 않을 정도로만 금을 내는 것이 좋다. 껍질이 완전히 부서지면 작은 조각이 알맹이에 붙을 수 있어 이후 손질이 번거로워진다.

속껍질은 마른 상태보다 가열한 뒤 벗기기 쉽다. 끓는 물에 데친 은행을 건져 따뜻할 때 문지르거나, 팬에서 익힌 뒤 키친타월에 감싸 굴리면 잘 벗겨진다. 밥이나 달걀찜에 넣을 때는 이 상태로 준비하면 된다.

손질이 끝난 은행은 물기가 남지 않도록 닦는다. 바로 조리할 분량만 남기고 나머지는 소분해 냉동 보관할 수 있다. 한 번에 얇게 펴서 얼려두면 서로 달라붙는 것을 줄일 수 있어 필요한 만큼 꺼내 쓰기 편하다.

반드시 익혀서 먹기… 하루 섭취량도 제한

은행은 많이 먹어선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은행에는 시안배당체와 메칠피리독신 등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반드시 가열해 먹어야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메칠피리독신은 비타민 B6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은행을 과다 섭취하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섭취량을 적게 제한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은행을 성인은 하루 10알 미만, 어린이는 하루 2~3알만 먹도록 권고한다. 익혀 먹더라도 이 범위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탄수화물 비중 높고 지방은 적은 편

은행은 호두나 잣과 같은 견과·종실류에 속하지만 영양 구성은 다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보면 생은행은 지방보다 탄수화물 비중이 훨씬 높다.

은행에는 탄수화물과 함께 단백질과 소량의 지방이 들어 있다. 칼륨과 인, 철, 칼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 B군, 비타민 C 등도 포함돼 있다.

호두나 잣처럼 기름진 질감보다는 익혔을 때 쫀득하고 포슬한 느낌이 함께 나는 편이다. 밥이나 구이처럼 양념이 적은 조리에서도 은행 자체의 식감이 비교적 뚜렷하게 남는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도 은행의 특징이다. 소금이나 버터처럼 간단한 양념과 곁들이는 조리법이 많은 것도 이런 맛을 그대로 살리기 좋기 때문이다.

팬에서 노릇하게 굽는 은행 소금구이

은행을 간단하게 먹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소금구이다. 손질한 은행과 식용유, 소금만 있으면 된다.

겉껍질을 벗긴 은행을 팬에 넣고 식용유를 얇게 두른다. 불은 중약불로 맞춘다. 팬을 흔들거나 주걱으로 계속 굴려가며 익히면 한쪽 면만 짙게 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 팬에 올린 은행은 표면이 단단하고 색도 옅다. 열이 들어가면서 알맹이가 한층 말랑해지고 색도 선명해진다. 이때 한두 알만 오래 눌러 굽기보다 전체를 계속 움직여 주는 편이 고르게 익히기 좋다.

은행이 충분히 익으면 속껍질이 느슨해진다. 따뜻할 때 키친타월에 감싸 살살 문질러 벗긴 뒤 다시 팬에 넣는다. 소금을 조금 뿌리고 짧게 볶아 간을 맞춘다.

굵은소금을 팬에 깔고 은행을 굴려 굽는 방법도 있다. 소금이 직접 은행에 많이 달라붙지 않으면서 열을 전달해 고르게 익히기 좋다. 집에서는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볶는 방식으로도 충분하다.

버터 향 살려 짧게 볶는 은행 버터구이

은행 버터구이는 소금구이보다 풍미가 진하다. 버터는 처음부터 넣지 않고 은행을 먼저 익힌 뒤 더한다.

팬에 은행을 넣어 중약불에서 굴려가며 익힌 뒤 속껍질을 벗긴다. 다시 팬에 올리고 버터를 조금 넣는다. 녹은 버터가 은행 표면에 고루 묻도록 짧게 볶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버터를 처음부터 오래 가열하면 우유 고형분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탈 수 있다. 은행을 먼저 익힌 뒤 버터를 넣으면 짧게 마무리할 수 있다.

버터가 완전히 녹은 뒤에는 불을 조금 낮춰도 된다. 은행 표면에 버터가 얇게 코팅될 정도로만 굴리면 된다. 오래 볶기보다 버터 향이 남아 있을 때 불에서 내리는 편이 낫다.

후추를 조금 더하거나 얇게 썬 마늘을 함께 볶아도 된다. 은행의 쌉싸름한 맛을 살리고 싶다면 버터와 소금만 넣는다.

쌀과 함께 통째로 익히는 은행밥

은행은 영양밥이나 솥밥에도 잘 어울린다. 익힌 뒤에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아 통째로 넣어 먹기 좋다.

평소처럼 쌀을 씻어 밥물을 맞춘 뒤 속껍질까지 벗긴 은행을 올려 취사한다. 은행만 넣어도 되고 밤이나 대추를 함께 넣어도 된다.

은행은 밥이 익는 동안 함께 가열돼 생것보다 부드럽고 쫀득해진다. 잘게 썰지 않고 통째로 넣어도 밥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인다.

솥밥으로 만들 때는 쌀 위에 은행과 밤, 대추 등을 흩어 올린 뒤 그대로 익힌다. 완성된 밥을 섞을 때 은행이 으깨지지 않도록 주걱으로 바닥부터 가볍게 뒤집어 섞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잡곡밥에도 같은 방식으로 넣을 수 있다. 찹쌀과 흑미, 콩 등 여러 곡물에 은행과 밤을 더하면 식감이 다양해진다. 완성된 밥에는 간장과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곁들일 수 있다.

은행밥은 반찬을 많이 곁들이지 않아도 은행 특유의 향과 식감이 밥 사이에서 분명하게 느껴진다. 다만 한 솥에 많은 양을 넣기보다 먹을 사람 수에 맞춰 개수를 정해 넣는 편이 좋다.

새우·표고 곁들이는 은행 달걀찜

은행은 달걀찜에도 넣어 먹는다. 먼저 데치거나 볶아 익힌 뒤 속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표고버섯이나 새우를 작게 손질해 함께 넣어도 된다. 달걀물을 그릇에 붓고 은행을 고루 넣은 뒤 중약불에서 천천히 익힌다. 은행은 잘게 다지지 않고 통째로 넣는다.

은행을 너무 일찍 한곳에 몰아 넣으면 바닥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 달걀물이 어느 정도 익기 시작했을 때 몇 알을 나눠 올리면 표면에서도 은행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부드러운 달걀 사이에 쫀득한 은행이 들어가 식감에 차이가 생긴다. 표고버섯이나 새우를 곁들이면 담백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은행은 미리 속껍질까지 벗겨 넣는다. 조리한 뒤 얇은 껍질을 따로 골라낼 필요가 없다.

한 알씩 꿰어 노릇하게 굽는 은행꼬치

은행꼬치는 익힌 은행을 꼬치에 끼워 다시 굽는 방식이다. 생은행을 바로 굽기보다 먼저 데치거나 볶아 충분히 익힌 뒤 속껍질을 제거한다.

손질한 은행을 꼬치 하나에 몇 알씩 끼운 뒤 팬이나 불판에 올려 짧게 굽는다. 이미 익힌 상태이므로 겉면에 살짝 구운 자국이 생길 정도로만 가열한다. 마지막에 소금을 조금 뿌리거나 참기름을 얇게 바른다.

은행꼬치.   / Utoimage-shutterstock.com
은행꼬치. / Utoimage-shutterstock.com

꼬치에 끼울 때는 은행 사이를 너무 빽빽하게 붙이지 않는다. 표면이 팬에 닿을 수 있도록 약간의 간격을 두면 여러 면을 고르게 굽기 좋다.

은행은 갈비찜이나 전골, 탕에도 넣어 먹는다. 미리 데쳐 속껍질까지 벗긴 뒤, 다른 재료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넣으면 은행이 지나치게 무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림이나 찜에서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양념이 겉에 배도록 짧게 익히는 방법도 있다. 오래 끓이지 않아야 은행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