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나주읍성의 낮과 밤, 9월 내내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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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보더 전시부터 달빛 러닝·도심 캠핑까지…원도심 체류형 관광 명소 도약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전남 나주읍성이 9월 한 달 동안 거대한 문화·예술 놀이터로 변신한다.
나주문화재단이 지난 5월에 진행한 ‘나주읍성 문화대잔치’에서 운영한 도심캠핑 / 나주시
나주문화재단이 지난 5월에 진행한 ‘나주읍성 문화대잔치’에서 운영한 도심캠핑 / 나주시

낮에는 고즈넉한 읍성의 역사와 기발한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밤이 내리면 달빛을 벗 삼아 달리고 음악에 취하는 완벽한 '온종일 문화여행'이 나주 원도심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나주문화재단은 오는 5일부터 한 달간 원도심 곳곳을 무대로 전시, 공연, 역사 체험, 야간 관광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주를 스쳐 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2일 밝혔다.

◆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이색 캠핑과 낭만 마켓

이번 9월 행사의 가장 큰 매력은 해가 져도 식지 않는 원도심의 활기다. 먼저 오는 5일과 12일, 13일에는 옛 나주목 관아의 중심이었던 동헌터 일대에서 낭만 가득한 '도심캠핑'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역사적인 읍성 한가운데에 텐트를 치고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하는 이 특별한 경험은 가족, 연인 단위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특히 첫 행사가 열리는 5일에는 캠핑과 더불어 다채로운 물품을 만날 수 있는 플리마켓이 열리고, 나주정미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20여 개 생활문화동호회 팀이 참여하는 '공존공생문화페스타'가 곁들여져 원도심 거리에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어 12일에는 옛 수문장들의 교대 의식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수문장, 나주성에 서다' 행사가 진행되어 천년목사고을 나주의 역사적 위엄과 웅장함을 방문객들의 눈앞에 직접 펼쳐 보인다.
나주문화재단이 오는 8일부터 개최하는 ‘테리 보더展’ 포스터.
나주문화재단이 오는 8일부터 개최하는 ‘테리 보더展’ 포스터.

◆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 테리 보더 특별전

낮 시간대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유쾌한 현대미술 전시가 나들이객의 발길을 끈다. 나주의 대표적인 미식 공간인 곰탕거리 인근에 위치한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는 오는 8일부터 '테리 보더 특별전'이 개최된다. 테리 보더는 빵, 계란, 과일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사물에 철사를 구부려 팔다리를 만들고, 마치 살아 숨 쉬는 캐릭터처럼 연출해내는 '벤트 아트(Bent Art)'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그의 작품들은 재치 있는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스토리텔링으로 관람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재단 측은 주말마다 전시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전문 도슨트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람객이 철사를 이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흥미로운 '벤트 아트 체험' 시간도 마련해 관람의 재미를 배가시킬 예정이다.

◆ 19일의 하이라이트, 시네토크와 달빛산책

9월 문화 행사의 절정은 단연 19일이다. 이날은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나주읍성 곳곳을 그물망처럼 잇는 풍성한 연계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 포문은 나주 첫만남센터에서 열리는 벨에포크 프로그램 시리즈 '살롱 드 시네마'가 연다. 유명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큰 사랑을 받았던 진모영 감독이 직접 참석해 관객들과 프랑스 영화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나주 빛가람챔버오케스트라가 감미로운 영화 OST를 라이브 연주로 들려주는 고품격 시네토크가 준비되어 있다. 해가 어스름해질 무렵에는 나주의 숨겨진 매력을 두 발로 느끼는 '달빛산책'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참가자들은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자신만의 행운새 테라코타를 직접 빚어본 뒤, 전문 문화해설사의 흥미로운 해설을 들으며 명동거리, 천년광장, 망화루, 연애고샅길, 서성문 등 읍성의 골목골목을 걷게 된다. 175년 전 한국과 프랑스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기념하는 '나주 첫만남센터'까지 이어지는 이 산책로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나주만의 독특한 매력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지난 6월 27일에 열린 ‘달빛산책 골목유람’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지난 6월 27일에 열린 ‘달빛산책 골목유람’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나주시

◆ 달빛 아래 러닝과 DJ 파티…체류형 관광 박차

산책으로 워밍업을 마친 뒤에는 젊고 힙한 감각의 야간 액티비티가 나주의 밤을 뜨겁게 달군다. 같은 날 저녁 진행되는 '가을 밤마실' 프로그램은 나주읍성의 밤길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달빛 러닝'을 비롯해 심신을 달래는 야외 요가 체험, 그리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DJ 파티'까지 색다른 콘텐츠로 가득 채워진다. 특히 달빛 러닝은 서성문을 반환점으로 삼아 달리며, 중간중간 잠시 숨을 고르며 읍성 공간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운동과 역사 공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주문화재단은 이처럼 전시, 공연, 역사, 체육을 망라하는 촘촘한 콘텐츠 구성을 통해 관광객의 발길을 원도심에 꽉 묶어두고, 실질적인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9월 한 달간 진행되는 세부 일정 및 참여 방법은 재단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찬동 나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나주읍성은 단순한 사적지를 넘어 과거의 역사와 현대의 예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매력 넘치는 공간"이라고 강조하며, "9월 한 달간 정성껏 준비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낮부터 밤까지 원도심을 누비며 '잠들지 않는 천년목사고을'의 진면목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