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27마리'나 살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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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보다 80% 늘어
서울 한강과 지류 곳곳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 27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된 개체는 모두 서로 혈연관계가 있었으며, 부모·자식으로 이뤄진 다섯 가족도 한강 수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한강 본류 21마리·지류 6마리… 2022년보다 80% 늘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강에서 채취한 수달 분변을 유전자 분석한 결과 27개체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는 가양대교에서 고덕교까지 이어지는 한강 본류와 주변 지류에서 진행됐다. 본류 13곳과 지류 14곳 등 27개 지점에서 수달 분변 시료 106점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강 본류에서 21마리, 지류에서 6마리가 확인됐다. 성별로는 암컷이 16마리, 수컷이 11마리였다.

2022년 서울시 조사에서 확인된 15마리와 비교하면 이번에 확인된 개체 수는 약 80% 늘었다. 당시 서울시는 본류 11곳과 지류 6곳 등 17개 지점에서 분변 시료 34점을 확보해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점 수와 확보한 시료 수 모두 2022년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수달이 가장 많이 확인된 곳은 성내천이다. 총 5마리가 확인됐으며 한강대교에서는 4마리가 나왔다. 양재천과 잠실대교, 중랑천에서는 각각 3마리가 확인됐다.
조사 지점을 더 세분화하면 당현천과 성산대교에서는 각각 2마리, 청계천과 홍제천, 안양천, 반포천, 세곡천에서는 각각 1마리가 확인됐다. 중랑천에서는 노원교와 장안교 일대에서 수달의 유전정보가 확보됐다.
분변이 발견된 빈도는 한강 동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조사 기간 지점별 분변 발견 횟수를 비교한 결과 본류와 지류 모두 동부 지역에서 흔적이 자주 나왔으며, 성내천과 잠실대교의 빈도가 특히 높았다. 흔적 빈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네 차례 조사하면서 지점별로 발견된 분변 총수를 조사 횟수로 나눠 산정했다.

27마리 모두 혈연관계… 부모·자식 다섯 가족 확인
개체별 유전정보를 비교한 결과 27마리 모두 형제·자매 등 서로 혈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자식 관계로 확인된 수달은 다섯 가족으로 구분됐다. 가족 단위 개체는 성내천과 잠실대교 등 한강 동부 지역에 주로 분포했다.
성내천에서 확인된 3개체 사이에는 부녀 또는 친자매 관계가 있었다. 잠실대교의 3개체는 모자 또는 친형제 관계로 분석됐다. 당현천에서는 2개체가 모녀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개체 사이에서도 부모·자식 관계가 나왔다. 한강대교와 중랑천 장안교에서 각각 확인된 2개체는 부자 관계였고, 청계천과 양재천의 2개체 역시 부모·자식 관계로 분석됐다.
혈연관계는 부모·자식, 형제·자매 등 공통 조상을 공유하는 개체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뜻한다. 자식은 부모에게서 각각 유전자의 50%를 물려받는다. 같은 부모를 둔 친형제·자매는 평균 50%, 부모 가운데 한쪽만 같은 반형제·자매는 평균 25%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수달은 한 지점에 머무르기보다 하천을 따라 넓은 영역에서 생활한다. 국립생물자원관 자료에 따르면 수컷은 한 하천에서 약 15km, 암컷은 약 7km의 세력권을 형성한다.
새벽 무인카메라에도 포착… 먹이·배설 활동 확인
수달의 활동 모습은 현장에 설치된 무인카메라에도 담겼다. 지난 3월 6일 오전 3시경 청계천과 중랑천 합수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수달이 촬영됐다. 같은 달 12일 오전 3시경 안양천 일대에서는 배설 활동 중인 수달이 카메라에 잡혔다.
수달은 주로 밤에 움직이는 야행성 동물이다. 먹이가 풍부하고 수변 식생이 발달한 하천이나 호숫가에서 생활하며 어류를 주로 먹는다. 양서류와 갑각류도 먹이로 삼는다.

한강에서 수달이 다시 확인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1960~1970년대 콘크리트 직강화 개발사업으로 한강의 수달 서식공간이 크게 줄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을 통해 수변 생태공간이 조성되면서 서식공간이 점차 확대됐다.
2016년에는 한강 탄천 지역에서 수달이 목격됐고, 2017년 조사에서는 4마리가 처음 확인됐다. 현재는 한강 본류를 따라 강서 지역까지 수달이 확인되고 있다. 지류에서는 북쪽 중랑천부터 남쪽 안양천까지 서식 범위가 이어진다.
이번 조사는 국립생물자원관이 2007년부터 추진한 야생동물 실태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수달 개체군의 변화와 유전적 건강성을 분석하고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사다.
유전적 건강성은 개체군이 다양한 유전자를 유지해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생존과 번식을 이어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유전적 다양성이 낮으면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고 대응력도 떨어진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한강 수달의 지속 증가는 한강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며 “앞으로도 사람과 도시 야생동물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과학적 조사·연구와 보전·관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몸길이 64~71cm…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반수생 포유류다. 학명은 Lutra lutra이며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과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는 준위협종, 한국 적색목록에서는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하천 수계를 중심으로 각자의 세력권을 형성해 살아가는 특성 때문에 개체 수가 적다. 해외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에 걸쳐 넓게 분포한다.
몸길이는 64~71cm, 몸무게는 5~14kg 정도다. 암갈색 털과 긴 꼬리, 둥근 머리를 가졌고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발달해 물과 육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데 알맞다.
번식은 연중 환경이 좋은 시기에 이뤄진다. 임신 기간은 60~63일이며 한 번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보통 생후 1개월에 눈을 뜨고 생후 2개월 무렵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생후 3~4개월까지 어미의 젖을 먹고 약 1년이 지나면 독립한다. 성적으로 성숙하는 시기는 생후 2~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