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이 14년 전에 페이스북에 올린 과격한 내용의 글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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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배지 착용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비판
“아내는 죽어 마땅한가? 퉤퉤” 연합뉴스 비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4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비판과 함께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살해한 사건을 다룬 기사에 거친 표현으로 반응한 내용이 담겨 있다.

용 후보자가 2012년 6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해당 글은 일상적인 내용으로 문을 연다. 글은 "아침에 안 일어나고 그냥 계속 잠. 쭉 잠. 3시 시험? 내 알 바야?"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어 "샤워하고 머리 감고, 벼락치기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으나, 내 눈앞엔 혐오물들이 촤르르. 아침부터 맛보는 혐오물이라니! 기분이 좋구나"라고 적었다.
용 후보자가 '혐오물'로 지목한 대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문 전 대통령이 특전사 배지를 착용한 행위였다. 용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할 때 특전사 배지를 달고 나왔다고 전하며 "에라이 때려치워라 때려치워"라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은 군 복무 시절 특전사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다.
두 번째는 살인 사건을 다룬 연합뉴스 기사의 제목이었다. 용 후보자는 <'죽여봐라' 대드는 신혼 아내 살해>란 기사 제목에 불만이 있는 듯 "어딜 감히 여자가 남자한테 대드냐, 대들긴. 야! 기분 좋다! 내가 바로 남자한테 대드는 조선XX(욕설)이다"라고 욕설을 섞어 과격하게 말했다. 이어 "싸우긴 부부가 같이 싸웠고, 죽이는 건 남자가 죽였는데, 여자가 잘못했다고, 그러는 거 아니라고 훈계 듣는 건 여자"라며 "이슬람 국가가 따로 없네. '대드는' 아내는 죽어 마땅한가? 퉤퉤"라고 썼다. 살인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듯한 보도 태도를 겨냥한 반응으로 읽힌다.
용 후보자가 인용한 기사는 2012년 6월 대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대구 달서경찰서는 부부싸움 끝에 결혼 3개월째인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김모(당시 31세)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아내가 여자 친구들끼리만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아내가 "죽여봐라"라며 대든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났다가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고 기사는 전한다.
용 후보자가 2017년 4월 25일 올린 글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글은 문 전 대통령의 동성애 관련 발언을 문제 삼는다. 용 후보자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말이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촛불혁명의 계승'을 자처하는 후보의 입을 통해 버젓이 나왔다"고 적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성소수자 단체 등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용 후보자는 같은 글에서 "누군가의 존재를, 삶을 지워버리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한 권력자를 더는 만나고 싶지 않지만 아마도 박근혜 이후의 대통령 역시 그러한 권력자일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우리가 지난겨울 박근혜를 파면시켰지만 앞으로도 존재를, 삶을, 삶의 조건을 지우고 파괴하는 권력에 저항해야 하는 이유"라고 적었다. 용 후보자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고 했다"며 "우리의 존재를 지울수록, 우리의 삶을 파괴할수록 우리는 더 크게 꿈틀댈 것이다. 그리고 그 꿈틀댐은 거대한 파동이 되어 다시 그 권력을 끌어내리고 억압의 구조를 무너뜨릴 것이다"라고 썼다.

논란은 용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 문제와 맞물리며 커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용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 "청문회를 잘 준비하며 제 생각을 정리해 전달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여당 지도부는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용우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용 후보자의 겸직 논란과 관련해 "비례대표를 유지하며 장관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면서도 "기본소득당의 특수한 사정이 있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비례대표를 두 번 하는 것은 관례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그런데 장관을 시키는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동물의 왕국'을 보면 세렝게티 초원에서 누 떼가 개울물을 건너갈 때 악어 떼의 습격을 다 막기는 어렵다"며 "민심이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도 MBC 뉴스에 출연해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젊은이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광재 의원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입각한 이해민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사례를 들며 당내에서도 용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김영배 의원 역시 YTN 라디오에서 "2000년 김한길 장관 이후 모든 비례대표 입각자는 의원직을 버렸다"며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최근 민주당과 대통령 지지도가 20·30대 여성층에서 하락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돼 당에서도 굉장히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비례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후보자를 옹호하기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젊은 세대를 국정에 참여시켜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자는 의지를 보인 것인데 겸직 문제로 그 부분이 퇴색돼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와 달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직접 나서 엄호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승원 후보자가 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한 이력 등을 근거로 이번 지명을 이재명 대통령 재판 취소를 위한 "셀프 방탄용 개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입법 활동과 정치적 견해를 근거로 아직 임명조차 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의 직무 수행과 대통령 재판 결과를 미리 연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