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면 꼭 들른다… 외국인들이 굳이 발품 팔아 찾아가는 '뜻밖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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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입소문 탄 마장동,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다
명동과 강남에서 쇼핑백을 채우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서울 성동구 마장동 정육점 골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면세점 쇼핑을 넘어 '먹는 경험'을 찾아 발품을 파는 여행객이 늘면서 벌어진 변화다.

방한 관광객 1071만명…카드 소비는 10조원 첫 돌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어난 수치이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도 26.9% 많은 규모다. 씀씀이도 함께 커졌다. 상반기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10조389억원으로, 1년 전 6조6559억원보다 50.8% 급증하며 반기 기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들의 발길은 더 이상 명동·강남·홍대 등 전통적인 관광 특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분기 외래관광객조사를 보면 지역 방문율이 34.2%로 1년 전보다 2.8%포인트 늘어, 관광 동선 자체가 다변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외국인 카드 소비 항목 가운데서도 미용·의료 다음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일반음식점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단순 쇼핑을 넘어 한국의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유튜브 타고 번진 입소문…"품질 좋고 싸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마장동 축산물시장이 새로운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서울 시민들이 신선한 고기를 값싸게 사는 도소매 시장으로 통했던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육류 단일 시장으로, 4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먹자골목까지 형성돼 있다.
최근 몇 년 새 유튜버들이 이곳에서 한우를 직접 사서 즉석에서 구워 먹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면서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일본 셰프들을 초청해 마장동 한우를 맛보게 하는 콘텐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정육 매장에서 파는 고기가 백화점 등 일반 유통 채널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거래된다는 소문도 함께 번졌다. 실제로 마장동에서 출발해 한우를 해외 시장에 알리는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도 있어, 이 시장이 단순한 도매 상권을 넘어 한우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2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되며, 최근에는 이 중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원산지·등급 정찰제로 신뢰…4000원이면 즉석 구이까지
마장동의 매력은 단순한 저가 매력에 그치지 않는다. 각 점포는 원산지와 등급(1+, 1++ 등)을 법에 따라 표시하고 있어 외국인 방문객도 믿고 고기를 고를 수 있다. 판매 가격과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돼 있는 데다, 정해진 수량과 정해진 가격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바가지를 걱정할 필요가 적다는 점도 신뢰를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무료 시식 등 각종 이벤트도 수시로 열린다. 구매한 고기를 인근 식당으로 가져가면 1인당 몇천원 수준의 소정의 상차림 비용만 내고 즉석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도 관광객들에게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백화점에서 눈으로만 구경하던 마블링 좋은 한우를, 직접 고르고 그 자리에서 구워 먹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면세점 중심의 단체 관광 소비 모델이 저물고, 체류형·체험형 소비가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방한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해진 쇼핑 코스를 도는 대신, 현지인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시장과 골목을 직접 찾아 나서는 여행객이 늘면서 마장동 같은 '숨은 명소'가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주목받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