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MAS, 스테이블코인 100% 준비금 의무화하고 이자 지급은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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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MAS, 스테이블코인에 100% 준비금·이자 지급 금지 규제안 발표
외국 발행 토큰도 인정 검토, 10월16일까지 의견수렴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를 법제화하는 개정 작업에 나섰다. MAS는 9월 1일(현지시각) 결제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 2019) 개정을 위한 컨설테이션 페이퍼(의견수렴 문서)를 공개했다. 2023년 확정한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MAS-SCS) 규제 체계를 법률에 담는 내용이 핵심이다. MAS의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은 유통량과 동일한 100% 준비금을 안전하고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보유해야 하고, 이용자는 5영업일 안에 같은 금액의 법정화폐로 환매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토큰은 디지털결제토큰(DPT)으로 분류돼 다른 가상자산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의견수렴은 10월 16일(현지시각)까지 진행된다.
100% 준비금에 이자 지급까지 금지…투자상품과 분리
MAS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싱가포르달러(SGD)나 미국달러·유로 같은 G10 통화에 페그(고정)돼야 한다. 발행사는 유통 중인 토큰 전량에 해당하는 준비자산을 100% 보유해야 하며, 이 준비금은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용자가 환매를 요청하면 발행사는 5영업일 안에 동일한 금액의 법정화폐를 지급해야 한다.
MAS는 여기에 더해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그 밖의 수익성 혜택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새로 포함시켰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거래 수단으로만 쓰이도록 하고, 저축이나 투자상품처럼 활용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호 헌 신(Ho Hern Shin) MAS 금융감독 부총재는 이번 규제안이 “가치 안정성과 거버넌스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명확한 규제 가드레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믿을 수 있고 잘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은 토큰화된 금융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자산으로 기능하면서도 이용자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도 인정 검토…2023년 방침 뒤집기
MAS는 개정안에서 싱가포르 발행사와 외국 발행사가 공동으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도 조건을 충족하면 ‘MAS 규제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러 국가에 걸친 발행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충분히 관리된다는 전제가 붙는다. MAS는 비슷한 수준의 해외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 중 제한된 수를 별도로 인정해, 국경 간 대규모(홀세일) 거래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2023년 MAS가 정한 방침을 뒤집는 제안이다. 당시 MAS는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싱가포르에서만 발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다른 국가와 규제상 동등성이나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고, 혼합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처를 추적하거나 해외 준비자산이 환매 요청을 충족할 만큼 충분한지 확인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MAS는 2022년 10월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 규정에 대한 의견수렴을 처음 시작했고, 2023년 8월 업계 의견에 대한 답변을 내며 준비자산·자본·환매·공시에 관한 요건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제안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토큰화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진 흐름에 맞춰 그 틀을 넓히는 성격이다.
결제 인프라 속으로…비자·니움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
이번 입법 논의는 스테이블코인이 싱가포르 결제·정산 시스템에 실제로 접목되는 시점에 나왔다. 비자(Visa)는 8월 25일(현지시각) MAS가 주도하는 블룸(BLOOM)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고 밝히고, 니움(Nium)을 선정해 미국달러·유로 기반 규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 7일 국경 간 결제 흐름에서 정산을 시험할 계획이다.
MAS는 2025년 블룸을 출범시켜 토큰화된 은행 부채와 규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국경 간 결제, 다중 통화 정산, 무역금융이나 기업 자금관리 같은 기관용 활용 사례를 포괄한다. 블룸은 프로그래머블 화폐와 디지털 싱가포르달러 활용 가능성을 10여 차례 실증 실험으로 탐색한 프로젝트 오키드(Project Orchid)의 후속 사업이다. 서클(Circle), DBS, OCBC, 파티오(Partior), 스트라이프(Stripe), UOB 등이 블룸에 참여하고 있다.
10월 16일까지 의견수렴…입법까지는 시간 필요
MAS는 10월 16일(현지시각)까지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에 대한 공개 의견을 받는다. 가상자산 기업, 거래소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이 제안된 규정에 대한 견해를 제출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의견수렴이 끝나면 MAS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결제서비스법 개정 작업에 들어간다. 이후 개정안은 싱가포르 입법 절차를 거쳐야 정식 법률로 확정된다.
MAS는 개정안에 스트레스 테스트, 회생·질서있는 청산 계획 수립 의무도 포함했다. 발행사가 재무적·운영적 문제를 겪을 경우에 대비한 조치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발행되기 전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보호하는 소비자 보호 장치도 제안에 담겼다. 이런 보호 장치는 결제서비스법에 따라 기존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이미 적용되는 요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마련된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스테이블코인은 계속 디지털결제토큰으로 분류돼, 거래 인센티브 제한이나 신용 기반 거래·레버리지 제한 등 기존 소비자 보호 규정을 적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