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한판승부' 박재홍 아나운서, 뇌경색으로 쓰러져…“실핏줄 하나에 인생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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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중 의식 잃고 응급 이송…삼성서울병원서 뇌경색 진단

박재홍 아나운서. / CBS
박재홍 아나운서. / CBS

CBS 라디오 인기 시사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진행하는 박재홍 아나운서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때 의료진이 상태를 심각하게 판단할 정도였지만 현재 언어와 기억력 등 주요 기능은 회복했으며, 운동 기능을 되찾기 위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아나운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2일 밤 10시경 교대 운동장 트랙을 돌며 혼자 운동하다 쓰러졌다"고 알렸다. 발병 장소로 언급한 '교대'는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족의 119 신고로 약 한 시간 뒤 응급실로 이송됐고 MRI 검사 결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그날 밤 의료진의 판단은 생각보다 심각했다"고 털어놨다.

입원 이후에는 3~4시간마다 혈압과 심전도, 체온 등을 확인하는 집중 관찰이 이어졌다. 의료진은 의식과 인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이름과 날짜, 현재 있는 장소 등을 반복해서 물었다고 한다.

박 아나운서는 같은 병실에 입원한 다른 환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뇌경색의 위험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분들 대부분 본인 이름과 직업을 기억하지 못하시는 모습을 무겁게 바라보며 속으로 울며 쾌유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박 아나운서의 상태는 치료 후 빠르게 호전됐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의 정성스러운 치료 덕분에 지금은 언어능력, 기억력, 좌우 감각이 100% 회복됐다"며 "현재는 운동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 조직에 혈액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발생 부위와 혈관이 막힌 정도에 따라 갑작스러운 마비와 언어 장애, 감각 이상, 시야 이상,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시작된 뒤 얼마나 빠르게 치료받느냐가 이후 회복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응급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박 아나운서는 이번 일을 겪으며 건강에 관한 생각도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실핏줄 하나, 혈관 하나가 막혀도 인생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절실히 느꼈다"며 앞으로의 삶을 보다 겸허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페이스북 글을 올린 날이 자신의 생일이라는 사실도 함께 알렸다.

장기간 방송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제기될 수 있는 각종 추측을 차단하기 위해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고도 설명했다.

박 아나운서는 "제가 5년간 한판승부를 진행하며 한 번도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운 적이 없었던 터라 이번 20여 일의 이례적인 장기 공백에 대한 불필요한 억측을 막기 위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복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박 아나운서는 추석 전후 방송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회복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권고와 CBS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박원석 전 의원과 제작진, 대타 진행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제가 없는 CBS와 한판승부를 더 응원해 달라. 곧 생방송에서 뵐 수 있기를 바라고 기대한다"며 글을 맺었다.

5년간 일주일 이상 빠진 적 없는 '철인 진행자'


박 아나운서의 장기 공백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박재홍의 한판승부'가 CBS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판승부'는 2021년 7월 CBS 개편을 통해 출범한 뒤 박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왔다. 초기부터 여야 정치인과 정치평론가, 법조인, 전문가 등을 폭넓게 출연시키며 정치·사회 현안을 토론과 인터뷰 형식으로 다뤄왔다.

현재는 CBS 표준FM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방송된다. 퇴근길 1시간 30분씩 주요 정치 현안과 사회 이슈를 다루는 평일 저녁 시사 프로그램으로, 요일별 고정 패널과 각계 인사를 연결하는 인터뷰가 핵심 구성이다.

박 아나운서가 약 5년 동안 사실상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뇌경색으로 인한 장기 공백은 프로그램에도 이례적인 상황이다. 당분간 대체 진행 체제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그의 건강 회복과 방송 복귀 시점에도 청취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