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의회, 제392회 정례회 개회…종중·문중 자연장지 제도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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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장지 조성 갈등 해법 찾는다
경기 양주시의회(의장 한상민)는 1일 제392회 정례회를 개회하고 ‘종중·문중 자연장지 조성 신고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국회와 정부는 매장과 봉안 중심의 장묘문화로 인한 국토 잠식과 환경 훼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자연장 제도를 도입했고, 2012년에는 장사법을 개정해 종중·문중 자연장지 조성 절차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했다.
자연장은 시신이나 유골을 화장한 뒤 수목이나 잔디, 화초 주변 등에 묻는 방식으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친환경적인 장묘문화로 전환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문제는 제도의 문턱을 낮춘 뒤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갈등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양주시의회는 종중이나 문중이 자연장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른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근 주민들은 주거환경 훼손과 교통, 경관 등의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신고제에서는 행정기관이 신고 요건을 확인한 뒤 수리할 수 있어, 실제 조성이 시작된 이후에야 인근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의회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저지나 집단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주시의회는 법령 차원의 개선책으로 종중·문중 자연장지와 주거밀집지역 사이의 최소 이격거리 기준을 마련하고, 신고 수리 요건도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사업자 측의 요건 충족 여부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주변 주거환경과 생활권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절차적 보완도 요구했다. 자연장지 조성자와 인근 주민 대표,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제도화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조정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발의자인 이지연 의원은 “갈등이 잦은 종중·문중 자연장지 조성 신고 제도는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신고제 아래에서 협의가 결렬될 경우 조성을 막을 법적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허가제 환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장 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자연장 활성화와 주민 수용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친환경 장묘문화 확산이라는 정책적 필요성이 컸지만, 실제 생활권에서는 주거지와 시설 간 거리, 경관, 생활환경 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사문화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화장률 상승 등으로 전통적인 매장 방식에서 화장 중심으로 장묘문화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자연장과 봉안 등 다양한 장사 방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장묘시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을 줄이면서 새로운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양주시의회의 요구는 자연장을 무조건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후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사전 협의와 객관적 기준’을 제도 안에 넣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사업 추진 전에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관계자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다면 갈등 비용을 줄이고 행정의 예측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양주시의회는 자연장지 제도 개선 건의안과 함께 생활밀착형 조례안도 잇따라 처리했다.
한상민 의장이 대표 발의한 ‘양주시 의료기관 간 응급환자 이송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양주시 의료기관에 있는 응급환자가 관외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될 경우 응급차량 이용 경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응급환자의 상태에 따라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더 큰 병원으로 신속하게 전원하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의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조례에는 지원 대상과 횟수, 한도, 신청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실제 제도가 시행될 경우 지원 기준을 명확히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지연 의원은 ‘양주시 공공시설 내 매점 및 자동판매기 설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공시설 내 매점과 자동판매기 설치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우선 신청 순위와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이다.
공공시설의 작은 편의시설이라도 누구에게 운영 기회를 줄 것인지는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는 만큼 선정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고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례 개정 역시 생활 속 행정 절차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현호 의원의 5분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양주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선제적 행정체계 구축 제언’을 주제로 발언하며 세계유산 등재 이후를 대비한 행정 시스템과 대응 전략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회암사지는 양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자산으로, 세계유산 등재가 현실화될 경우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보존과 관리, 교통, 관광 인프라 확충 등 새로운 행정 수요도 발생할 수 있다. 선제적인 행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정례회에서 양주시의회가 다룬 안건들은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주민 생활과 직접 맞닿은 제도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 변화하는 지역 여건에 맞춰 행정의 대응력을 높이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자연장지 갈등은 제도의 사각지대를, 응급환자 이송 지원은 의료 접근성의 현실적인 부담을, 공공시설 매점 선정은 행정 절차의 공정성을 각각 다룬다. 여기에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행정체계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회기는 생활과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의정활동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양주시의회는 앞으로도 시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집행부와의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