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일·곽범 위해 총대 멨는데…제작진에 항의하다 개그콘서트 하차 당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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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열, 당시 제작진에 편집 문제 제기 후 하차

"후배들 대신 나섰다가 나만 하차"…김기열이 밝힌 '개콘' 퇴장의 전말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말자쇼'는 '화가 많은 사람들' 특집으로 꾸려졌다. 이날 게스트로는 KBS 21기 개그맨 김기열과 치과의사 겸 마술사로 인터넷 방송을 병행하는 매직박이 자리했다.
이야기의 물꼬는 한 관객이 텄다. 이 관객은 인신공격을 당한 동기들을 대신해 가해자에게 항의했다가 오히려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졌다며 "이런 성격을 어떻게 고쳐야 하냐"고 고민을 꺼냈다.
진행자 김영희도 비슷한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나도 친구를 대신해 이야기하고 싸워준 적이 많다"면서 "'나는 하소연했을 뿐인데 왜 일을 키우느냐'며 오히려 관계가 틀어진 경우가 있었다"고 공감했다. 이어 "나중에는 당사자들끼리 화해해 잘 지내고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며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이상 대신 총대를 메지 말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해주라"고 조언했다.
이 가운데 김영희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람으로 김기열을 지목했다. 정의로운 이야기와 바른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김기열 역시 이에 공감하며 "그런 성격 때문에 손해를 굉장히 많이 봤다"고 맞장구쳤다.
김기열은 신인급 후배들과 함께 코너를 준비했던 때를 떠올렸다. 후배들과 함께 녹화를 마쳤지만 방송 과정에서 후배들의 분량이 편집돼 잘려나갔다. 김기열은 편집을 PD의 권한으로 여겨 크게 문제 삼지 않았으나 후배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때 당시 후배들이 누구였느냐는 물음에 김기열은 잠시 망설이다 임우일과 곽범 등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이 "현장 반응은 좋았는데 우리가 신인이고 힘이 없어서 편집된 것 아니냐. 선배님이 이야기해달라"는 식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억울해하는 후배들을 외면하지 못한 김기열은 결국 직접 나섰다. 그는 "담당 PD에게 찾아가 왜 편집했는지 물었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결국 저만 '개그콘서트'를 하지 않게 됐다"고 털어놨다. 편집 문제를 제기했던 자신이 되레 제작진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프로그램에서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따라 후배들도 함께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김기열은 "그 친구들도 나를 따라 나올 줄 알았는데 계속 잘하더라. 이후에 굉장히 잘되지 않았느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임우일과 곽범은 이후 유튜브를 비롯한 무대에서 꾸준히 입지를 넓혀왔다.
그렇다면 후배들은 이 일을 기억하고 고마워할까. 김기열의 답은 담백했다. 그는 "걔들은 까먹었다. 제가 이야기하면 '아 맞다!' 이렇게 얘기한다"며 웃었다. 이어 "그 친구들하고 너무 잘 지내고 있으니까 그런 것까지 얘기할 필요 없는데, 굳이 따지면 사실 손해는 저만 본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디에다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자리 있으니까 한번 얘기해본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세 사람은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시 일을 웃음 섞인 추억으로 마무리해 김기열의 마음 씀씀이에 주목됐다.
'개콘의 유재석'으로 불린 아이디어 뱅크 김기열

김기열은 1981년생으로 2006년 KBS 21기로 방송에 발을 들였다. 개그 오디션 프로그램 '개그사냥'에서 기발한 상황극으로 이름을 알렸다. '개그사냥' 시절에는 3인조 팀 '어처구니'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눈길을 끌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훤칠하고 수려한 외모를 앞세워 주로 MC나 진행자 역할을 도맡았다. 코너의 중심에서 웃음을 몰아가기보다 판을 깔아주고 받쳐주는 자리를 오래 지킨 덕에 '개콘의 유재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기열은 '아이디어 뱅크'로 통했다. 간판 코너로 자리 잡았던 '두분토론'과 '네가지'가 모두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료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김기열과 코너를 하면 뜬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2007년 KBS 연예대상 우수 아이디어상, 2010년 최우수 아이디어상을 수상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만 본인은 히트 코너를 여럿 만들어내고도 그 안에서 웃기는 역할보다 받쳐주는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의 하차 배경을 웃으며 지금에서야 꺼내게 된 김기열의 모습에서는 후배들과의 변함없는 정이 전해지며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