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부, 종부세 비거주1주택 기본공제 축소안 폐기…'12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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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뒤집힌 종부세 공제안, 그 이유는?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접고 현행 12억원 체계로 되돌렸다. 지난달 초 발표했던 세제 개편안이 국민 의견 수렴과 부처 협의를 거치며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뒤집혔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를 원래 계획했던 9억원이 아니라 기존과 같은 12억원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재경부는 지난달 3일 세제 개편안을 통해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기준을 9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표 후 29일 만에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그 사이 정부 안팎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공제 기준, 왜 되돌아갔나
정부는 그동안 세법 개정 방향을 짤 때 실거주와 비거주를 뚜렷하게 구분해왔다.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에게는 공제 혜택을 늘리고,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게는 공제를 줄여 세 부담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실거주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방향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내에서는 직장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의 이유로 거주지를 자주 옮기는 경우가 많고, 전세를 끼고 집을 보유한 채 다른 곳에 거주하는 사례도 보편적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사정상 그 집에 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구조에서 비거주자에게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대표가 선출된 이후 여당 내부에서도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지 말고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은 것이다. 정부는 이런 여론과 정치권 요구를 반영해 8월 4일부터 14일까지 부처협의를 진행하고, 같은 기간 입법예고를 거친 뒤 8월 27일 차관회의를 통과시켰다. 그 결과물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12억, 6억, 14억…공제 기준 정리
수정안에 따라 종부세 기본공제 기준을 한 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비거주 1세대 1주택자는 기존 정부안이었던 9억원 대신 현행과 같은 12억원 공제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사실상 이번 개편으로 달라지는 것이 없는 대상이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는 다소 달라진다. 기존 개편안에서는 부부 각각 4억원씩, 합쳐서 8억원을 공제 한도로 제시했으나 수정안에서는 각 6억원, 합계 12억원으로 상향됐다. 단독명의든 공동명의든 비거주자의 공제 총액이 12억원 선에서 맞춰진 구조다.
실거주 1주택자는 애초 개편안 방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오르고, 거주 부부 공동명의는 각 9억원 공제가 유지된다. 정부가 비거주자에 대한 공제 축소는 철회했지만 실거주자에 대한 공제 확대는 그대로 밀고 나간 것이다. 재경부는 이번 수정과 관련해 "1세대 1주택자 및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조정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세 부담 상한선도 150%로 원위치
공제 기준 외에 세 부담 상한선도 함께 조정됐다. 정부는 애초 개편안에서 주택분과 토지분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선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세 부담 상한선이란 전년도에 낸 세금 대비 올해 낼 수 있는 세금의 최대 증가 폭을 뜻한다. 이 비율이 200%로 오르면 보유세가 전년 대비 최대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어 납세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방향이었다.
이번 수정안에서는 이 상한선 역시 200%가 아닌 현행 150%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공제 기준과 세 부담 상한선 두 가지 핵심 사안이 모두 원래 안이 아니라 현행 체계로 되돌아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세법 개정에서 실질적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은 비거주자가 아니라 없는 것이 됐고, 실거주자는 오히려 공제 확대 혜택을 받는 구조가 굳어졌다.
국회 심사 일정과 남은 변수
재경부가 확정한 세법 개정안은 이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정기국회에서 심사를 거쳐야 실제 시행 여부와 세부 내용이 최종 확정된다. 국무회의 의결은 정부 입법 절차상 확정 단계이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협의에 따라 세부 수치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이번 사안처럼 발표 이후 한 달 사이에 정부안이 뒤집힌 전례가 있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수정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개편으로 실제 세금 고지서에 반영되는 시점이나 적용 대상 주택 범위, 공시가격 산정 기준 등 구체적인 실무 내용은 국회 심사와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되기 때문에, 올해 세법 개정이 언제부터 실제 고지서에 적용되는지는 정기국회 통과 시점과 시행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 확정안을 두고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애초 취지였던 '실거주 유도'라는 정책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생긴 결과이기도 하다.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1주택자라면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종부세 부담을 지게 됐다는 점이 이번 수정안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