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 씨 사망 원인 계속 조사 중…추가 야자수 실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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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종결된 실종자,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 모(37) 씨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과 타살 가능성 어느 쪽에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재연실험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 뉴스1
지난달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 뉴스1

뉴스1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1일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A 경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날 장 씨 사망 경위와 관련해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판단을 밝히지 않았다.

야자수 농장서 재연실험…추가 실험도 검토

경찰은 시신 발견 초기 장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표를 해왔다. 그러나 장 씨가 제주시 한림읍의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이후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이어졌다.

가시가 많고 줄기가 약한 야자수의 특성과 장 씨가 평소 해당 장소를 무서워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나왔다. 반면 현재까지 장 씨의 사망에 타살 등 범죄 혐의가 개입됐다고 볼 만한 근거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장 씨가 발견된 야자수 농장에서 극단적 선택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재연실험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재연실험의 정확한 결과는 분석 중”이라며 추가 재연실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장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휴대전화 내부 자료를 추출했지만 사망 동기와 관련한 내용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업무 늘어날까 부담”…실종 신고 허위 종결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달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달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A 경장은 실종 사건을 종결하지 않으면 담당 업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사건을 허위로 마무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A 경장은 조사 과정에서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는 이유로 안일하게 판단했고, 사건을 끝내지 않을 경우 계속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인계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경장 조사에 투입된 프로파일러 5명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따른 피로감 속에서 나타난 업무 태만적 동기를 범행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회피적인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 종결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A 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에서도 장 씨의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B씨의 실종 사건도 실제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교통사고 사상자’ 입력…관리 목록서 삭제

경찰 조사 결과 A 경장은 두 실종 사건을 처리하면서 관리 목록 삭제 여부까지 달리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장 씨 사건을 허위 종결하면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종결 사유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했다. 해당 사유를 선택하면 장 씨의 이름이 관리 목록에서 사라진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 경장이 장 씨의 생사나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려고 관리 목록에서 이름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B씨 사건은 ‘소재 파악’으로 기재했지만 관리 목록에서는 이름을 지우지 않았다. B씨 가족이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상담한 뒤 112에 실종 신고를 해 팀원들도 사건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록에서 이름까지 삭제하면 허위 처리가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 시작되자 거짓말 시인…구속 상태로 송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에 지난달 25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 뉴스1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에 지난달 25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 뉴스1

경찰은 장 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A 경장의 허위 종결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달 11일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한 뒤 같은 달 14일 A 경장을 정식 입건했다.

A 경장은 처음에는 실종자들과 연락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거짓말이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제주 모처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틀 뒤인 24일에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했다.

제주지법은 지난달 25일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A 경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1일 A 경장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장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재연실험 분석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 추가 수사를 거쳐 판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