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알고리즘 9월1일 BLAKE2b로 교체…BIP-110 실패 후 두번째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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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BLAKE2b 하드포크 9월1일(현지시각) 시험대에
데쉬르, 오션 떠나 강행…거래소·지갑 지지 아직 없어

비트코인 진영에서 채굴 알고리즘 자체를 바꾸는 하드포크가 화요일인 2026년 9월 1일(현지시각) 시험대에 오른다. 개발자 루크 데쉬르(Luke Dashjr)가 주도하는 이 하드포크는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oW) 알고리즘을 기존 SHA-256d에서 BLAKE2b로 교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비트코인 채굴 전용 반도체(ASIC)는 새 알고리즘에서 작동할 수 없어 채굴 주체 자체가 바뀌게 된다. 데쉬르는 이 시도를 전후로 채굴 풀 오션(OCEAN)의 의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서 물러났고, 회사는 그의 지분 전량을 되사들였다. 앞서 8월 그가 밀어붙인 BIP-110 소프트포크가 채굴자 지지를 거의 얻지 못하고 좌초한 뒤 나온 두 번째 시도라, 새 체인이 실제 해시파워를 얼마나 끌어모을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비트코인 현재가는 비인크립토(BeInCrypto) 마켓 기준 7만7655달러 선으로, 하루 0.59% 내렸지만 8월 한 달간 23.3% 올랐다.
BIP-110의 실패와 데쉬르의 오션 결별
BIP-110은 원래 비트코인 블록에 비금융성 데이터를 담는 것을 제한하려던 소프트포크였다. 오디널스(Ordinals)·BRC-20·룬즈(Runes) 프로토콜이 만들어내는 대용량 OP_RETURN 출력, 256바이트를 넘는 임의 데이터 등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지지자들은 이 제한이 노드 운영 부담을 줄이고 비트코인의 화폐적 용도를 지킨다고 주장했고, 반대자들은 수수료 시장과 노드 정책이 블록 공간 사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BIP-110이 강제 적용 단계에 들어가려면 채굴자 55% 지지가 필요했지만 실제 시그널링은 2.53%에 그쳤다. 8월 중 이 규칙을 강제하는 소수 체인이 기존 비트코인에서 분리됐지만 8시간 동안 단 두 개 블록만 생성한 뒤 사실상 멈춰 섰다. 대다수 채굴력이 기존 체인을 계속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데쉬르가 이끌던 오션은 고객의 채굴 전력을 약 18시간 동안 이 소수 체인 쪽으로 돌렸다. 채굴자들은 명확한 동의 없이 이뤄진 조치에 반발해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고, 오션의 해시레이트는 8월 한 달 96% 급락했다. 데쉬르는 결국 의장·CTO·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오션은 그의 지분을 전량 재매입했다. 오션은 데쉬르 없이도 비수탁형 채굴 풀로 계속 운영된다.

SHA-256d에서 BLAKE2b로…무엇이 달라지나
데쉬르는 BIP-110의 실패 이후 방향을 바꿔 아예 별도의 작업증명 알고리즘을 쓰는 새 체인을 9월 1일 띄우기로 했다. 기존 SHA-256d를 BLAKE2b로 바꾸는 방식이다. 그는 이 변화가 대형 채굴자에게 효율 우위를 주는 에이직부스트(ASICBoost)라는 단축 기법을 제거하고 집중된 채굴 파워를 벌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컨보이(CONVOY)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탈중앙화된 채굴 구조를 다시 시도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기존 비트코인 채굴 장비는 SHA-256 연산에 특화돼 있어 BLAKE2b로 자동 전환할 수 없다. 다만 시아(Sia)의 BLAKE2b 버전용으로 설계된 일부 장비는 호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전했다. 그렇더라도 해당 하드웨어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채굴자들이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투입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발팀은 출시 전 리허설을 진행했고, 성공하면 9월 1일 배포될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 29.4.1 버전에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문제가 생기면 별도 릴리스 후보를 다시 내고 마지막 SHA-256 블록 시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다. 최종 메인넷 활성화 블록 높이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9월 1일이라는 날짜는 되돌릴 수 없는 마감이 아니라 목표 시점으로 봐야 한다.
슈워츠 “정신 차리라”…BIP-110 지지자와 정면충돌
새 체인을 둘러싼 감정적 충돌도 이어졌다. 8월 31일(현지시각) BIP-110 지지자 루가트(Loogart)와 전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X(옛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였다. 논쟁은 한 X 이용자가 BLAKE2b를 두고 “비트코인에 대한 공격”이라 규정하며 과거 비트코인캐시(BCH)·비트코인SV(BSV) 포크에 비유한 데서 시작됐다.
루가트는 “우리는 비트코인 코어가 가는 방향에 반대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포크하라고 했고, 우리는 포크해서 다른 작업증명을 선택했다. 이제 우리만의 체인을 만들고 있는데도 여전히 공격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슈워츠는 “여전히(still) 공격하는 게 아니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순간 거버넌스 참여에서 공격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맞받았다. 루가트가 “우리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다. 낡은 체인을 고치려던 시도에서는 패배했다는 걸 인정했고, 그래서 다른 곳에서 비트코인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라고 답하자, 슈워츠는 그 표현 중 “낡은 체인을 고치려던 시도”라는 대목을 인용하며 “정신 차리라(Listen to yourself)”고 일침을 놨다. 데쉬르는 앞서 기존 체인을 “스팸코인”이라 부르며 “미국 달러처럼, 아니 그보다 더 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블록스트림(Blockstream) 공동창업자 애덤 백(Adam Back)도 7월 BIP-110을 “아이디오크라시(idiocracy)”라고 깎아내렸고, 슈워츠는 “비트코인이 공격받고 있다”는 주장을 “말이 안 된다(nonsense)”고 일축했다. 슈워츠는 이 발언이 개인 의견이며 리플이나 XRP 원장이 BIP-110이나 새 체인에 기술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유자가 챙길 것들과 남은 변수
새 체인이 실제로 자리를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출시 전까지 어떤 주요 거래소·지갑·라이트닝 구현체도 BLAKE2b 체인 지지를 공개적으로 약속하지 않았다. 이런 인프라 없이는 분리된 코인이 초기에 안정적인 시세나 거래 창구를 확보하기 어렵다. 새 체인은 기존과 다른 블록 헤더 형식을 쓰기 때문에 기존 라이트 클라이언트와 인덱서가 자동으로 이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리플레이(replay) 위험도 지켜볼 대목이다. 두 체인에서 같은 거래가 유효하게 처리된다면 한쪽에서 방송된 결제가 다른 쪽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데쉬르는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유자에게 풀 노드보다 경량 지갑을 쓰라고 권고했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일부 채굴자가 인공지능(AI) 연산 계약으로 옮겨가면서 올해 내내 완만하게 낮아지는 추세였고, 이는 새 체인이 끌어올 수 있는 채굴력 풀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데쉬르가 앞서 시도한 포크는 채굴자 지지 3%를 넘긴 적이 없다. 9월 1일 새 체인이 이 벽을 넘어 실제 해시파워를 모으느냐, 아니면 8월처럼 몇 시간 안에 멈추느냐로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