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챗GPT를 ‘초대형 검색엔진’ 첫 지정…이용자 1억5910만명에 6% 과징금 위험
작성일
챗GPT, EU서 구글·빙급 ‘초대형 검색엔진’ 지정…AI 챗봇 최초
레딧·로블록스도 초대형 플랫폼, 연말까지 위험평가 의무 부과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가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를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Very Large Online Search Engine)’으로 지정했다. 8월 31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발표된 조치로, AI 챗봇이 이 같은 지정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레딧(Reddit)과 로블록스(Roblox)는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ery Large Online Platform)’으로 함께 지정됐다. 유럽위원회는 디지털서비스법(DSA, Digital Services Act)에 따라 이들 서비스가 EU 내 월평균 이용자 4,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세 서비스가 위험 평가와 투명성 보고 등 추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시한은 소스에 따라 2026년 11월 말 또는 12월 말까지로 다르게 전해졌으며,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 수 있다.
이용자 1억5910만명, 문턱을 훌쩍 넘었다
오픈AI가 DSA 관련 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챗GPT 검색 기능은 3월 31일까지 6개월간 EU 내 월평균 이용자가 약 1억 5,910만 명에 달했다. 레딧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EU 내 이용자가 최대 5,720만 명이라고 자체 고객센터를 통해 밝혔다. 로블록스는 8월 13일까지 6개월간 평균 4,660만 명으로 4,500만 명 문턱을 겨우 넘겼다.
DSA는 EU 내 월평균 이용자가 4,500만 명을 넘는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을 가장 강한 감독 단계로 분류한다. 유럽위원회는 챗GPT를 “프롬프트와 질의에 응답하며 웹을 검색하기도 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규정했다. 답변이 링크 목록이 아니라 문단 형태로 나온다는 점은 다르지만, 사람들이 정보를 찾도록 돕는다는 본질은 검색엔진과 같다고 본 셈이다.

구글·빙 이어 세 번째 ‘초대형 검색엔진’
챗GPT 이전에는 구글 검색(Google Search)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빙(Bing)만이 초대형 검색엔진 지정을 받았다. 이번 지정으로 챗GPT는 두 검색엔진과 같은 법적 범주에 놓였다.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목록에는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엑스(X), 틱톡(TikTok) 같은 소셜미디어와 아마존(Amazon), 애플(Apple) 앱스토어 같은 온라인 장터가 포함돼 있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정으로 DSA에 따라 분류된 플랫폼·검색엔진은 총 28개로 늘었다.
DSA 아래 초대형 검색엔진으로 지정된 일반 AI 어시스턴트는 챗GPT가 처음이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도 실시간 웹 검색 결과를 답변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챗봇과 검색 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서비스가 같은 이용자 문턱을 넘으면 유럽위원회는 이미 챗GPT 사례라는 선례를 갖게 된다.
새로 지게 될 의무와 조사 권한
챗GPT, 레딧, 로블록스는 불법 콘텐츠 확산, 미성년자 보호, 이용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기본권, 선거·공공안전에 대한 영향 등 체계적 위험을 자체 평가하고 완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광고 아카이브를 공개하고 승인된 연구자에게 데이터 접근권을 부여해야 하며, 반기별 투명성 보고서 발행과 불법 콘텐츠 신고·이의제기 절차, 위기 대응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유럽위원회는 아일랜드·네덜란드 당국과 함께 이들 서비스를 감독한다.
유럽위원회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부위원장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은 “이번 지정으로 챗GPT, 레딧, 로블록스는 시민과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걸맞은 더 높은 수준의 감시와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환경을 계속 면밀히 관찰하며 DSA상 강화된 감독 기준을 충족하는 플랫폼이라면 어디든 주저 없이 지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반 시 과징금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달한다. 유럽위원회는 이미 이 권한을 실제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 앞서 12월 엑스(X)에도 파란색 인증배지의 ‘기만적 설계’와 광고주 관련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1억 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틱톡의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푸시 알림, 고도로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도 DSA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감사 범위 어디까지…모델 가중치 접근 논란
암스테르담대(University of Amsterdam) 법학 교수 나탈리 헬베르거(Natali Helberger)는 테크폴리시프레스(Tech Policy Press)에 “DSA 40조의 데이터 접근 의무가 시스템적 위험 파악이나 완화 조치 평가에 필요한 경우 학습 데이터나 모델 가중치 접근까지 포함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정만으로 유럽위원회가 챗GPT 모델을 직접 시험할 권한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DSA가 생성형 AI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흐름의 연속선상에 있다. 엑스의 AI 챗봇 그록(Grok)은 이미 DSA에 따른 조사를 받고 있다. 레딧 대변인은 기즈모도(Gizmodo)에 “레딧은 EU 디지털서비스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초대형 플랫폼 요건을 충족할 준비를 해왔고 EU 규제당국과 협력하며 이용자에게 투명성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픈AI와 로블록스는 관련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이미 챗GPT 검색을 위한 DSA 연락처와 신고 채널, 투명성 자료를 공개했고 레딧과 로블록스도 EU 이용자·DSA 정보 페이지를 발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