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끈 고양 경제자유구역 다시 속도" 민경선 시장·경기경제청장 협력 강화
작성일
경제자유구역 연내 지정 신청 승부수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민경선)는 31일 시청에서 민경선 시장과 김능식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이 만나 고양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한 주요 현안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고양시와 경기도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그동안 지연돼 온 사업을 실질적인 추진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중앙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경기도와 고양시가 따로 움직이기보다 개발계획과 사업성, 기업 유치 전략 등을 함께 마련해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양 경제자유구역은 2022년 11월 경기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고양시는 정밀의료와 K-컬처, 첨단산업 등을 결합한 미래산업 거점 조성을 구상했지만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경기경제자유구역청과 개발 면적과 사업계획 등을 놓고 조정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고양시가 이번에 꺼내든 해법은 ‘한 번에 크게 지정하기’보다 ‘실현 가능한 범위를 먼저 지정해 성과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민경선 시장은 지난 21일 시정질의에서 기존의 확장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수용성과 사업성이 높은 확실한 지구를 우선 지정받아 성공 모델을 만든 뒤 단계적으로 구역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경기도와의 협의 역시 이러한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작업으로 해석된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과 해외자본 유치 등을 위해 세제·행정상 지원과 각종 규제 특례가 적용되는 경제특구다. 그러나 지정 자체가 곧바로 기업 유치와 투자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성공 여부는 지정 이후 어떤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경기경제자유구역은 평택 포승(BIX)과 현덕, 시흥 배곧 등 3개 지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경기경제자유구역을 첨단산업·물류·유통 분야의 미래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포승지구는 친환경 미래자동차 산업, 배곧지구는 육·해·공 무인이동체와 의료·바이오 연구혁신 생태계를 중심으로 특화하고 있다.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면서 정밀의료와 K-컬처 등 특정 산업을 앞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다른 경제자유구역들이 지역별 강점을 기반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고양 역시 ‘고양만의 산업 모델’을 분명히 해야 투자와 기업 유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정밀의료와 시스템반도체, K-컬처 플랫폼, ICT 융복합 기술 등을 연계한 미래 성장거점을 구상해 왔다. 과거 시가 마련한 기본구상에서도 고양 경제자유구역을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화형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하고 중앙부처와 관계기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고양시 입장에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도시의 고질적인 ‘자족성 부족’ 문제다.
고양은 대규모 주거개발을 통해 인구가 성장했지만 기업과 산업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주변 지역으로 통근하는 인구가 많은 도시 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신도시 개발까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과 인구 증가는 지속되고 있지만, 일자리와 기업이 따라붙지 않으면 교통과 생활 인프라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한 하나의 정책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 기업 투자와 연구개발, 산업 생태계 구축을 하나의 공간 안에 묶어 자족기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양시는 수도권 서북부라는 입지와 풍부한 인적 기반, 대형 전시·문화시설 등 기존 도시 자산을 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할 경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능식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역시 고양시의 입지와 인적 기반을 강점으로 꼽았다.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은 현재 평택과 시흥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고양이 추가 거점으로 지정된다면 경기경제자유구역 전체의 산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경기경제자유구역은 첨단산업·물류·유통과 무인이동체 등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정부도 경제자유구역의 개발계획 변경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역할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변경 권한 확대를 발표하면서 지방정부의 사업 추진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이런 정책 환경 변화는 고양시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개발계획을 지역 여건에 맞게 보다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자유구역 지정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정 이후 실제 기업과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하다. 개발 부지의 규모뿐 아니라 토지 이용계획과 산업 기능, 기업 유치 전략, 교통과 정주환경, 재원 조달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고양시와 경기도가 이번 간담회에서 ‘실현 가능성과 사업성을 갖춘 개발계획’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큰 청사진을 먼저 그리기보다는 실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구체화해 중앙정부의 평가와 협의를 통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민경선 시장은 그동안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노력해온 경기도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열악한 경기북부의 자족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과 투자가 모일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양 경제자유구역은 경기북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대한민국 미래 경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와 고양시가 한뜻으로 힘을 모아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강조했다.
김능식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도 “고양시는 수도권 서북부의 우수한 입지와 풍부한 인적 기반을 갖춰 경제자유구역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며 “고양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고 중앙부처와의 협의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이번 협의를 계기로 경기도와 역할을 보다 명확하게 나누고 개발계획 보완과 중앙부처 협의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실시한 산업통상자원부 5차 사전자문 결과를 최대한 신속하게 반영해 개발계획을 수정·보완하고, 연내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신청을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