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 난 것처럼 비가 쏟아진다… 영광에 55cm 넘는 '극한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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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전선 형성으로 서해안 물폭탄... 강풍·천둥번개 계속
전국 곳곳에 강한 비구름대가 자리하면서 8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호남과 충청, 경북 북서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다음날인 다음달 1일까지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도에는 무려 552㎜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북 부안 204㎜, 군산 181.7㎜, 충남 서천 172㎜, 금산 134.4㎜ 등 서해안과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물폭탄이 내렸다. 특히 영광 낙월도에서는 오전 한때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관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한반도 남쪽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성 회전이 만나 정체전선이 형성됐다면서 이 전선을 따라 서해상에서 비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하면서 충남과 호남 서부 지역에 강수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영향으로 도로와 주택, 상가가 침수되고 산비탈이 무너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랐다. 전북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도로 침수 49건, 주택 침수 26건, 상가 침수 14건 등 모두 12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고창군에서는 시간당 60㎜의 폭우로 아산면 주진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자 인근 주민 6명에게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으며, 물이 빠진 뒤 모두 귀가했다. 고창군 무장면에서는 주택 뒤편 산비탈이 무너져 토사가 흘러내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에도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모두 37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대전 동구와 서구 일대에서 가로수가 쓰러졌고, 세종 어진동과 연동면에서도 나무 전도 신고가 들어왔다. 공주에서는 지하 공간에 물이 차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벌였으며, 금산에서는 유등천 문암교 수위가 상승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대전 서구 관저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구봉터널 인근에서는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2차 사고가 발생, 70대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인명피해다. 전북 정읍에서는 이날 오전 논일을 나갔던 70대 남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중과학수사대까지 투입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은 오전 가족에게 농수로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밤에는 대구 남구 신천 징검다리 부근에서 7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대구에는 45.7㎜가량의 비가 내렸으며 신천 출입이 통제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충남 태안·서산 일부와 경북 상주·예천·안동 북부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전북 군산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으며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호우특보가 내려진 충남 서해안과 경북 중·북부에는 이날 저녁까지 시간당 20~30㎜의 강하고 많은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다음달 1일까지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수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계곡이나 하천 접근과 야영을 자제하고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이용을 금지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는 물론 하수도 역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며, 토사 유출과 산사태, 축대 붕괴, 도로 침수로 인한 교통사고와 감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전북과 경북 중·북부는 이날 밤까지, 서울·인천·경기서부와 충청권은 다음달 1일 오전까지, 경기동부와 강원도는 다음달 1일 늦은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추가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충남서부 30~80㎜(충남서해안 많은 곳 100㎜ 이상), 대전·세종·충남동부와 충북, 경북중·북부 20~60㎜, 수도권과 서해5도, 전북서부 10~60㎜, 강원도 10~50㎜, 울릉도·독도 10~40㎜, 전북동부 5~30㎜ 수준이다. 이날 저녁까지는 전남권과 대구·경북남부, 경남권에도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제주도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정체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드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다음달 1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 소나기가 예상된다. 전북과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는 5~40㎜, 제주도에는 5~30㎜의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모레인 다음달 2일에는 제주도에 5~20㎜의 비가, 충북과 남부지방에는 5~40㎜의 소나기가 예상된다.
비 소식과 함께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폭염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침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가운데 폭염특보가 발표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며 매우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대구 북구는 34.2도까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경주 33.8도, 포항 기계 33.6도, 경산 33.5도, 구미 33.4도 등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도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밤사이 기온도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며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아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격렬한 야외활동 자제, 영유아·노약자·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다음달 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5~34도로 예상되며, 서울·인천은 23도와 27도, 대전은 23도와 31도, 광주는 26도와 33도, 대구는 25도와 33도, 부산은 26도와 31도를 오갈 전망이다. 다음달 2일 아침최저기온은 21~25도, 낮최고기온은 26~33도로 큰 변화 없이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하늘은 다음달 2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고, 글피인 다음달 3일 역시 전국이 흐린 가운데 강원동해안·산지와 제주도에 비가 예상된다. 그글피인 다음달 4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강원영동과 제주도는 흐리겠다.
이 밖에도 다음달 1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전라권과 경북권, 경남서부 내륙에는 가시거리 1㎞ 미만의 짙은 안개가 낄 것으로 보여 차량 운행 시 감속이 필요하다. 강풍특보가 내려진 경북중부에는 이날 밤까지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서해상에는 다음달 1일까지 돌풍과 천둥·번개가 이어지겠고, 동해안에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한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백사장으로 밀려오거나 갯바위와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어 해안가 접근을 자제해야 한다. 이날까지는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 높이가 높은 기간이다. 만조 시 해안 저지대 침수와 하수 역류 등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