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놀러 오는 일본인 4배 증가...특히 필수로 가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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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4명 중 1명이 한국 선택, K뷰티 쇼핑이 이끈다
올리브영 8개월 1조원 돌파, 일본인 관광객의 쇼핑 혁명
일본인 해외여행객 4명 중 1명 이상이 올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도 올해 8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항공편 확대와 환율, K-컬처 인기에 이어 K뷰티 쇼핑까지 맞물리면서 한국 관광의 소비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80만30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12조859억원으로 48.3% 늘었다. 관광객 수뿐 아니라 실제 한국에서 지갑을 여는 외국인 소비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일본인의 한국 여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해외로 나간 일본인은 813만590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늘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228만159명으로 18.8% 증가했다. 일본인 전체 해외여행객 가운데 한국을 찾은 비중은 28.03%로 집계돼 미국 13.14%, 대만 9.35%, 태국 6.84%, 베트남 6.12%를 크게 앞섰다.
쉽게 말하면 일본인이 해외여행을 떠날 때 선택하는 목적지 가운데 한국의 비중이 4명 중 1명을 넘어선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 방문 비중은 24.56%였는데 1년 사이 3.47%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일본인 해외여행객 가운데 한국을 찾은 비중이 약 17.2%였던 만큼 한국의 상대적인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워진 한국…항공편 늘고 환율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아
일본인의 방한이 늘어난 배경에는 항공 노선 변화가 있다. 올해 3월 이후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보다 한국 등 가까운 지역으로 공급을 확대했고, 그 결과 7월 한일 노선의 주간 공급 좌석은 34만8751석으로 지난해 12월보다 2.4% 증가했다. 주간 운항 횟수도 1647회에서 1677회로 1.8% 늘었다.
노선 수는 오히려 61개에서 57개로 줄었지만 항공기 규모와 운항 빈도가 늘면서 실제 이용 가능한 좌석과 항공편은 증가했다. 일본인 입장에서는 한국을 선택할 수 있는 항공편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셈이다. 특히 서울뿐 아니라 지방공항을 통한 한국 여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7월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일본인은 26만97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제주공항은 2만2048명으로 60%, 청주공항은 2만548명으로 93% 늘었다. 일본인의 한국 여행이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만 방문하는 형태에서 부산·제주·충청권 등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환율 역시 한국 여행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였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평균 환율을 비교하면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4.2%, 중국 위안화 대비 4.0% 하락했지만 원화 대비로는 2.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엔화 가치가 전반적으로 약해지는 상황에서도 원화에 대한 하락 폭은 다른 주요 통화보다 작아 일본인에게 한국 여행의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오면 올리브영”…K뷰티 쇼핑이 관광 코스로
여기에 K-컬처의 인기도 일본인의 방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실제 시장 점유율로도 확인된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30.8%로 1위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에는 33.5%까지 높아졌다. 한국에서 직접 K뷰티 제품을 구입하려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배경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런 흐름은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누적 구매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외국인 구매액이 1조원을 돌파한 시점은 11월이었는데 올해는 3개월 앞당겨졌다. 올해 1~8월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외국인의 결제 건수도 상당하다. 올해 1~8월 올리브영에서 발생한 외국인 누적 결제 건수는 1101만건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은 매장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9초에 한 번꼴로 외국인의 구매가 이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2%에서 올해 8월 33%까지 확대됐다.
외국인 고객의 국적도 다양하다. 글로벌텍스프리 세금 환급 데이터를 기준으로 올해 올리브영에서 상품을 구매한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192개국으로 집계됐다. 구매액 기준 상위 5개국은 미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태국이었다. 이들 외국인 고객은 평균 6개 상품을 구매했고, 3명 중 1명은 한 번에 10만원 이상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국인 관광객이 올리브영에서 제품 하나를 기념품처럼 사는 수준을 넘어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인기 품목도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헤어케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1~8월 외국인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 중 하나인 기능성 스킨케어, 이른바 더모 스킨케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했다.
명동에서 끝나지 않는다…외국인 쇼핑도 지방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소비가 서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리브영의 올해 1~8월 외국인 매출은 전국적으로 47% 증가했는데, 강원 지역 매장은 105% 늘어 증가 폭이 전국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경주는 88%, 대전은 80%, 전주는 6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의 명동이나 성수 같은 대표 관광지만 둘러본 뒤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방 관광지에서도 쇼핑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인의 지방공항 입국 증가와도 흐름이 맞물린다. 실제로 김해·제주·청주공항을 통한 일본인 입국객이 크게 늘면서 부산과 제주 등 지역 관광지에서 외국인 소비가 확대될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올리브영 역시 이런 변화를 반영해 비수도권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부산과 제주 등 주요 관광도시의 매장을 정비하고 경주·대전·전주 등 지역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찾기 쉬운 대형 매장과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관광지에서 K뷰티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지역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외국인 소비가 지역으로 확산되면 관광객 증가가 숙박과 음식점뿐 아니라 유통업과 화장품 제조업 등 다른 산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올리브영처럼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 제품을 한 공간에서 판매하는 유통망은 외국인에게 한국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 관광객이 한국에서 제품을 직접 경험한 뒤 귀국 후 해외 온라인몰 등을 통해 다시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인 관광객 증가가 K뷰티 소비로 이어질까
한국 관광시장에서 일본은 이미 중요한 시장이지만 올해 나타난 수치는 단순한 관광객 증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본인의 전체 해외여행객은 4.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한국 방문객은 18.8% 증가했고, 일본인 해외여행객 중 한국 비중은 28.03%까지 높아졌다. 한국이 일본인의 해외여행 증가분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주요 경쟁 관광지를 앞서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의 소비 방식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경복궁이나 명동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음식과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직접 경험하고 구매하는 형태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의 외국인 누적 구매액이 8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K뷰티가 관광 과정에서 실제 소비를 만들어내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관건은 늘어난 일본인 관광객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지역 소비로 연결하느냐다. 항공편 확대와 K-컬처 인기는 한국 관광에 유리한 조건이지만 관광객이 서울에만 머물거나 특정 지역과 일부 상권에 소비가 집중된다면 관광객 증가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지방공항과 지역 관광지를 연결하고 K뷰티·음식·패션 등 한국에서만 경험하기 쉬운 소비 콘텐츠를 함께 확대한다면 방한객 증가가 지역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