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한국은행의 처절한 호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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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과 재정 확대, 정책 엇박자 논쟁 심화
물가 잡기 위한 긴축vs경기 부양 재정, 충돌 불가피?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린 가운데 정부가 내년 800조원대의 확장적 예산 편성을 추진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한은은 수출과 내수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치인 2%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기존 2.6%에서 3.3%로 높였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연속 인상을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선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미리 올려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 환율과 주택가격 등 금융안정 위험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금통위원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향후 6개월 동안 추가로 한 차례 정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정부는 내년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총지출을 10% 이상 늘려 800조원대로 편성하고,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AI·첨단산업과 청년·지역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820조원 등 구체적인 최종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리를 높여 시중 수요를 억제하면서 정부가 지출을 크게 확대하면 긴축 효과가 약해지고 물가 압력이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가계와 자영업자는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을 떠안는 반면 정부가 재정으로 수요를 떠받치는 모습이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은은 재정 확대 자체를 통화정책과의 ‘엇박자’로 보지는 않는다. 신 총재는 정부 지출이 단기 소비 부양보다 AI·인프라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면 긴축 통화정책과 충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예산 규모 자체보다 늘어난 재정이 물가를 자극하는 단기성 지출에 쓰일지,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로 연결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