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제대로 터졌다…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1위 찍은 '한국 드라마'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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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넷플리스 새 시리즈, 공개 3일 만에 정상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달고 나온 넷플릭스 새 시리즈가 공개 3일 만에 국내 정상을 밟았다.

넷플릭스 '들쥐' 주연 배우 류준열 / 넷플릭스
넷플릭스 '들쥐' 주연 배우 류준열 / 넷플릭스

화제의 주인공은 '들쥐'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에 따르면 '들쥐'는 8월 31일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는 '포핸즈', 3위는 '비서진'이 차지했고 '유어 아너'(4위), '나는 솔로'(5위)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지 불과 사흘 만에 거둔 성적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반응도 뜨겁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기준으로도 '들쥐'는 8월 30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매체 스크린랜트는 '들쥐'를 두고 "'종이의 집'과 '리플리'를 합쳐놓은 것 같다"며 공개와 동시에 세계 순위권에 안착한 신작으로 소개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들쥐' 속 한 장면 /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들쥐' 속 한 장면 / 넷플릭스

손톱 먹은 쥐, 21세기 서울로 오다

드라마 '들쥐'는 한국 전래동화 '손톱 먹은 들쥐'를 뼈대로 삼은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손톱을 함부로 버리면 그걸 주워 먹은 쥐가 사람으로 둔갑해 자리를 빼앗는다는 옛이야기를, 지문 인증과 계좌 잠금, 로그인 정보로 신원이 증명되는 오늘의 현실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주인공은 은둔 소설가 문재(류준열 분). 3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휴대폰 지문 인증이 먹통이 되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곁에서 궂은일을 도맡아주던 절친 수현(무진성 분)마저 자취를 감춘 뒤, 문재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정체불명의 존재 '들쥐'가 이름과 재산, 인생 전부를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통째로 바꾸고 지문까지 자신의 것으로 등록해버린 상대 앞에서, 정작 진짜인 문재는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이 지점에서 뜻밖의 동행이 등장한다. 3년 전 문재에게 돈을 빌려주고 사라진 그를 쫓아온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다. 애초에 복수의 대상이었던 두 사람은 '들쥐'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얼떨결에 손을 잡고, 형사 순용(이규형 분)까지 가세하면서 추격전은 세 갈래로 뻗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문재와 노자가 티격태격하며 만들어내는 예상 밖의 브로맨스가 극에 숨통을 틔워준다는 평이다.

'들쥐' 주연 배우 설경구와 류준열 / 넷플릭스
'들쥐' 주연 배우 설경구와 류준열 / 넷플릭스

연출은 '탄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보이스', '손 the guest' 등을 거친 김홍선 감독이 맡았다. 인물을 몰아붙이는 밀도 있는 연출로 정평이 난 그에게 '들쥐'는 세 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극본은 '모범가족', '특수사건전담반 TEN'을 쓴 이재곤 작가가 담당했다.

완결까지 3년 걸린 원작 웹툰, 설화보다 진했던 인간군상

'들쥐'의 원작은 루드비코 작가가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서 2017년 2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연재한 동명 웹툰이다. 공포·스릴러 장르로 분류됐던 이 작품은 연재 당시부터 독창적인 설정과 서늘한 전개로 마니아층을 모았다. '루드비코'라는 필명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에 나오는 '루드비코 시술법'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웹툰 속 주인공 설정은 드라마보다 좀 더 어둡다. 원작의 제문재는 사채 빚을 갚지 않고 잠적한 인물로, 모든 서류를 가명으로 바꾸고 해외 거주자로 위장해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러다 10년 만에 처음 외출한 날, 자신과 얼굴도 이름도 똑같은 또 다른 제문재와 맞닥뜨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드라마는 이 뼈대를 가져오되 캐릭터명을 '문재'로 다듬고, 원작에서는 상대적으로 옅게 다뤄졌던 '손톱 먹은 들쥐' 설화 모티브를 전면에 세워 각색했다.

류준열은 대본만으로는 다음 전개가 예측되지 않아 촬영 중 직접 원작 웹툰을 찾아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완결된 지 5년이 넘었지만 카카오웹툰에서 여전히 볼 수 있어, 드라마를 먼저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결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보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들쥐' 스틸컷 / 넷플릭스
'들쥐' 스틸컷 / 넷플릭스

류준열 데뷔 후 첫 1인 2역…설경구·이규형도 각자의 승부수

'들쥐'는 류준열에게도 각별한 작품이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다는 것부터 끌렸다"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이 궁금해서 출연 제안에 응할 수밖에 없더라"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삶을 빼앗긴 문재와 그의 얼굴을 훔친 '들쥐'를 눈빛과 목소리, 말투의 미묘한 차이만으로 구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그는 감정의 강약 조절에 대해 "어떨 땐 과하게, 어떨 땐 숨기면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상황 속 각 캐릭터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들쥐'는 류준열에게 '더 에이트 쇼', '계시록'에 이은 세 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들쥐' 주역인 배우 설경구(왼쪽부터)와 류준열, 김홍선 감독, 이규형 / 뉴스1
넷플릭스 '들쥐' 주역인 배우 설경구(왼쪽부터)와 류준열, 김홍선 감독, 이규형 / 뉴스1

설경구에게도 '들쥐'는 여섯 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야차', '돌풍', '길복순', '사마귀', '굿뉴스'를 거쳐온 그는 류준열과의 첫 호흡에 대해 "류준열 씨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해온다. 저에 대한 아이디어도 던져준다"고 전했다. 이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류준열 씨의 이야기를 듣고 한 테이크들이 많았다. 물론 아니다 싶으면 '아니야' 하고 안 하기도 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류준열도 "선배님이 정말 편안하고 열려 있으셔서 나중에는 이것도 던져보고 저것도 던져볼 정도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고 화답했다.

극 중 격투 장면을 둘러싼 비하인드도 눈길을 끈다. 설경구는 류준열과의 액션 촬영을 두고 "액션이 시작되면 류준열은 바로 기절하거나 총에 맞고 구석에 있었다"고 웃으며 전했다. 류준열 역시 자신이 액션신에서 빨리 퇴장하는 이유에 대해 "시청자들이 굳이 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능청스러운 답을 내놔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형사 순용을 맡은 이규형은 체중 감량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배역을 위해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함께 사용해 급격히 살을 뺐다며 "급격한 감량이 필요했고,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제작발표회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이 밖에도 '들쥐'에는 배우 김성오, 현봉식, 정희태, 박윤호, 송수이, 이엘 등이 힘을 보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 공식 포스터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 공식 포스터 / 넷플릭스

국내외 동시에 잡은 '들쥐'…10부작 완주

'들쥐'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 전 세계 195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총 10부작으로, 방송사 드라마처럼 매주 한 편씩 풀리는 게 아니라 전 회차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방식이다. 시청 등급은 19금, 청소년관람불가다.

공개 사흘 만에 국내 시리즈 부문 정상에 오르고 전 세계 TV쇼 순위 8위까지 진입하면서, '들쥐'는 하반기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화제성을 입증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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