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출연 4개월 만에…갑작스럽게 전해진 부고, 김시현 “선생님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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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맹수' 김시현 셰프, 요리 스승 이상희 소장 별세에 절절한 추모

'아기맹수' 김시현 셰프가 요리 스승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김시현 셰프는 지난 4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요리 스승인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 소장과 함께 출연해 통영 나물 채취에 나서며 훈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전해진 스승의 별세 소식에 그는 자신의 계정에 "선생님 보고 싶어요"라며 절절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김시현 셰프가 별세한 스승 이상희 소장을 추모하며 올린 사진 / 김시현 인스타그램
김시현 셰프가 별세한 스승 이상희 소장을 추모하며 올린 사진 / 김시현 인스타그램

■ 이상희 소장, 지난 28일 별세...향년 63세

이상희 통영음식문화연구소 소장이 암 투병 끝에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그는 1984년 통영에 정착한 뒤 40년 넘게 통영의 전통 음식을 발굴하고 기록해 온 인물이다. 통영 전통음식 발굴은 물론 통영소반을 복원하기 위해서도 힘써왔다.

그는 시장과 섬을 오가며 제철 재료를 찾아다녔고, 2020년에는 통영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통영백미'를 펴냈다. 복어부터 멍게, 멸치, 도다리, 장어, 굴, 홍합, 볼락, 대구까지 열두 달 통영 식탁을 채우는 식재료와 음식을 담은 책이다. 2019 통영문화재야행과 유네스코 국제심포지엄 만찬을 맡기도 했으며, '한국인의 밥상', '밥상의 전설', '한국기행' 등 방송에 출연하거나 자문했다.

김시현 셰프와 이상희 소장 / 김시현 인스타그램
김시현 셰프와 이상희 소장 / 김시현 인스타그램

■ '나 혼자 산다' 함께 출연한 김시현 셰프와 스승 이상희 소장, 통영의 봄 선보여

이상희 소장은 지난 4월 3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도 얼굴을 비쳤다. 당시 방송에서는 봄을 맞아 통영으로 '나물 유학'을 떠난 '아기 맹수' 김시현 셰프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시현 셰프는 요리 스승인 통영 요리연구가 이상희 소장을 따라 자연 속에서 자란 노지 나물을 찾아 떠났다. 한 손에는 바구니를, 다른 한 손에는 나물을 캐기 위한 칼을 든 그는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한 '나물 천국'의 풍경에 깜짝 놀랐다.

이상희 소장의 지인인 밭 주인의 허락을 받은 김시현 셰프는 마음껏 나물 채취에 나섰다. 이상희 소장은 "눈만 크게 뜨면 다 보물이야!"라며 곳곳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나물들을 찾아 김시현 셰프에게 건넸다.

지난 4월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했던 이상희 소장과 김시현 셰프 / MBC
지난 4월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했던 이상희 소장과 김시현 셰프 / MBC

김시현 셰프는 "너무 예쁘다!"를 연발하더니 급기야 나물들을 모아 쥐고 "부케로 하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채취한 나물과 전통시장에서 공수한 식재료로는 통영의 향토 음식인 '방풍 탕평채'와 '나물 설치국'을 배우는 모습도 공개됐다. 김시현 셰프는 이상희 소장의 가르침에 따라 재료를 손질하고 나물을 무치는 데 집중했으며, 처음 보는 나물의 조합과 맛에 놀라며 질문을 쏟아내는 등 자신만의 요리 노트를 꼼꼼히 채워갔다.

■ "선생님 손 붙잡고 엉엉 울었는데..." 김시현 셰프, 세상 떠난 스승 향한 절절한 추모

방송 이후 약 4개월 만에 스승의 부고를 접한 김시현 셰프는 지난 30일 자신의 계정에 이상희 소장을 향한 추모글을 게재했다.

김시현은 "선생님 덕분에 발견한 세상은 알던 것보다 다양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존재했고, 덕분에 식견은 물론이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렇다 할 내세울 것 없을 때 든든한 증명서가 되어주시고 저보다 더 저에 대한 확신을 가져주신 선생님. 소식을 접했을 때 제 자신감이 떠나간 심정이었다"며 비통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방송이 나올 즈음 혹여나 뾰족한 시선을 마주해 생채기가 날까, 좋아하는 일이 미워질까 걱정해 주셨던 날이 기억난다"며 "그 말에 저는 든든한 방공호가 생긴 양 더 자신감 있게 무언갈 해낼 힘이 생겼다"고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그러면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그 길로 바로 통영에 갔던 날 선생님 손 붙잡고 엉엉 울었는데 그때조차도 '시현이는 잘할 것'이라며 응원해 주시던 선생님. 집에 가려고 인사드릴 땐 곧 서울에서 보자며 인사해 주셨었는데, 아마 평생 못 잊을 약속이 될 것 같다"며 "선생님 보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한식 셰프 김시현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에 '아기맹수'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MBC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했다.

김시현 셰프와 요리 스승 이상희 소장 / 김시현 인스타그램
김시현 셰프와 요리 스승 이상희 소장 / 김시현 인스타그램

아래는 김시현 셰프가 올린 추모글 전문이다.

일생을 바쳐 일궈 온 것들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어찌하면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고

그것들이 너무 옛것으로만 느껴져 새로운 세대들에게 반감이 들까, 예쁘고 쉬운 말들로 가다듬어 들려주시던 얘기들.

늘상 말씀하시던 요리는 이치다. 인생도 이치다. 싱거우면 소금이 필요하고 힘들면 쉬어가라는 말이 아직도 깊이 배어 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발견한 세상은 알던 것보다 다양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존재했고, 덕분에 식견은 물론이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시장에서 만난 선생님은 누구보다 활기차셨고 그 에너지는 곳곳에 앉아 계신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들께도 전달되어 마치 서호시장이 모두 한 가족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그저 통영의 선생님 눈빛을 마주하고 음식을 맛보고 난 뒤 무작정 배우고 싶다고 귀찮게 했었는데

수년간 뵈러 갔던 모든 날에 양팔 벌려 반겨주시던 모습도 잊을 수 없습니다.

먼 훗날 저도 나이에 걸맞은 경험이란 나이테가 쌓였을 때 과연 후세대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이렇다 할 내세울 것 없을 때 든든한 증명서가 되어주시고 저보다 더 저에 대한 확신을 가져주신 선생님.

소식을 접했을 때 제 자신감이 떠나간 심정이었습니다.

방송이 나올 즈음 혹여나 뾰족한 시선을 마주해 생채기가 날까, 좋아하는 일이 미워질까 걱정해 주셨던 날이 기억납니다.

그 말에 저는 든든한 방공호가 생긴 양 더 자신감 있게 무언갈 해낼 힘이 생겼습니다.

통영에 가는 날은 그 어떤 어린이보다 들뜬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함께 소쿠리를 들고 나물을 캐러 간 날에는 다음에 미라이모랑 같이 와서 소풍하자며 약속도 했었고,

어느 바쁜 날에는 선생님과 대화 중에 꾸벅 졸기도 하고,

저는 선생님께서 직접 빚으신 3년 된 술을 마시고, 선생님은 따뜻한 차를 드시며 다시 건강해지실 선생님을 기다리기도 했고,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내려갈 땐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소중한 이를 대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파인다이닝 일을 시작하고 힘들고 바빠서 잊을 뻔했던 본질을 늘상 새겨주시고 곧은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

과연 선생님이라는 의미를 이토록 깊게 느낄 수 있는 경험자가 몇이나 될까요.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그 길로 바로 통영에 갔던 날 선생님 손 붙잡고 엉엉 울었는데 그때조차도 시현이는 잘할 거라며 응원해 주시던 선생님. 집에 가려고 인사드릴 땐 곧 서울에서 보자며 인사해 주셨었는데 아마 평생 못 잊을 약속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 보고싶어요.

MBC '나 혼자 산다' 김시현 셰프와 이상희 소장 출연분 / 유튜브, 픽잇 :Pick it